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성준예술상 국수호 수상,문화예술계 인사 대거 참석 축하
제2회 한성준예술상 국수호 수상,문화예술계 인사 대거 참석 축하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6.03.08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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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국수호 으뜸가는 무용 애국자", 국수호 “앞으로 스승들에게 물려받은 토속적인 멋, 소박하고 꾸밈없는 춤 추겠다"

'한성준예술상', 한성준 선생 예술적 업적과 춤정신 기리기 위해 제정

‘우리춤의 아버지’로 불리는 한성준 선생을 기리는 ‘한성준예술상’ 제2회 수상자로 국수호 디딤무용단 예술감독이 수상했다. 지난달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무용계를 비롯 문화예술계 주요 인사 130여 명이 참석해 국 감독의 수상을 축하했다.

‘한성준예술상’은 연낙재(관장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가 근대 전통무악의 거장 한성준(韓成俊. 1874~1941) 선생의 예술적 업적과 춤정신을 기리기 위해 2014년 제정했다.

▲국수호 수상자에 대한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의 시상 장면.(사진제공=연낙재)

한성준은 우리 전통춤의 뿌리이자 화수분,약 100여 종목 달하는 전통춤 집대성, 무대양식화

한성준 선생은 충남 홍성의 세습무가 출신으로 8세 때 춤과 장단, 줄타기 등 민속예능을 익히고 내포 일대에서 활동하다가 서울무대에 입성해 당대 최고의 명고수로 명성을 얻었다. 판소리 명창들과 전국을 순회하며 왕성한 공연활동을 펼쳤고, 경성방송국의 최다 출연자 중의 한 사람이었으며, 국악명인들의 북반주로 유성기음반 취입에 참여하는 등 전통음악의 보급과 확대에 크게 공헌했다.

특히, 1937년 조선음악무용연구회를 창립해 후진양성에 힘썼고 약 100여 종목에 달하는 전통춤을 집대성하고 무대양식화하는 업적을 남겼다. 한성준이 창안한 승무, 태평무, 살풀이춤 등은 한국 전통춤의 최고 백미로 손꼽힌다.

한성준 문하에서 한영숙⋅강선영⋅김천흥⋅이동안 등 기라성 같은 전통춤꾼이 배출됐으며, 신무용가 최승희⋅조택원에게도 영향을 미쳐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발판을 제공했다. 한성준은 한마디로 우리 춤의 뿌리이자 아버지로 불리며, 오늘날 우리 춤 부흥의 화수분과도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시상식에 참석한 축하 인사들이 국수호 감독의 축하소감을 경청하고 있다.(사진제공=연낙재)

국수호, 극장춤의 양식화 및 공연미학 구축, 한국 남성무용예술가의 뚜렷한 존재 정립 기여

시상식은 유영대 고려대 교수의 사회로 임장혁 운영위원장(중앙대 교수)의 경과보고에 이어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지낸 배정혜 심사위원장의 심사평이 이어졌다.

배정혜 심사위원장은 국 감독을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로 “국 감독은 한국춤의 언어로 순수 예술성과 대중성을 표방한 창작작업을 통해 한국적, 더 나아가 동양적 춤 소재의 개발과 우리다운 극장춤의 양식화 및 공연미학을 구축하는 데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고 말하고 “한성준 이후 조택원, 송범으로 이어지는 한국 남성무용예술가의 뚜렷한 존재상(存在償)을 정립하는데 기여한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수상자인 국수호 감독은  수상 소감을 통해 “이 나이가 되니까 내 몸에서 세월을 읽는다. 작년, 재작년 <춤의 귀환> 공연을 하면서 ‘아, 이게 나이 듦에 춤이로구나’라고 느꼈다” 며 “ 나이 들어가면서 춤이 점점 더 쇠해지기 전에 춤을 더 추자 싶어 욕심을 내, 작년과 재작년 잇달아 공연을 올렸다. 그 때 ‘스승님들께 천혜의 혜택을 받은 국수호의 모습을 여기서 춤으로 드린다’고 생각했다. 이 자리를 빌어 한성준, 송범, 이매방, 강선영 선생 등에게 감사드린다”고 스승들을 기렸다.

▲국수호 안무, 출연 <용호상박>의 한 장면. (사진제공=연낙재)

국 감독은 이어 “당시 문화재가 없던 시절에 선생님들에게 모든 춤을 배울 수 있었다. 그래서 내 춤에는 이어령 선생님 말씀대로 그 선생님들의 ‘춤의 신체지도’를 쓸 정도로 (춤의)세포를 물려받은 것 같다”고 말하고 “특히 김천흥 선생, 고3때까지 사사했던 전주 승무 대가인 정형인 선생의 춤은 당시 서울에서는 흉내낼 수 없는 전주의 토속적인 멋, 소박하고 꾸밈없는 춤이 내게 귀한 재산으로 남아 있다. 남은 시간은 그분들의 지역적인 환경 세포를 간직하며 춤을 추고 싶다” 며 앞으로의 춤의 방향을 밝혔다.

스승들에게서 '춤의 신체지도'쓸 정도로 춤의 세포 물려받아

이와함께 국 감독은 자신의 춤은 정신적 멘토인 이어령 선생이 30년 전부터 ‘IT 시대에 한국춤이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해 던진 화두를 쫓아서 지금까지 왔으며, 춤의 원천은 석사과정 때 임동권 박사로부터 지도받았던 한국의 민속연희 속에서 실타래가 풀려나온다고 오늘 날 자신의 춤의 근간을 설명하기도 했다.

아울러 국감독은 “한성준 선생은 100여 가지 한국춤을 한국민속에서 장단법과 춤법과 악속을 다 아셔서 정리하셨다. 오늘 한국춤의 아버지가 주신 상을 받게 돼 보람 있고, 반갑고 미래를 향해 내가 이 시점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며 “이 시간은 여기 온 여러분이 만들어 준 자리다. 50년을 춤추며 만나온 분들이 성장시켜 준 것이다”라며 참석자들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시상자로 초대된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은 축사를 통해 “오늘 무용계를 비롯 문화예술계의 많은 분들을 뵈니 반갑다. 성기숙 연낙재 관장을 대신해 시상을 하러 왔지만, 축하의 말씀보다는 무용인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싶다”고 서두를 꺼냈다. 특히 88올림픽이나 2002월드컵 등 국가의 대형 행사 때마다 무용인들의 헌신적인 노고가 많았다면서, 그런 점에서 무용인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라할 수 있으며, 특히 그중에서 국수호 감독은 으뜸가는 ‘무용애국자’라고 평했다.   

이어 김복희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이종덕 전 충무아트홀 사장 등의 축사가 이어졌고, 수상자 국수호 감독의 예술세계를 담은 10분짜리 영상다큐멘터리 상영, 그리고 국수호 안무의 <미마지> 음악(강상구 작곡)이 라이브로 연주되면서 축하 분위기를 돋우었다. 축하 만찬에 앞서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의 축배제의가 이어졌다. 특히, 행사 말미에 안숙선 명창이 곱게 한복차림으로 나타나 정화영 고수의 북가락에 맞춰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축창으로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 안숙선 명창의 축창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가 시작되자 국 감독은 함께 무대에서 춤으로 화답했다. (사진제공=연낙재)

이날 시상식에서 성기숙 연낙재 관장은 130여명에 달하는 초청인사 모두를 자세히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수상자 국수호 감독과의 인연, 혹은 주최측과의 인연을 중심으로 한 사람 한 사람 소개해 초청인사들의 시상식 참석의 의미를 배가하는 등 감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배포된 한성준예술상 소개 및 수상자의 이력과 작품세계, 사진자료 등이 수록된 50여 쪽에 달하는 팸플릿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4년 제정된 한성준예술상이 해를 거듭할수록 권위와 품격 그리고 문화적 향훈(香薰)이 느껴지는 특별한 시상식으로 자리매김되고 있음을 시사한 행사였다.

전통춤 보존 계승· 예술미학적 발전 기여 창작자, 전통가무악 분야 뛰어난 학자 등 시상

한성준예술상은 전통춤의 보존 계승에 기여한 무용가, 한국 춤의 예술미학적 발전에 기여한 창작무용가를 비롯 전통가무악 분야 연구업적이 뛰어난 학자 및 해외 한민족무용가 중 탁월한 업적을 남긴 인물을 대상으로 매년 연말 1명을 선정해 시상한다. 수상자는 다음 해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의 단독 공연기회가 부여되고 그의 예술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기록화의 일환으로 『무용가론집』을 발간, 증정한다. 상은 수상자들의 위상과 권위를 세우고 상의 가치와 품격을 이어가기 위해 전년도 수상자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이번 선정에는 지난 해 제1회 수상자인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이 특별히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주최 측은 한성준예술상은 공정한 심사를 위해 운영위원회와 심사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시행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제2회 운영위원회는 임장혁 중앙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임학선 성균관대 교수, 남정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정재왈 경희대 교수, 박인자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이사장, 성기숙 연낙재 관장 등으로 구성됐다. 심사위원회는 배정혜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위원장으로 김복희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 김태원 공연과리뷰 편집인, 유영대 고려대 교수, 정재숙 중앙일보 문화전문기자 등이 참여했다.  

▲ 왼쪽부터 김복희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성기숙 연낙재 관장,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제1회 한성준예술상 수상자), 이기웅 열화당 대표, 국수호 제2회 한성준예술상 수상자,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 신선희 전 국립극장장. (사진제공=연낙재)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을 비롯 이종덕 전 충무아트홀 사장, 이기웅 열화당 대표, 이세웅 신일학원 이사장, 김문숙·김학자·최청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신선희 전 국립극장장,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허묘연 서울사이버대학교 총장, 이상만 음악평론가, 양혜숙 한국공연예술연구원장, 육완순 한국현대무용진흥회장, 김복희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 배정혜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안호상 국립극장장, 김승업 충무아트홀 사장, 이창기 마포문화재단 대표, 정재왈 전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문체부 전통공연예술과장, 정구종 한일문화교류회장, 안평선 한국방송인회 상임부회장, 김현일 충북언론인연합회장, 이은영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발행인, 채상묵 한국전통춤협회 이사장, 이현자·이명자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전수조교, 김정녀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전수조교, 최태지 국립발레단 명예예술감독, 윤중강 국악평론가, 정기헌 무용평론가 등 무용계, 문화예술계 주요인사 13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1948년 전라북도 완주 출생
□서라벌예대 무용학과 졸업, 중앙대 연극학과 및 동 대학원 민속학과 졸업
□중앙대 무용과 교수 역임, 현 중국 동북사범대학교 석좌교수
□정형인, 박금슬, 송범, 이매방, 김천흥, 한영숙, 박송암, 박병천, 이매방 사사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
□서울예술단,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역임,서울시 문화재위원 역임
□현 디딤무용단 예술감독, 이사장
□수  상 : 춤비평가상(2002), 대한민국무용대상 대통령상(2010)
□대표작 : <코리안 드럼-영고>, <봄의 제전>, <오셀로>, <명성황후>, <티벳의 하늘>, <아! 고구려>,<이화>, <가야>, <사도>, <용호상박>, <백제춤-미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