9월, 전 세계가 ‘소리’로 하나된다
9월, 전 세계가 ‘소리’로 하나된다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8.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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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전주세계소리축제’, 84개 프로그램, 219개 공연들 새로운 시도 돋보여


‘2010~2012 한국방문의 해’를 알리는 한국 대표 관광명소로 선정된 ‘전주에서’ ‘소리’라는 주제를 가지고 세계인들과 ‘신명의 어울림’을 만들 축제가 열린다.

▲ 김명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이 올해 축제의 특징에 대해 압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김명곤)가 오는 9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동안 개최하는 ‘2009 전주세계소리축제’와 관련해 12일 중구 필동 한국의 집에서 기자설명회를 가졌다.

이번 설명회는 지난 7월 16일 전주에서 축제의 개요와 방향성 및 대표프로그램에 대한 1차 설명회 이후, 좀 더 구체화된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졌다.

올해 9회를 맞은 ‘2009 전주세계소리축제’를 맡게 된 김명곤 조직위원장은 “아직 ‘국악’이라는 우리소리가 세계인들에게는 낯설다”면서 “지역적으로도 서울이나 다른 지역과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교류를 위해 서울사무소를 개설했다. 올해는 ‘소리’라는 세계 공통 언어로 ‘세계’에 걸맞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축제는 우선 큰 틀에서 보면 기존 서울의 예술의전당 규모인 한국소리문화전당에서만 이루어지던 축제를 전주를 대표하는 전통한옥마을에서 동시에 진행한다.

또한 9일이라는 시간을 5일로 압축시켜 84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219개의 공연을 두 개의 장소에서 낮과 밤동안 동시다발적으로 펼친다.

특히 공연장 내부에서 하는 프로그램만큼 야외공연도 대폭 늘여 무료로 진행해 국내외 관광객들과 지역주민들이 들러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23일 개막일(아침 7시 30분 서울역에서 출발)과 26일 토요일에는 1번에 4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소리열차’를 운행해 축제와의 접근성을 높였다.

그 외에도 프로그램을 보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홍보와 마케팅 아이디어도 개발했다.

국악과 월드뮤직 전문사회자를 발굴, 배출하고 특색있는 축제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 선발한 ‘소리MC’와 기존 자원활동가로 불리던 봉사자들은 ‘소리천사’라는 타이틀로 책임감을 부여해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 기자들과 식사를 하며 축제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는 김명곤 조직위원장.
공식행사로는 개막과 폐막공연을 중심으로, 세계 여러나라의 ‘기획초청’공연과 ‘판소리’, 국내의 다양한 소리를 전하는 ‘국내기획’, ‘한옥마을소리축제’, ‘축제 속 축제’, 그리고 ‘학술행사’ 등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

23일 저녁 7시부터 열리는 개막행사는 개막행사에는 웅장한 서곡과 합창으로 꾸며진 판소리 대서사 합창을 시작으로, 기악, 무용, 민요, 판소리 부문의 명인명창들의 즉흥공연이 펼쳐진다.

이에 앞서 5시반에는 ‘백 개의 별, 전주에 뜨다’라는 테마로 특별행사 리셉션을 진행한다. 행사에서는 1950년 판소리 5명창 추모사진 이후 60여년 만에 국악계의 원로 15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사상 최대 규모의 단체 사진을 촬영한다.

기획초청공연은 ‘월드마스터즈·세계무형유산특집’이라는 주제로, 판소리를 비롯해 세계 일류의 월드뮤직, 클래식 성악가들의 공연으로 이루어진다.

24일 저녁 7시 모학당에서는 판소리 분야 최고 명창인 조상현과 최승희, 성창순이 무대에 오른다. 특히 조상현 씨는 25일 저녁 7시에 33년 만에 최초로 적벽가 공연을 마이크 없이 들려줘 유네스코 지정 세계무형문화유산 걸작인 판소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25일에 저녁 7시에는 한국의 심수봉과 아르헨티나 대중가요 명창인 그리시엘라 수사나가 함께 공연하며, 26일 저녁 7시에는 천사의 목소리라 불리는 신영옥의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또한 같은 날 저녁 7시 한옥생활체험관에서는 그리시엘라 수사나가 매력적인 중저음 목소리로 가장 한국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집중기획 판소리’에서는 우리 국악을 전승한 명가들이 한 무대에서 두 가지 이상의 유파별 공연을 펼치는 ‘명창명가’와 판소리 명창 정응민을 추모하는 ‘작고명창열전’, 그리고 학생들이나 신인, 외국인들의 판소리 공연이 중심이 된 ‘생생 소리판’이 펼쳐진다.

특히 판소리의 저변확대를 위해 김용택·안도현 시인, 조정래·은희경 소설가 등의 문학인과 함께 그들의 유명 작품을 소리꾼이 작창해 단가로 부르거나 판소리나 악기와 어울려 낭송을 하는 ‘문학과 판소리’ 과 창작판소리의 맥을 잇고 있는 소리꾼 임진택의 초대전 등, 우리소리의 다양한 새로운 시도도 돋보인다.

특히 올해 국악세쌍둥이자매 ‘IS’와 함께 소리축제 홍보대사로 선정된 판소리 로봇 ‘에버’는 24일 오후 2시 연지홀에서 ‘한지 마리오네트 창극 춘향’이라는 공연에 특별출연해 춤과 노래를 선보인다.

판소리 로봇 ‘에버’는 고루하고 옛날 것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우리소리 판소리를 현대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가진 로봇을 통해 국악의 미래, 전통의 미래를 구현하고자 선정됐다.

또한 ‘세계의 풍물’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풍물단과 우즈베키스탄의 타악, 일본 사이타마 요사토이의 공연이 열리고, 한옥마을에는 이규호의 광대놀이와 함께 다양한 프린지 무대가 펼쳐진다.

특히 지역의 대표적인 전통행사로 명창의 등용문이기도 한 ‘전주대사습놀이’에서는 역대 장원 수상자들이 판소리 전통공연을 선보여 축제의 깊이를 더했다.

이외에도 리틀 청계천이라 불리는 3개의 천을 중심으로 ‘개울가 풍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 소리축제’와 ‘숲속배움터’를 통해 국악을 좀 더 다양한 계층이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더불어 올해 처음으로 음악이나 소리 등을 주제로 하는 ‘소리영화관’을 운영해 영화제작자와 관객들이 작품과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고, ‘별빛충전소-아티스트 라운지’에서는 행사기간 동안 공연하는 예술가들과 관객들이 소통하는 공간이 마련됐다.

그밖에 학술행사로는 ‘축제의 전통성과 정체성 찾기’를 주제로 한 공연문화학회 세미나와 ‘세계축제와 음악’을 주제로 한 한국음악학회의 세미나가 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축제 프로그램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 김정수 예술감독은 “8년동안 해왔던 기존의 축제와는 상당한 차별성을 두었다”면서 “더 깊이있고 내실을 다진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많이 개발해 환골탈태했다. 진정한 의미의 세계적인 ‘소리축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자단의 박수갈채를 이끌어낸 국악 쌍둥이 자매 '가야랑'의 매력적인 목소리와 전통 가야금 연주.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는 ‘가야랑’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악 쌍둥이 자매의 공연이 펼쳐져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언니 예랑의 가야금 연주에 이어 동생 사랑과 함께 25현가야금 연주로 선보인 ‘아리랑’ 곡은 현대적인 가사와 전통 가야금 선율, 그리고 두 자매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더해져 기자단의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