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구의 음악칼럼]노래의 날개 위에
[정현구의 음악칼럼]노래의 날개 위에
  • 정현구 코리아네오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지휘
  • 승인 2016.03.1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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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구 코리아네오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지휘자/베아오페라예술학교 교수

나의 음악 이야기를 시작하면 항상 빼놓을 수 없는 작곡가가 있습니다.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슈만∙∙∙∙∙∙∙ 말러, 쇤베르크, 슈톡하우젠, 윤이상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곡가들이 있고 존경하지만, 그래도 나의 음악 이야기의 시작은 항상 멘델스존입니다.

멘델스존은 내게 수수께끼처럼 다가왔습니다. 중학시절 내 앞에 나타난 잘 생긴 부드러운 신사, 누군지 모르다 수주가 흐른 뒤 TV의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정체를 알게 된 그 사람 멘델스존입니다. 그와 나의 음악적 인연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자세히 들려드리겠습니다. 그의 작품들 중 <핑갈의 동굴>서곡, 바이올린 협주곡, 교향곡 <이탈리아> 등은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며 사랑받는 곡들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생애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에 배경음악으로 쓰이는 그의 곡이 있습니다. 바로 <결혼 행진곡>입니다. 수많은 신부들의 그 특별한 날에 행복을 가슴에 가득 안고서 이 음악에 맞춰 결혼시장으로 나옵니다. 이렇듯 멘델스존의 음악은 그가 죽은 지 150년이 더 지난 오늘 날에도 우리의 주변 어디에나 있습니다.

멘델스존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이상적인 교육을 받은 음악가입니다. 음악가로서는 보기 드문 행복을 누렸던 그의 음악은 모차르트의 음악과 더불어 우리에게 행복감을 안겨줍니다. 그의 많은 기악곡들이 듣는 이들을 행복의 시간으로 이끌고, 가사를 통해 내용을 직접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는 성악곡에서도 명랑하고 경쾌함을 우리에게 선물합니다. 그 대표적인 곡 중의 한 곡이 바로「노래의 날개 위에」Op.34-2입니다.

독일 가곡 중에서도 가장 걸작이라 평가받는 「노래의 날개 위에」는 멘델스존이 1834년에 뒤셀도르프의 지휘자로 있을 무렵에 작곡된 것 입니다.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에 곡을 붙인 것으로 이 유명한 곡의 모티브를 제공한 하인리히 하이네는 정작 자신의 시에 음악이 가미되는 것을 상당히 불쾌해 했다고 합니다. 멘델스존의 가곡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의 하나로 가곡으로서만이 아니라 바이올린, 그 밖의 독주용으로도 편곡되어 친숙해지고 있다.

특히 리스트가 편곡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얻기도 한 이 곡은 멘델스존답게 온화하고 기품이 있는 선율을 부르게 하고 피아노는 일관하여 아름다운 아르페지오로 움직입니다.

곡은 안단테 트랑퀼로, Ab장조, 6/8박자로 가사는 6절로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가사의 2절분을 음악에서는 1절로 다루고 있어 음악 자체는 3절로 된 변화유절형식입니다. 각 절의 처음의 6도의 상행, 그리고 각 절의 종지 그 밖에서 자주 보는 6도 혹은 7도의 하행 음정으로 동경과 부드러운 안정감을 내고 있습니다.

감미롭고 따사로운 분위기의 멜로디를 들으며 향이 가득한 커피를 마십니다. 창으로 들어오는 봄 햇살과 바람결에 실려 오는 새들의 노래가 함께 어우러지는 행복함이 나의 감성을 다시금 깨웁니다.

노래의 날개위에
그대를 태우고 사랑하는 그대여,
갠지스강 가의 풀밭으로 가자
거기 우리가 쉴 아늑한 보금자리 있으리니.

고요히 달빛 받는
장미의 화원.
연못에서 연꽃들은
사랑스런 누이를 기다린다.

오랑케꽃 서로서로 미소하며
별을 보며 소곤거리고
장미들은 서로 정겹게
향기로운 동화를 속삭인다.

깡총거리며 뛰어나와 귀를 쫑긋거리는
가쨀레 영양들.
멀리 귓가에 들려오는
냇물의 맑은 잔물결 소리.

그 화원의 종려나무 아래
우리 나란히 누워
사랑과 안식의 술잔을 나누고
행복한 꿈을 꾸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