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작가 해원 김의경 선생 영면(永眠)에 들다
극작가 해원 김의경 선생 영면(永眠)에 들다
  • 김은균 객원기자
  • 승인 2016.04.1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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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뮤지컬 남한산성· ‘빠담 빠담 빠담’ 등 수많은 작품 남겨

극작가 겸 연출가인 해원 김의경 선생(향년 80세)의 지난 7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진우(TV조선부장), 딸 진영(현대극장 대표)씨가 있다.

장례는 10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한국연극협회 연극인장으로 치러졌으며 선생이 자주 다니던 아르코극장과 혜화동의 현대극장, 광화문세종문화회관을 거쳐서 장충동 국립극장으로 노제(路祭)를 끝으로 분당 메모리얼 파크에서 영면(永眠)에 들었다.

▲지난 7일 타계한 극작가겸 연출가인  고(故) 해원  김의경 선생의 영결식이.한국연극협회 연극인장으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엄수됐다.

1936년 9월 13일 서울에서 태어난 선생은 1952년 한국전쟁 때 대구 수성구 서울피난연합고등학교에서 어깨 너머로 연극을 배운 후에 서울대 철학과 재학 시절 연극 동아리에 들며 본격적인 연극의 길에 입문했다. 1964년 잡지 문학춘추에 ‘갈대의 노래’, ‘신병 후보생’이 추천되면서 극작가로 등단했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극단 실험극장 창립 동인으로 참여해 1960∼1976년 대표를 지냈다. 1964년 제작한 ‘리어왕’으로 제1회 동아연극상 대상을 수상했다. 1976년 극단 현대극장을 만들어 연극의 대형화를 선도했고 1977년 창작 뮤지컬 ‘빠담 빠담 빠담’을 제작하면서 가수 윤복희를 에디트 피아프 역에 캐스팅해 5일 만에 1만2000명의 관객을 불러 모으는 당시 신기록을 세웠다.

▲김의경 선생 영결식에서 구자홍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연극위원이 연극인들을 대표해 조사를 하고 있다.

1980년대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 대형 뮤지컬과 1990년대 ‘장보고’ ‘팔만대장경’ 등 창작 뮤지컬을 제작했다.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국제극예술협회 한국본부 회장, 극단 현대극장 대표 등을 지냈으며 1994년엔 한국 중국 일본의 연극 교류제인 베세토 연극제를 창설했다.

한국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ASSITEJ) 초대 이사장, (사)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서울시립극단 초대 단장, 공연문화산업연구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국제극예술협회(ITI) 한국본부 회장(1995~1999)을 맡아 ITI 총회에 오랫동안 한국 대표로 참석해 왔으며 한중일 연극 교류의 중심인 베세토연극제를 창설, 1994년부터 2000년까지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대표작으로는 희곡 ‘남한산성’(1975),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서’(1986년), ‘길 떠나는 가족’(1991)’ 등이 있다. 이중섭의 삶을 소재로 한 ‘길 떠나는 가족’은 지금도 자주 공연되는 수작이다. 2014년 이윤택 연출, 지현준 주연으로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오른 바 있다.

‘스즈키 연극론’ ‘20세기의 일본 연극’ 등 일본 연극 소개서도 다수 번역했다. ‘남한산성’과 ‘잃어버린 역사를 찾아서’로 백상예술상 희곡상을 두 차례나 받았으며 서울연극제 희곡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지난해 대한민국예술원상을 수상했다.
 
김은균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