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요,국립국악관현악단 사운드를 입다
민요,국립국악관현악단 사운드를 입다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6.05.2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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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컬렉션-민요>, ‘국민 명창’ 김영임 협연, 국악계 대표 지휘자 김재영 지휘

흥겹고 익숙한 선율의 우리 민요를 풍성한 국악관현악 사운드로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 마련된다.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 국립국악관현악단(예술감독 임재원)이 <베스트 컬렉션-민요>를 오는 6월 8일(수) 해오름 무대에 올린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베스트컬렉션_2015년 공연사진.(사진제공=국립극장)

대규모 국악관현악단 편성으로 더욱 풍성해진 우리 민요
이번 무대에서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민요를 주제로 한 국악관현악 작품 중 익히 알려진 두 작품인 ‘아리랑 환상곡’ ‘오케스트라를 위한 뱃노래’와 함께 황호준 작곡의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1976년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오케스트라를 위해 작곡한 ‘아리랑 환상곡’은 여러 작곡가들에 의해 다시 쓰인 아리랑 중 가장 많이 연주되어온 작품 중 하나다. 남과 북의 오케스트라는 물론, 2008년 로린 마젤/뉴욕 필 평양 공연에서도 연주된 바 있다. 오는 8일 공연에서 국립국악관현악단은 2002년 <겨레의 노래뎐> 이후 즐겨 연주해온 이인원 편곡의 국악관현악 버전을 선보인다.

친숙한 우리 선율의 관현악 편곡을 통해 국악관현악 장르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박범훈의 작품도 이날 연주된다. 경기민요 ‘뱃노래’를 주제로 한 ‘오케스트라를 위한 뱃노래’는 굿거리장단과 자진모리장단이 어우러져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할 예정이다.

민요를 주제로 한 신작도 초연된다. 작곡가 황호준의 ‘새야새야 파랑새야’를 주제로 한 ‘바르도(Bardo)’가 그 주인공. 황호준은 최근 공연계에서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인기 작곡가다. 창극·오페라·뮤지컬은 물론 300여 편이 넘는 국악관현악 작품을 창작하는 등 다작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쉬지 않고 오늘의 관객과 소통해온 그가 그려낸 민요의 새로운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최근 국내외 작곡가들과의 활발한 협업을 통해 국악관현악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해온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역사에서 ‘민요’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2000년 초중반,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대중에게 친숙한 민요 선율을 국악관현악으로 편곡해 재창조하려는 노력을 중점적으로 이어갔다. 이는 다양한 국악관현악 작품의 발굴은 물론, 대중에게 국악관현악이라는 장르를 알린 외연 확장의 기회가 됐다.

‘국민 명창’ 김영임 협연, 국악계 대표 지휘자 김재영 지휘

▲지휘자 김재영.(사진제공=국립극장)

이번 공연의 협연자로는 ‘경기민요의 대명사’인 명창 김영임이 함께한다. 김영임은 지난 40여 년간 효(孝) 콘서트 등의 국악 공연을 펼치며 국악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해왔다. 최근 JTBC 프로그램 <힙합의 민족>에 출연해 국악과 힙합을 조화시킨 무대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 ‘한오백년’ ‘강원도아리랑’ ‘정선아리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휘는 지난 20여년간 국립국악관현악단 ․ 안산시립국악단 ․ 경기도립국악단 등 국내 유수의 국악관현악단을 지휘해온 김재영이 맡는다.

공연에 앞서 MBC 라디오 프로그램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로 잘 알려진 최상일 PD와 함께하는 ‘관객 아카데미’도 운영된다. 24년간 민요를 수집하면서 겪은 에피소드 등 민요와의 긴 인연을 들려줄 예정이다. 공연 시작 40분 전인 오후 7시 20분부터 해오름극장 2층 로비에서 무료로 진행된다.

북한 작곡가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 박범훈 작곡 '오케스트라를 위한 뱃노래'등 선보여

공연의 문을 여는 ‘아리랑 환상곡’은 우리나라의 대표 민요 ‘아리랑’을 주제로 만든 국악관현악 작품이다. 다양한 아리랑 선율이 겹겹이 쌓이며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1976년 오케스트라를 위해 작곡했고, 이후 작곡가 이인원에 의해 국악관현악 곡으로 편곡되어 지금까지 대표 레퍼토리로 연주되고 있다. 거장 지휘자 로린 마젤과 뉴욕 필하모닉이 2008년 평양에서 연주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번째로는 박범훈 작곡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뱃노래’가 연주된다. 1994년 한·중·일 악기를 중심으로 한 ‘오케스트라 아시아’ 창단 연주회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경기민요 ‘뱃노래’를 주제로, 돛을 달고 세계를 향해 출범하는 웅장한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민요의 대명사’ 김영임 명창도 협연자로 함께한다. 김영임은 1972년 경기민요의 대가 故 이창배 명창을 사사하며 국악계에 입문했다. 1974년 데뷔 음반 ‘회심곡 1’을 발표, 국악계 최초로 100만 장 넘게 판매되는 기록을 세우는 등 일찌감치 대중의 사랑을 받아 왔다. 지난 40여 년간 전통에만 국한되지 않고, 효(孝) 콘서트를 비롯한 국악 공연과 TV 프로그램에 활발하게 출연하며 국악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해 왔다. 최근에는 JTBC 음악 프로그램 <힙합의 민족>에 국악인 대표로 출연해 국악과 힙합을 조화시킨 무대를 선보이며 젊은 팬 층까지도 확보하고 있다. 화려한 성음과 탄탄한 공력뿐만 아니라 애절한 감성까지 겸비했다고 평가받는 김영임은 이번 무대에서 민요 ‘한오백년’ ‘강원도아리랑’ ‘정선아리랑’ 세 곡을 선보인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풍성한 선율과 어우러지는 김영임의 구성진 목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협연_김영임_국립극장 제공.(사진제공=국립극장)

민요 ‘새야새야 파랑새야’ 주제로 한 황호준의 신작 초연

끝으로 연주되는 ‘바르도(Bardo)’는 작곡가 황호준이 전래민요 ‘새야새야 파랑새야’를 국악관현악으로 풀어낸 신작이다. 티베트에서는 사람이 죽은 후 다시 환생하기까지 머물게 되는 중간 상태를 ‘바르도(Bardo)’라 부른다. 사자(死者)는 49일 동안 그 상태에 머물며 이승의 모든 업을 털어낸다고 한다. 철학적 개념에서 영감을 얻은 이번 황호준의 신작에서는 전래 민요 ‘새야새야 파랑새야’를 주제 선율로 사용하며 경기무가이자 민요인 ‘노랫가락’의 장단을 변용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민요의 미래를 제시하기 위한 일환으로, 황호준에게 민요를 주제로 한 작품을 의뢰했다. 황호준은 국악적인 색채로 한국적 음악극의 깊이를 돋운다는 평가를 받으며, 공연계에서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인기 작곡가다.

창극 <메디아>와 <아비. 방연>, 뮤지컬 <왕세자 실종사건> 등 음악극뿐만 아니라 300여 편이 넘는 국악관현악 작품을 작곡하는 등 다작하는 작곡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그가 민요를 주제로 어떠한 관현악적 실험을 제시할지 벌써부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최상일 PD가 들려주는 민요 이야기
국립국악관현악단은 매 공연에 앞서, 국악관현악이 익숙하지 않은 일반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취지로 ‘관객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는 MBC 라디오 프로그램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연출을 맡았던 최상일 PD의 강연을 마련했다.

1989년부터 24년간 민요 채집을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겪었던 에피소드, 현장감 넘치는 토속 민요부터 ‘뱃노래’ ‘아리랑’과 같은 통속 민요까지 다양한 민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베스트 컬렉션-민요> ‘관객아카데미’는 6월 8일(수) 공연 시작 40분 전인 오후 7시 20분부터 해오름극장 2층 로비에서 30분간 무료로 진행된다. 국립극장 홈페이지(ntok.go.kr)를 통해 국악과 민요에 관심 있는 일반인 누구나 사전 신청할 수 있다.

예매·문의: 국립극장 (02-2280-4114~6/www.ntok.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