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캄한 상황속에 처한 예술자유'정부문화예술계 검열, 해외서도 비판
'캄캄한 상황속에 처한 예술자유'정부문화예술계 검열, 해외서도 비판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6.04.21 0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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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라시옹, 정부 검열로 한국 문화예술계 위축, 전시, 영화, 연극, 미술 등 모든 분야,정부에 반기 들면 직간접적인 응징

보수정권 내 흔들리는 표현의 자유

최근 정부의 문화계에 대한 검열과 통제, 그에 대한 보복성(?)예산지원 중단, 보복성 공연 중단 등 '갑질' 문제가 심각하게 지적돼왔다.

▲프랑스 언론 리베라시옹에 게시된 CORÉE DU SUD : LA LIBERTÉ D’EXPRESSION EN EAUX TROUBLES(한국 : 캄캄한 상황 속에 처한 표현의 자유) 기사. (사진=리베라시옹 기사 캡쳐)

이런 가운데 프랑스의 좌파 일간지 <리베라시옹> 4월 18일자는 "한국의 문화예술계가 정부의 검열 및 통제로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내용은 인터넷 신문<뉴스프로>가 발췌해 실으면서 국내에 널리 알려졌다.

뉴스프로에  따르면 서울에 상주하는 에바 존 특파원은 ‘한국 : 캄캄한 상황 속에 처한 표현의 자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근혜 정부 들어 주요기관들이 검열과 흔들기를 통해 문화예술계를 압박하고 있다며 각 분야의 사례들을 제시했다.

전시계에서는 <한겨레>의 보도로 알려진 김영나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사임을 예로 들었다. 김 전 관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관심을 보였던 ‘프랑스장식전’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경질됐다고 주장했다. 김 전 관장이 전시회를 거부한 것은 스폰서인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제품들을 노골적으로 전시하는 것이 너무 상업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영화인들의 참가 거부 선언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소식을 전하며 2014년 새누리당 소속 부산시장이 상영 금지를 요구한 ‘다이빙벨’을 끝내 상영했다는 이유로 조직위는 회계감사, 보조금 삭감, 위원장 사임 등의 위기를 맞았다고 전했다.

연극계에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각종 창작지원금 심사에서 이윤택 씨, 박근형 씨 등 일부 예술가들을 배제하려 한 의혹을 밝힌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사례를 들었고, 미술계에서는 윤장현 광주시장에 의해 2014년 광주 비엔날레에서 홍성담 작가의 대형 벽화 ‘세월 오월’이 철거된 사건을 적었다.

▲문화예술위원회 창작산실 지원과정에서 직원이 작품 심사 과정에 개입하거나, 지원이 결정된 예술가에게 포기할 것을 종용한 사건이 발생한 후 한국문학작가회의와 대학로X포럼, 문화연대와 서울연극협회, 한국문화정책연구소와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주최하는 예술인연대포럼 ‘검열과 파행’이 지난해 10월 5일, 150 여명의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이 종로구 동숭동 SH아트홀에서 열린 포럼에서 정부의 검열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다.

CORÉE DU SUD : LA LIBERTÉ D’EXPRESSION EN EAUX TROUBLES
한국 : 캄캄한 상황 속에 처한 표현의 자유

Par Eva John correspondante à Séoul (Corée du Sud)
에바 존=서울 특파원(한국)/번역 및 감수 : Sang-Phil JEONG

Entre censure et déstabilisations d’institutions majeures, la reprise en main très dure de la politique culturelle du gouvernement conservateur en place soulève des inquiétudes croissantes.

▲La présidente sud-coréenne, Park Geun-hye, le 25 mars à Daejeon. Photo Jeon Heon-kyun. AFP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3월 25일 대전 현충원을 방문했다. (사진=리베라시옹 기사 캡쳐)

주요기관의 흔들기와 검열 사이에 있는 보수 정권의 문화 정책들이 광범위하게 자리 잡으면서 근심을 키우고 있다.

전시 Expo
L’exposition consacrée à la création et au luxe à la française n’aura pas lieu. L’événement, qui devait débuter fin avril au musée national de Corée dans le cadre des années croisées France-Corée, à l’occasion du 130e anniversaire des relations diplomatiques entre les deux pays, a été annulé en février. L’affaire n’aurait pas fait autant parler d’elle si la directrice du musée, opposée à cet événement qu’elle jugeait «trop commercial», n’avait été démise de ses fonctions par la Présidente, Park Geun-hye, peu après l’annulation.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및 장식물 관련 전시회는 끝내 열리지 못했다. 행사는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4월 말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기로 돼 있었지만 지난 2월 취소됐다. 취소 직후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박물관 관장이 해임되지 않았다면, 관장이 « 너무 상업적 »이라고 판단해서 취소된 이 전시회에 대해 이렇게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L’histoire, révélée fin mars par le quotidien de gauche Hankyoreh, relance en Corée le débat autour de la mainmise du gouvernement sur la production artistique. Même le quotidien Joongang, plutôt bienveillant à l’égard du pouvoir, réclamait début avril dans un édito moins de «contrôle» de la part du gouvernement et plus de «liberté d’expression» pour les artistes.

좌파 일간지 <한겨레>가 3월 말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예술 분야에 대한 정부의 장악 행태가 논란이 됐다. 정권에 호의적인 다른 일간지 <중앙일보>까지도 4월 초 사설에서 예술가들을 위한 « 표현의 자유 »는 더 늘리고, 정부의 « 통제 »는 더 줄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영화 <다이빙 벨> 포스터. 지난해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서병수 부산시장은 세월호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치는 작품'이라는 이유를 들어 상영 취소를 요청했다.
그러나 부산국제영화제는 <다이빙벨>을 예정대로 상영해 영화제의 독립성을 지켜냈고, 이후 부산시는 12월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의 감사를 단행했다. 정경진 부산시 정무부시장과 김광희 부산시 문화관광국장은 지난 23일 이용관 위원장을 만나 '서병수 부산시장의 뜻'이라며 사퇴를 권고했다.
 

영화 Cinéma
La crise la plus notoire, qui a fait réagir jusqu’à Cannes, Venise et Berlin, est celle qui frappe le Festival international du film de Busan, l’un des plus importants d’Asie. Au centre de la polémique un documentaire, La vérité ne sombrera pas avec le Sewol, qui accuse les autorités d’être responsables du bilan dramatique (plus de 300 morts) du naufrage d’un ferry en avril 2014. Malgré la demande du maire, membre du parti conservateur au pouvoir, de retirer ce film jugé trop politique, l’organisation du festival a décidé de le diffuser lors de l’édition 2014. Quelques mois plus tard, la manifestation devenait la cible de plusieurs audits financiers et voyait ses subventions drastiquement réduites et le directeur du festival a été contraint de démissionner en février. L’édition 2016, dont les préparatifs peinent à avancer, pourrait même être compromise : de nombreux réalisateurs menacent de la boycotter en guise de soutien à l’équipe limogée.

가장 잘 알려진 난맥상은 칸느, 베니스, 베를린까지 움직이게 만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화제 중 하나인 부산국제영화제 사태의 중심에는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프랑스어 제목은 ‘진실은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지 않을 것이다’)이 있다. 이 영화는 2014년 4월 발생해 300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비극적인 세월호 침몰 사건의 책임을 진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권력의 편에 선 보수정당 인사인 부산시장은 이 영화가 너무 정치적이라고 판단해 상영 목록에서 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조직위원회는 2014년 영화제 당시 시장의 이 요구를 거절했다. 이들의 시위는 몇 달 후 조직위원회를 각종 회계감사의 표적으로 만들었고 정부보조금도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위원장은 지난 2월 사임해야 했다. 2016년 영화제는 어쩌면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지만, 경질된 스태프들의 편에 선 여러 감독들이 영화제 참가 거부도 불사하겠다고 나서면서 개막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연극 Théâtre
En septembre, des députés du parti d’opposition avaient dénoncé des actes de censure par le gouvernement et mis en garde contre un étiolement de la démocratie sud-coréenne. D’après eux, plusieurs artistes marqués à gauche s’étaient vu refuser les aides de l’Arts Council Korea, l’une des principales agences de promotion des arts. Parmi eux, un auteur de théâtre ayant ouvertement soutenu l’adversaire de la future présidente lors de l’élection présidentielle de 2012, et un autre ayant écrit une pièce satirique sur la présidente et son père, l’ancien dictateur Park Chung-hee. Des accusations rejetées en bloc par l’organisation.

지난해 9월에는 야당 국회의원들이 정부의 검열 행태를 고발하며 한국의 민주주의 후퇴에 경보음을 울렸다. 좌파 성향으로 알려진 여러 예술가들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금을 받지 못한 것이다. 그들 중에는 2012년 대선에서 현 대통령의 상대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사람이 있었고, 현 대통령과 그의 아버지인 독재자 박정희에 대한 풍자 연극을 연출한 사람도 있었다. 이의제기가 있었지만 모조리 무시됐다.

미술 Peinture
Un an plus tôt, une immense fresque satirique avait été retirée de la Biennale de Gwangju en 2014 à cause des pressions de la mairie. L’œuvre, du peintre engagé Hong Seung-dam, représentait la présidente sud-coréenne en épouvantail manipulé par son père, en costume militaire et face à des familles de victimes en colère après le naufrage du Sewol. Le président de la biennale avait démissionné de son poste peu de temps après. Il avait alors déclaré : «La liberté d’expression ne devrait pas être restreinte par le gouvernement uniquement parce que ce dernier contrôle le budget des expositions.»

그로부터 1년여 전인 2014년 광주 비엔날레에서는 광주시장의 압력을 받아 초대형 풍자벽화가 철거됐다. 홍성담이 그린 이 작품은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화가 난 희생자 가족들 앞에 허수아비 모양의 현 대통령과 그를 조종하는 군복 차림의 그의 아버지를 표현했다. 얼마 후 비엔날레 대표이사가 사임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는 정부에 의해 제한을 받아선 안 된다. 왜냐하면 정부가 예산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