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은 안개 속의 고혹적 장관, 보슬비 내리는 날의 유커 '삼계탕'대향연!
옅은 안개 속의 고혹적 장관, 보슬비 내리는 날의 유커 '삼계탕'대향연!
  • 김용한 기자
  • 승인 2016.05.07 0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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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반가운 손님 4천명 유커들 환영, 한강 새빛둥둥섬서 ‘삼계탕 대잔치’ 펼쳐

한마디로 요즘 보기 드문 장관이었다. 6일 오후 7시 중국인관광객(유커) 4천명이 한꺼번에 은은한 조명이 비치는 새빛둥둥섬을 배경으로 한 한강변에서 삼계탕을 먹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반포한강공원 달빛광장에 마련된 축구장 3배 면적 크기의 야외 만찬장은 우의와 주황색 옷을 입은 중마이과학발전유한공사 직원 4천명으로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찼다.

반포한강공원 달빛 광장에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찬 유커 4천명

10인용  백색 야외용 테이블 400개 앞에 앉은 유커들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리다빙 중마이 총재가 무대에 등장하자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막대풍선을 흔들어댔다.

박 시장은 환영사에서 중국어로 간단한 인사를 하고“전대미문의 메르스 사태 때 빨간 바지를 입고 중국에 가 그 때 중마이와 소중한 인연을 맺게 돼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한국 사람은 반가운 손님이 오면 맛있는 음식을 대접한다"며 환영을 표했다.

리다빙 총재는 "이번 한국 여행이 인생에서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것이고, 한국 정부와 서울시, 시민들에게 감사하다"며 "오늘 만찬이 기네스 기록에 오르지는 못하지만, 기업계의 큰 이벤트이고, 중국에서 삼계탕을 홍보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대단히 만족해했다.

이상하게도 이번 행사에 운이 따르는지 오후 6시까지 내리던 비는 약속이나 하듯이 저녁식사 시간이 돼 삼계탕 파티를 시작하려는 7시경이 되니 뚝 멈췄다.
하얀 조리모를 쓴 백여 명의 삼계탕 배달 학생들이 줄을 서서 삼계탕이 담긴 하얀 포장용 상자를 신주 모시듯 안고 유커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 쪽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하얀 조리모를 쓴 한국육계협회에 봉사온 학생들이 줄지어 삼계탕을 배달하고 있다.

맛깔스런 삼계탕 육수 냄새가 솔솔 주변에 번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유커들의 팔이 서서히 테이블에 놓여있는 반찬 쪽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서빙 학생이 테이블당 1명씩 투입돼 조리된 삼계탕을 뚝배기에 옮기는 작업을 했고, 삼계탕을 먼저 받은 유커들은 먹기 시작했다.
유커들은 큰 대형 솥에서 조리돼 김이 모락모락 나는 삼계탕을 비 때문에 서늘해진 날씨도 무색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먹어치웠다. 술 주문도 잇따랐다.

"맛있다"를 연발하며 삼계탕을 열정적으로 먹어치우는 유커들의 모습

유커들은 "맛있다"를 연발하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한국이 멋있어 또 오고 싶다”며 매우 만족감을 표했다.

삼계탕 파티가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가수 린의 축하 공연이 이어졌다.

유커들은 린이 등장하자 술렁이기 시작했고,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OST인 'My Destiny' 멜로디가 나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함성을 질렀다.
유커들은 형광색 야광봉을 높이 들어 흔들면서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고, 일부 유커들은 흥얼거리기도 했다.

먹거리 장터 앞에 서있는 서울시 홍보 장승 모습

이번에는 그들이 좋아하는 태양의 후예 OST 'With You'가 나오자 함성은 더욱 커졌다. 린의 무대가 끝나고 아이돌 그룹 24k가 나오자 무대 앞 경계석까지 유커들이 몰려들었다.

24K가 댄스곡을 시작하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몸을 흔들며 춤을 추기도 했다.

4천명이 한자리에 모였음에도 유커들은 마치 야구장에서처럼 환호할 때 환호하고 절제할 땐 절제하며 질서를 지킬 줄 알았다. 그들 일부는 기념사진도 찌고, 씨앗호떡과 어묵 등 먹거리 장터를 찾았으며, 새빛둥둥섬을 방문하기도 했다.

먹거리 장터에서 가장 인기좋은 명물, 부산 씨앗호떡 판매장 앞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유커들

이날 삼계탕 파티를 한 유커들은 명동, 남산한옥마을, 면세점 등을 둘러보고 9일 출국할 예정이다.

10일에는 2차로 한국을 찾은 중마이 임직원 4천명이 똑같은 삼계탕 파티를 똑같은 장소인 이곳 반포한강공원에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