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 교류 특별전 <관계적 시간/Emerging Other>
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 교류 특별전 <관계적 시간/Emerging Other>
  • 강지원 기자
  • 승인 2016.03.2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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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19,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

오는 4월 1일(금)부터 6월 19일(일)까지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네덜란드의 라익스아카데미 출신 작가들과 함께하는 특별전 <관계적 시간/Emerging Other>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국외 창작거점에 예술가를 파견 지원한 사업 중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에 참가했던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 임고은, 연작 외부세계가변해서…, 2014-2016 

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와의 교류는 10년 지나오도록 총 열세 명의 작가를 배출해왔다. 2년의 레지던시 기간 동안 개별 창작공간을 받은 작가들은 해외 유수 기관의 큐레이터, 비평가, 콜렉터 등의 전문가 및 라익스아카데미의 전문 기술자들과 교류하며 작품 창작의 형식적, 내용적 외연을 넓히고 더욱 국제적인 작가로 활동하는 데 기틀을 다질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레지던시에 참여했던 작가 중 김성환(2004-5년), 손광주(2006-7년), 임고은(2008-9년), 오민(2011-12년), 진시우(2011-12년), 배고은(2012-13년), 안지산(2013-14년)이 참여해, 회화, 영상, 설치 작품 등 약 30여 점의 작업을 선보인다.

이를 통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그동안 해외레지던스 프로그램 참가지원 사업의 목적으로 추진해 온 사업이 작가들의 작업경향에 미친 직간접적 영향을 살펴볼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 손광주, Apparition, DV, 실험다큐멘터리, 컬러, 사운드, 10분 30초, 2007

전시는 작가들의 신작 위주의 작업, 혹은 국내에 선보여지지 않았던 레지던시 시절의 작업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작업 경향의 변화 양상을 조금 더 면밀하게 살펴보기 위해 별도로 마련된 아카이브 섹션에서는 작가들이 레지던시 시절 선보였던 작품 혹은 작품과 연계된 도큐먼트 자료, 그리고 레지던시 경험을 포함한 인터뷰 등을 선보여 작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에 대한 간접적인 체험과 정보 공유를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아카이브 섹션을 위해 본 전시에는 참여하지 않는 송상희(2006-7) 작가가 특별히 인터뷰 및 도큐먼트 자료들을 제공하여 전반적인 라익스아카데미에 대한 이해를 배가시킨다.

전시 작가 진들은 서로 다른 시기에 라익스아카데미를 거쳤다는 공통점 외에 작품별 매체 활용 방식이나 각 작업이 지닌 개별성과 특수성은 하나의 개념과 주제로 엮을 수 없을 만큼 다종다양하다. 따라서 본 전시에서는 소위 그룹전시 형태가 지닌 대주제와 몇 가지 소주제 섹션화 방식을 탈피해, 다양한 해석의 틀 일부를 제시하되 더욱 작가들의 개별 작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작가별 공간으로 구획화한 전시를 선보인다.

▲ 오민, Sonatas, 3채널 HD(1080p) 비디오, 6채널 오디오, 7분 9초, 2016, 사운드 아티스트 홍초선과의 협업

전시명 ‘관계적 시간/Emerging Other’은 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에서의 특정 경험이 작가들에게 낯선 시공간의 제시와 새로운 타자들과의 관계 맺기를 통해 작품에 대한 확장된 시각과 접근을 가능하게 했고, 이것이 어떻게 작업의 동기가 돼 어떠한 방식으로 구현되었는지 살펴보기 위한 전시이다.

여기에서 ‘관계적 시간 혹은 발생하는 타자’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선형적 시간의 속성이 아니라 내외부 요소들과의 관계로 인해 새롭게 발생하는 시간의 입체성을 보여준다.

▲ 안지산, 27sec. 67, 캔버스에 유화, 53x45.5cm, 개인소장, 2015

즉, 시간의 구조적 탐색을 음악적 요소를 접목한 영상으로 풀어낸 오민의 작업, 특정 시간에 벌어진 사건의 기록을 재해석한 배고은의 영상, 라익스에서의 시간을 감금·억압의 시간으로 영상으로 구현한 손광주의 작업, 역사적 시간을 현재화하는 영상으로 선보이는 임고은의 작업, 회화를 통해 정지된 시간의 지속을 시도하는 안지산의 작업, 특정 시간의 복구방식을 선보이는 진시우의 작업에서 시간은 단선적인 과거, 현재, 미래로 인식되지 않고 다양한 구조적 체계를 지닌 관계적 사유가 가능하다.

또한, 아이디어의 전이, 주체·타자의 얽히는 방식을 풀어낸 김성환의 영상과 임고은의 인터랙티브 영상에서도 특정 시간에 타인과의 관계가 발생시키는 새로운 경험이 은유적으로 반영된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한편, 전시연계 부대 행사로 라익스아카데미 디렉터인 엘스 반 오다익(Els van Odijk)과 레지던시 담당자 마타인체 할만(Martijntje Hallmann), 국내 주요 기관 레지던시 담당자들과 함께 하는 포럼을 마련해 국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현황 및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또한, 전시 기간 동안 작가와의 대화 및 퍼포먼스, 각종 이벤트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