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위원회의 “국가 예술 지원 비리를 고발합니다”
문화예술위원회의 “국가 예술 지원 비리를 고발합니다”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6.03.2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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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준 작곡가,문화예술위원회 2차 심사에서 서울국제음악제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 황망한 사건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서울국제음악제.

그간 각광받아 오던 서울국제음악제가 중단위기에 처했다. 올해 6월 개막을  앞두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행사지원’을 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너무 황망했다.

그동안 서울국제음악제를 주관해 온 류재준 작곡가가 참다못해 “국가 예술지원 비리를 고발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류 작곡가는 “1차, 2차 심사를 거쳤는데 1차에서 서울국제음악제가 우수한 평가를 받고 2차로 올렸다. 그렇지만 2차 심사에 갔더니 서울국제음악제가 아예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다며 심사과정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심사 부정 사건이 발생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당 심사위원들에 의해 1차 심사를 통과 한 서류가 2차 심사 대상에서는 논의조차 되지 못하게  증발(?)됐기 때문이다.

명확한 답도 못하는 문화예술위원회 원인 철저히 규명해야
류 작곡가는 담당자에게 국내, 국외에서 공신력이 있는 음악제를 제외한 이유에 대해 물어보니 ‘그냥 제외가 되었다’ 는 말과 ‘로비가 문제였다’는 납득하기 어려운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었다고 했다. 더구나 궁지에 몰린 담당자가 ‘다른 식으로 라도 지원하겠다’는 말을 해 심사에 대한 공정성에 더욱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류 작곡가는 심사위원들이 선정한 사업 명단과 예산 지원액에 사인을 한  만큼 이의 과정을 명맥하게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내용을 접한 문화계는 검열시비 등 계속 문제만 발생시키고 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조직에 대해 강한 불신과 조직 자체에 한계가 온 것이 아니냐며 회의감을 내비쳤다.

설상가상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예술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측근 낙하산 인사로 논란이 됐던  박명진위원장의 조직에 대한 이해와 업무 능력 부족이란 비판이 일어 향후 국가 지원 사업 전반에 투명성과 공정성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제8회 서울국제음악회의 한 장면.

류 작곡가는 “서울국제음악제를 2009년 만들어 올해까지 8회를 치뤘다. 항상 부족한 예산이었고 지속적으로... 적자를 안고 갔지만 한국 음악계를 위한 헌신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통해 음악문화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격려하고 채찍질 했다”라며 어려운 가운데서도 서울국제음악제를 위해 애써온 지난 일들을 돌이켰다.

그는 또 “이제껏 펜데레츠키, 구바이둘리나 등 정상급 작곡가들의 최신 작품과 클래식 음악의 최신 경향을 국내외 유수의 관현악단과 유리 바슈메트, 아르토 노라스, 미쉘 레티엑, 상하이 사중주단 등 세계적인 솔리스트, 연주단체들과 함께 보여 드렸다. 점차로 서울 국제음악제의 역사가 쌓이고 참여하는 연주자들 역시 점차 커져가는 음악제의 위상을 인정하고 참가에 의의를 두는 것을 보며 미래에 대한 밝은 희망을 품기도 했다”고 밝혔다.

류재준 작곡가가의 “국가 예술 지원의 비리를 고발합니다” 전문>

긴 시간 동안 고민했지만 해야할 일은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만류하고 뒷감당을 걱정했지만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서울 국제음악제를 2009년 만들고 올해까지 8회를 치뤘습니다. 항상 부족한 예산이었고 지속적으로 적자를 안고 갔지만 한국 음악계를 위한 헌신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통해 음악문화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격려하고 채찍질 했습니다. 이제껏 펜데레츠키, 구바이둘리나 등 정상급 작곡가들의 최신 작품과 클래식 음악의 최신 경향을 국내외 유수의 관현악단과 유리 바슈메트, 아르토 노라스, 미쉘 레티엑, 상하이 사중주단 등 세계적인 솔리스트, 연주단체들과 함께 보여 드렸습니다. 점차로 서울 국제음악제의 역사가 쌓이고 참여하는 연주자들 역시 점차 커져가는 음악제의 위상을 인정하고 참가에 의의를 두는 것을 보며 미래에 대한 밝은 희망을 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서울국제음악제를 위해 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행사지원’사업에 신청했지만 불행하게도 선정되지 못했습니다.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본으로 안고 가는 음악제에 정부의 지원이 끊겼다는 것은 실제적으로 사형선고입니다. 처음에 선정되지 않았을 때만 하더라도 힘들고 안타까웠지만 서울국제음악제가 아직 사람들의 눈에 들기엔 좀 미진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여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업 심사에 참여했던 관계자과의 대화를 통해 뭔가 큰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1. 1차, 2차 심사를 거쳤는데 1차에서 서울 국제음악제가 우수한 평가를 받고 2차로 올렸다. 그렇지만 2차 심사에 갔더니 서울국제음악제가 아예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2. 담당자에게 국내국외에서 공신력이 있는 음악제를 제외한 이유에 대해 물어보니 제외가 되었다고 말만하고 로비가 문제였다고 두리뭉실하게 이야기 하는 것 이외에는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었다.

3. 심사위원에게 자신들이 선정한 사업 명단과 각 예산지원액을 주며 사인을 요구했다.

4. 서울국제음악제에 대해 담당자가 다른 식이라도 지원을 하겠다고 이야기 했지만 그것은 실제로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되었다.

저로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 지에 대해 알 수가 없습니다. 예술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한 지원과 평가입니다. 예술에서 예술 외에 다른 부분이 평가 대상이 되고 로비가 난무하게 된다면 더 이상 예술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지 못하게 됩니다. 심사위원이 선정한 항목을 마음대로 제외시키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것만 지원한다는 이 발상이 도대체 어디서 나왔을까요. 문제는 아직도 서울국제음악제가 왜 제외 되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는 겁니다. 제가 난파상을 거부하면서 보여 주었던 항일인사로서의 면모 때문이었을까요? 하지만 작년 서울국제음악제의 주제는 일본이었습니다.

많은 주위 분들이 이번 사건을 공론화 하려는 저에게 앞으로의 관계를 생각해서 이 사건을 덮어 두라고 합니다. 앞으로 더 이상 지원과 도움이 힘들 것이라고, 그리고 한번 이런 것으로 낙인 찍히면 삶이 어려워 질 것이라고.

제가 걱정하는 것은 단 한가지 입니다. 이번 일 때문에 애꿎은 사람이 피해를 보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사실 이런 일을 진행하고 만든 이는 따로 있지만 다치는 사람은 언제나 제일 힘이 없는 부류입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부분을 문화예술위원회에 요구합니다.
1. 사업 탈락 이유에 대해 납득할 만한 이유를 알려주고 앞으로 사업 선정에 대해 투명한 방법을 제시하기를 바랍니다.

2. 예술 지원은 아무런 외압이나 기타 요소에 의해 정해지면 안된다는 확고한 약속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음악팬들에게도 부탁드립니다. 항상 적자를 보고 있던 서울국제음악제로서 올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청중들과 연주자들과의 약속을 최대한 살리고 유지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통해 서울국제음악제가 부활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제 호소를 부디 많은 이들에게 전해 주시고 공유해주시고 함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음악가의 양심과 자존심을 걸고 서울국제음악제의 가치와 의미를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서울국제음악제 예술감독, 작곡가

류재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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