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국의 국악담론]세계유산이 갖춰야할 것
[김승국의 국악담론]세계유산이 갖춰야할 것
  • 김승국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 승인 2016.05.3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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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국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우리나라에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유네스코 등재유산들이 많다. 유네스코 등재유산은 크게 유형의 부동산 유산인 세계유산과, 무형의 유산인 인류무형유산과, 그리고 기록물 유산인 세계기록유산이 있다.

이 중 세계유산은 인류의 보편적이고 뛰어난 가치를 지닌 각국의 부동산 유산으로서 문화유산, 자연유산 그리고 문화와 자연의 가치를 함께 담고 있는 복합유산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

한국의 세계유산으로서는 창덕궁, 수원화성, 석굴암, 불국사, 종묘, 경주역사 유적지구, 고창, 화순, 강화의 고인돌유적, 조선시대 왕릉 40기, 안동하회마을, 경주양동마을, 남한산성, 백제역사유적지구 등으로서 지역의 중요한 관광자원이 되어 국내외 관광객들을 불러드리고 있다.

세계유산이 관광 명소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갖춰야할 것이 있다. 그곳이 아니면 체험해 볼 수 없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 먹거리는 필수이고,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스토리가 살아 숨 쉬고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유형의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무형의 유산이 숨 쉬고 있어야한다.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하여 가장 보고 싶은 것은 자기네 나라에는 없는 한국만이 갖고 있는 유·무형의 문화유산을 보고 싶고 체험해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의 세계유산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은 유형유산은 잘 보존되어 있거나 원형의 모습으로 잘 복원되어 있으나, 무형유산이 함께 숨 쉬고 있지 못하다. 그러니 관광객들이 막상 그곳을 방문해보면 덩그러니 유적지나 사적지만 보여 한 번 둘러보다가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왜냐하면 낮에는 유형 문화유산 등 볼거리가 있지만 밤에는 관광객들에게 보여줄 볼거리나 즐길 거리, 그리고 먹을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보고 싶고 체험해보고 싶은 것은 그 세계유산에 서려있는 스토리와 축조되었을 당시의 다양한 무형의 문화를 보고 싶고 체험해보고 싶은 것인데 그 점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하니 체류형 관광이 잘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에는 보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무형유산이 살아 숨 쉬고 있어야 한다. 전통에 기반을 둔 기악, 무용, 노래, 복식, 연극, 의식, 미술, 공예, 문학 등이 그 지역의 스토리에 얹혀 다양하게 펼쳐져야만 관광객들이 모여든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또한 세계유산들이 자리 잡은 곳의 기념품점을 둘러보면 그곳만이 갖고 있는 내노라할만한 캐릭터 상품이 아애 없거나 조잡하기 그지없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마땅히 살만한 기념품이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 어느 기념품점에 가 봐도 대부분 거기서 거기인 비슷한 기념품들이 진열되어 있고 거의 조잡한 중국제나 베트남제가 대부분인 것이 현실이다. 기념품점에는 그 지역의 스토리에 기반을 둔 품격 높은 캐릭터 수공예, 목공예, 금속공예품 등이 진열되어 있어야 한다.

먹거리도 비슷한 현실이다. 전국 어느 곳에 가도 비슷비슷한 먹거리이다. 관광객이 체험보고 싶은 먹거리는 그곳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전통 혹은 향토음식이다. 물론 관광객들이 믿고 먹을 수 있도록 해당 지자체에서는 위생 감독을 철저히 해줘야함은 기본이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충분한 숙박시설 및 각종 편의시설이 마련되어야함은 기본이다.

한국의 세계유산 지정 명소들이 갖춰야할 것은 유형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무형 문화유산이 복원되어 살아 숨 쉬게 해야 한다. 그것이 스토리에 얹혀 질 때 관광객들의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더욱 풍부하게 하고 나아가서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진정한 문화유산의 보존은 유형유산뿐만 아니라 무형유산이 함께 보존, 혹은 복원되어야만 온전한 복원이라 할 수 있다. 그래야 고부가 가치를 창출해내는 관광자원으로서 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