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500회 열린 닥터만 금요음악회,커피와 예술 사람이 소통하는 정감 음악회
10년간 500회 열린 닥터만 금요음악회,커피와 예술 사람이 소통하는 정감 음악회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6.03.18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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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만 관장 “청중과 연주자, 수고해 준 직원 모두에게 감사할 따름”

10년이란 시간동안 매주 금요일마다 음악회를 열어 500회라는 역사를 쓴 '왈츠와 닥터만 금요음악회'. 500이란 숫자가 주는 무게감, 10년이란 시간이 주는 세월의 길이와 깊이 속에는 무수한 선율이 잇고 이어져 음 악과 사람을,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넓은 바다가 됐다.

지난 11일 500회를 맞아 특별음악회가 개최되는 남양주시 조안면 남한 강변에 자리한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에 도착한 시간은 저녁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한 7시 무렵. 이미 도착한 많은 사람들로 작지 않은 주차장은 자동차들로 가득 들어차 있었다. 박물관 1층에 자리한 레스토랑 테이블마다엔 특별한 음악회를 기다리며 식사와 담소를 나누는 ‘청중’들의 모습이 여유로워 보였다.

▲'왈츠와 닥터만 금요음악회'를 10년간 500회를 개최해 온 박종만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장.

이날의 드레스코드에 걸맞게 물방울 무늬가 들어간 붉은색 나비넥타이에 멋스러운 검정색 정장을 갖춰 입은 박종만 관장은 금방이라도 무대에 올라갈 연주자의 모습이었다. 만나자 마자 “축하한다”는 기자의 인사에 멋쩍은 웃음으로 자리를 안내한다.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이 금요음악회를 처음 연 것은 지난 2006년 3월 3일이다. 그 때 이후로 매 주 금 요일이면 어김없이 박물관 2층 전시실 겸 콘서트홀 연주자들의 음악으로 공간이 가득 채워졌다. 100석 규모 의 객석이 꽉 찬 날 보다는 빈자리가 더 많았던 날이 부지기수였지만 3명의 청중을 놓고도 무대는 계속됐다.

일주일에 한 번 전시장이 음악홀로 탈바꿈하는 동 안 그 공간에서는 “의자가 놓여지고 거둬지는 횟수 또 한 1000번이었다”며 박 관장은 그 수고를 해준 직원들 에게 미안함과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았다. 1000번의 의자가 이동하는 동안 여러 많은 일들이 박관장의 머릿 속에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1년 전 섭외해 놓은 연주자가 갑자기 큰 무대가 잡혔 다고 출연을 취소해 올 때의 속상함과 씁쓸함도 떠올랐다. 어느 날은 4명의 연주자에 달랑 3명의 청중이 자리했다. 연주자에게 미안함으로 마음 졸이고 있을 때, ‘300명의 청중이 있다고 생각하고 연주하겠다’며 열정 적으로 무대를 빛내주었던 그 날의 잊지 못할 감동... 이는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내가 좋아서 한’10년이라 는 세월을 버티게한 힘이 됐을 것이다.

500회를 맞은 이날 공연은 그동안 금요음악회와 인 연이 깊은 연주자들이 초대됐다. 메조소프라노 김순희, 바리톤 정지철& 피아니스트 이예슬, 이상희 앤 프랜 즈, 소프라노 박성희& 피아니스트 백지은이 무대에 섰 다. 그들은 이 무대와 맺은 저마다의 인연도 풀어놨다.

특히 바리톤 정지철은 “10년 전 이태리 유학을 마 치고 돌아와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첫 무 대로 불러줬던 곳이 이 곳이었다”며 “이 공간은 늘 10 년 전 초심을 일깨워주는 곳”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관장은 10년, 500회를 맞았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 다고 했다. 클래식 애호가 저변이 두텁지 않기에 청중 모시기의 어려움은 여전하다는 것. 그는 “지금부터 다 시 시작이다. 앞으로 10년 뒤 1000회 때는 청중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의 금요음악회. 500회 특집공연에서 출연자들이 전원이 무대에 올라 무대를 더욱 뜨겁게 달구었다. 

그의 말대로 왈츠와 닥터만의 금요음악회는 아직 도 들쭉날쭉한 청중 숫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 도 꾸준히 찾아오는 ‘골수팬’들도 상당하다. 7년 째 거 르지 않고 남양주 ‘골짜기’까지 찾아오는 대전의 모 대 학 교수, 연주자로 와서 그 가족까지 박 관장과 끈끈 한 가족애를 발휘하는 팀까지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 가 자리잡고 있다.

음악회의 해설가로 스스로 나선 클래식 애호가로서 ‘클래식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한국최초의 장편만화 영화 제작자인 신동헌 화백, 음악칼럼니스트이자 중앙 대 명예교수인 이준일 교수 , 성광모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금요음악회를 굳건히 받쳐주고 있는 사람들이다.

박 관장은 그 한 분 한 분 모두가 소중한 분들이라며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연주가 끝난 이후 박물관 앞 뜰에는 조촐한 와인파 티가 펼쳐졌다. 100여 명의 청중들이 테이블을 두고 둘 러싼 가운데 박 관장은 여러 고마운 분들을 소개하며 감사의 인사를 거듭 전했다. 이 자리에는 이석우 남양 주 시장 부부가 함께해 왈츠와 커피박물관과 금요음악 회에 대한 격려와 치하를 아끼지 않았다.

연주자와 청중, 또 금요음악회를 아끼고 사랑하는 후 원자들이 함께하기에 ‘왈츠와 닥터만 금요음악회가 앞으로 1000회 5000회...박물관 앞을 유유히 흐르고 있는 남한강물처럼 끝없이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

이은영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