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건 지상이건 사통팔달 청진동, 종로의 새 르네상스 시대 연다
지하건 지상이건 사통팔달 청진동, 종로의 새 르네상스 시대 연다
  • 김용한 기자
  • 승인 2016.05.2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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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청진동 일대 지하철역과 대형빌딩 연결된 '지하보행로' 개통, 르메이에르 뒤엔 청진공원도 조성

서울 종로구 청진동 주요 대형빌딩의 지하공간이 지하보행로 개통돼 지하철 종각역부터 광화문역까지 지상과 지하를 오가며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옛 모습을 복원한 청진공원도 도심 속 휴식공간으로 조성됐다.

▲청진구역 전체 현황도(사진제공=종로구청)

원래 청진동은 조선시대 관영상업중심지 시전이 있던 자리로 서민들이 고관의 말을 피해 다닌다는 뜻에서 유래한 '피맛길'과 해장국 선술집 등이 있는 독특한 역사가 스며있는 곳이다. 이젠 그곳이  대형 오피스빌딩들이 마천루로 첩첩 들어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도심보행축'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종로구는 노후화된 도시기능을 회복하고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1년부터 ‘청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해왔던 ‘청진구역 지하보도 설치 및 지상보도 개선사업’을 오늘 25일(수) 완료하고, 지하보행로를 개통했다.

청진동 일대 5개 사업지구(청진구역 1, 2·3, 5, 8, 12~16지구)에 속한 4개 대형빌딩 지하공간 연결 사업과 공원조성 사업을 포함한 사업비 586억 원 전액은 민간투자로 이루어졌다.

▲광화문역 지하연결 보도(사진제공=종로구청)

오늘 개통된 광화문역과 연결된 지하보행로는 약 240m, 면적 2,827㎡ 규모로 광화문역에서 KT(新) 지하 1층, D-타워 지하 1층을 거쳐 종로구청과 청진공원까지 연결된다.

종각역과 연결된 지하보행로는 약 350m, 면적 900㎡ 규모로 그랑서울 출입구를 거쳐 타워 8빌딩 지하 1층과 종각역까지 이어진다.

▲종각역~그랑서울 연결통로(사진제공=종로구청)

사업 미착수 구간(4, 9, 10, 11, 18지구)으로 인해 아직 종각역부터 광화문역까지 지하로 한 번에 이동할 수는 없으나, 향후  순차적으로 종각역부터 광화문역까지 한 번에 지하로 이동할 수 있는 보행로를 추가 조성한다는 것이 구청의 방향이다.

도시개발 속에서 연기처럼 사라지고 있는 ‘청진동’의 옛 모습을 되살리고 621년 종로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적으로 담기 위해 ‘청진공원’을 르메이에르종로타운 뒤편쪽에 땅속에 묻혀 있던옛 한옥 부재를 활용해 건축조성했고, 청진공원 내에는 1935년에 지어졌던 'ㄷ자형' 한옥건축물(구리개 음식점)을 복원해 ‘종로홍보관’으로 만들었다.

▲청진공원 마스터 플랜(사진제공=종로구청)

종각역과 광화문역을 잇는 지상보행로를 보행자친화형 도로로 개선했고, 지하보행로와 연계해 지상부 보행환경도 개선함으로써 광화문광장, 경복궁, 청계천, 인사동 등 주변명소와 지하, 지상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입체적 보행환경’을 조성했다.

▲지상부 보행환경 개선[고원식 행단보도](사진제공=종로구청)

사실 당초 5개 사업지구가 개별적으로 개발될 예정이었으나 건축가 출신인 김영종 구청장이 취임 후, '청진구역 전체를 하나의 사업장으로 간주하여 지하공간을 함께 개발하자'고 했다. 그러면 각 건물의 가치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유동인구 활성화로 주변지역에까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지난 2011년 지하공간개발협의체를 구성, 87차례 협의를 거쳐 2012년말 사업비 전액을 사업시행자가 면적에 비례해 부담하는 민간투자에 대한  합의에 도달했고, 마침내 공사는 2013년 2월부터 시작하게 됐고 현재 성공적으로 공사를 완료하게 된것이다.

구청은 앞으로 이번 청진구역 일대에 종로의 역사·문화자원을 공간별로 도입해 명소화하는「청진구역 스토리텔링 사업」똑같은 방식으로 민간투자로 진행할 계획이다. ‘광화문역 지하보행로’에는 책의 거리(Book street)조성하고 우리나라 만화의 출발지인 수진궁터 자리에는 ‘한국만화탄생지 조성사업’도 진행할 게획이다.

구청은 청진동 일대가 보다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된 결과, 유동인구 증가로 주변 상권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광화문광장, 경복궁, 인사동과 연결되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영종 구청장은 "이로써 청진동은 역사와 문화가 함께하는 입체적 보행중심축으로 재탄생했다"며 "민간투자로 예산을 절감하면서 민·관이 함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새 패러다임의 도시계획 사업구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