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마지막 주말 야심(夜深), '정동야행(貞洞夜行)을 누려보자
5월의 마지막 주말 야심(夜深), '정동야행(貞洞夜行)을 누려보자
  • 김용한 기자
  • 승인 2016.05.16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로 가득찬 정동길, 미국 대사관저와 영국·캐나다 대사관, 성공회성가수녀원 등 평소 가기 힘든 명소 오픈

5월의 마지막 주말밤은 한국 근대문화의 유산이 즐비한 정동을 걸어보자.

서울 중구(구청장 최창식)에서 정동 일대에서 계절의 여왕인 5월, 오는 27일과 28일 양일간, 다양하고 풍성한 테마여행인 ‘정동야행(貞洞夜行) 축제’가 열린다.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열리는 음악회.(사진제공=중구청)

정동에 있는 미국 대사관저가 1년 만에 다시 일반 시민에게 문을 열고 영국과 캐나다대사관도 오픈한다. 금남의 집인 성공회성가수녀원도 이날 일반에게 문을 연다.

정동야행은 지난해 5월과 10월에 이어 세 번째다. 27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28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이어진다. 밤이 더 아름다운 정동의 축제는 야화(夜花), 야로(夜路), 야사(夜史), 야설(夜設), 야경(夜景), 야식(夜食) 등 6가지 테마로 진행된다.

오는 27일 오후 7시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나선화 문화재청장 등이 참석한다.

▲정동야행의 중심 행사장인 덕수궁과 그 주변.(사진제공=중구청)

덕수궁과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시립미술관,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정동극장, 구 러시아공사관 등 29개 곳의 기관이 기꺼이 밤늦게까지 문을 활짝 열고 손님을 맞는다.

지난 해 봄에 개방해 인기를 모았던 미국대사관저는 이번에도 다시 문을 연다. 28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3시간 동안 엤 미국공사관 겸 영빈관 건물을 일반인에게 개방한다.

일부 개방하는 주한 영국대사관은 추첨으로 선발된 80명만 가볼 수 있고 27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공개한다. 정동야행 홈페이지(culture-night.junggu.seoul.kr)에 18일까지 신청해야 가능하다. 주한미국대사관저처럼 19세기에 지은 근대건축물이라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캐나다대사관은  27일, 정원과 도서관 등을 개방하고 친절하게 포트존도 운영한다.

▲ 성공회성가수녀원.(사진제공=중구청)

평소에 문을 개방하지 않기로 소문난 성공회성가수녀원도 80명에게만 아름다운 정원을 공개한다. 1925년 설립된 수녀원은  대문을 포함해 외빈관, 피정집, 주교관 등 여러 채의 한옥으로 이루어졌다.

▲경운궁 양이재.(사진제공=중구청)

성공회 뒤편 경운궁 양이재도 가볼만 하다. 대한제국 광무9년(1905년)에 세워졌으며 현재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주교관으로 쓰인다.

인기있는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도 ‘정동야행을 위해 늦게까지 추가 개방한다. 특별히 27일과 28일 양일간 저녁6시와 7시 등 모두 4회 개방해 손님을 맞을 예정이다.

행사에는 음악회와 거리 공연이 풍성하게 마련됐다.

27일 오후 7시30분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봄여름가을겨울 콘서트가 열린다. 28일 같은 시간에는 금난새가 지휘하는 뉴월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고궁음악회가 초여름 밤을 사로잡는다.

▲덕수궁 돌담길 콘서트.(사진제공=중구청)

지난 해 큰 관심을 불어 일으켰던 정동제일교회와 성공회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리는 파이프오르간 연주는 미국과 영국에서 만든 각각 다른 소리의 파이프오르간 선율을 비교해 볼 수 있고, 시립미술관 앞마당에서는 근대 역사까지 구현하는 독특한 인형극 공연이 펼쳐진다.

전문 해설사와 함께 정동을 탐방해보는 코너도 있다. 90분간 구 러시아공사관, 이화박물관, 정동제일교회 등을 둘러보며 정동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다같이 돌자 정동 한바퀴’로 명명된 이 프로그램에 참가자들은 시설 방문시 받은 스템프의 기념증서인 ‘캘리그라피 엽서’를 받을 수 있으며, 받은 스템프 7장을 제공하면 주변 식당은 20% 할인해주고 , 인근 호텔에서는  40%나 대폭 할인해주는 할인쿠폰식 재미도 상상이상일 것이다. ‘걸어 기분 좋고 할인 받아 재미있고’...

구한말 신문물을 먼저 도입한 정동에서 그 시대였던 1900년대 전후 시대상을 체험해볼 수 있다.

1901년 덕수궁에 설치된 백열전구를 밝히는 발전기가 덜덜거리며 요란하게 돌아간다고 해서 붙은 '덜덜 불' 골목체험 프로그램을 즐겨볼 수 있다. 꼬마전구를 이용해 덜덜(꼬마등)을 만들어 보고, 모르스 부호로 소통도 해보며, 고종이 즐긴 커피를 옛 방식대로 재현해 본다.

과거 신문사에서 활용한 납활자기를 이용한 가족신문 만들기, 주화와 고종 시계 만들기, 묘화양복점에서 근대 시기 옷 입고 사진 찍기 등 추억어린 프로그램도 체험할 수 있다.

▲근대시기 옷입고 사진찌기 체험.(사진제공=중구청)

작년에는 먹거리가 부족해서 아예 야식(夜食) 테마를 신설해, 올해는 밤늦게 정동야행을 즐기는 관광객들의 출출한 배를 채워주기 위해 정동야행덕수궁 돌담길 주변에는 스테이크, 맥앤치즈, 칠링도그 등을 판매하는 푸드트럭을 준비했다.  과일, 음료를 한컵에 담은 소소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야식코너도 별도 운영한다.

16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개최된 '정동야행' 기자 설명회에서 최창식 중구청장은 "지난해 정동야행축제에 무려 19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왔다"며 "근대문화유산이 몰려있는 정동에서 밤늦도록 멋과 추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구청장은 “작년에 인기가 많은 대사관 개방은 올해는 캐나다 측에선 흔쾌히 허락했고, 그에 비해 미국과 영국은 조금 반응이 늦게 왔는데 이는 보안문제와 자체 행사 때문이 아니었나하고 짐작한다”며 축제 진행에 있어 힘들었던 뒷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최창식 중구청장이 16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정동야행'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중구청)

한편 오는 10월에 실시되는 올해 2번째 ‘정동야행(貞洞夜行) 축제’는 10월 12일이 ‘대한제국 선포일’임을 감안해 그 역사적 사실에 맞춰 콘텐츠를 개발하고 적절한 체험부스를 설치할 것이라 한다.

■행사프로그램 안내: 정동야행 홈페이지(culture-night.junggu.seou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