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읽어주는 아름다운 우리시]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김종원 시인
[시인이 읽어주는 아름다운 우리시]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김종원 시인
  • 공광규 시인
  • 승인 2016.05.2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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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김종원(1960~)


아름답게 산다는 것이
때론 서러움을 견뎌야 하는
막막함일 수도 있지만
나무들이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긴 겨울을 나듯이
인간들도 서로의 어깨에 기대고
살아가는 일이란 것을
알 수는 없을까
욕심을 버리고 서로의 아픈 가슴
어루만져 주며
그렇게
살아갈 수는 없을까
가을이 깊어지면 제 스스로 적당히 버릴 것들을
버리며
함께할 봄을 준비하는
나무들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갈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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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시인 /1986년 등단. 시집 <담장을 허물다> 등 다수 시집 출간. 2009년 윤동주문학상, 2011년 현대불교문학상 수상 등.

시인이 기원하고 도달하려는 결론은 ‘아름다운 세상’이다. 시인은 서럽고 막막하지만 나무들이 서로 어깨를 기대어 추운 겨울을 나듯이 우리 인간들도 나무들처럼 서로 기대어 살자는 비유적 제안을 한다. 시인이 지향하고 기원하는 이런 세상을 만들려면 시의 내용처럼 서로 극단적으로 좌우의 대척에 서서는 불가능하며, 서로를 인정하고 기대어 살 때 가능하다는 메시지다.(공광규/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