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들의 일생은 어땠을까?
조선시대 왕들의 일생은 어땠을까?
  • 최은실 인턴기자
  • 승인 2009.08.14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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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국왕의 일생' 책 출판, 교육, 업무의 실상 등 왕의 모든 것 다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 조선시대 왕들의 일상을 다룬 ‘조선 국왕의 일생’(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엮음, 글항아리)이 나와 절대군주들의 실체가 드러났다.

책은 왕이 태어나는 장소부터 교육 절차, 왕비 간택, 업무의 실상, 왕이 갖춰야 할 교양의 종류, 조선시대 제왕학의 변천, 왕이 사는 집 궁궐의 이모저모 등 왕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뤘다.

심지어 왕을 모신 궁중 여인들의 삶, 국왕의 건강을 책임진 식치, 왕실의 잔치와 궁 밖 행차, 왕의 죽음과 왕실의 사당 종묘까지 역사학, 문학, 국악, 풍수지리학 등을 전공한 한국학 전문가들이 세밀하게 파헤쳤다.

김문식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왕은 어떻게 교육을 받았을까'에서 조선의 국왕은 "왕자로 태어나 왕세자로 책봉되고 왕위에 오르기까지뿐만 아니라 왕위에 오른 후에도 경연(經筵)이라는 교육이 계속됐다"면서 "유학의 가르침에 따르면 모든 군주는 성인(聖人)이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했으므로, 국왕은 학문이 뛰어난 신하를 스승으로 삼아 성인의 도를 익혀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왕세자는 매일 전날 배운 것을 확인하는 일종의 쪽지시험을 봤고 매월 두 차례 오늘날의 중간고사에 해당하는 시험을 치렀다. 왕세자가 경전의 내용을 암송하고 뜻풀이를 하면 이를 지켜본 스승이 우수하다는 의미의 통(通), 조금 부족하지만 통한다는 략(略), 부족하다는 조(粗), 낙제를 의미하는 불(不)이란 네 가지 목패 중 하나를 들어 보였다.

'왕은 평소 어떻게 일했는가'를 쓴 정호훈 규장각한국학연구원 HK연구교수는 "역대 국왕 가운데 누구보다도 바쁘게 국정을 챙기며 업무를 진행한 인물은 정조"라고 말했다.

'승정원일기'에 따르면 정조의 일과는 오전 8시에 공식적으로 시작돼 오후 9시가 넘어서야 끝날 정도로 바빴다. 신하들이 군주는 모든 정무를 직접 살피지 않고 중요한 것만 챙겨야 한다고 할 정도로 정조는 쉬지 않고 국정을 꼼꼼히 살폈다.

김호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왕의 까다로운 입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서 맛과 치료라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려던 조선 왕실의 식치(食治) 음식을 다뤘다. 왕실의 대표적인 식치 음식은 죽이었으며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쌀을 갈아 우유를 넣고 끓여낸 타락죽이었다.

‘통치술로서의 한시’를 집필한 이종묵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임금이 연회를 베풀고 신하와 시를 주고받는 것은 유흥을 목적으로 한 것만이 아니라 고도의 통치술이었다고 해석했다. 즉, 통치권자가 잔치를 베풀고 여기에 더해 정성이 깃든 ‘문학적인 선물’을 줌으로써 정서적인 소통을 이뤄나갔다는 것이다.

김기덕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너무나 정치적인 사건, 왕의 죽음'에서 왕의 장례와 왕릉 조성 방식을 묘사하면서 왕릉 입지 선정에도 불꽃튀는 정치사적 논쟁이 개입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문화투데이 최은실 인턴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