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3] - 폐허속의 오브제와 코너 스토리
[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3] - 폐허속의 오브제와 코너 스토리
  • 천호선 전 쌈지길 대표
  • 승인 2016.05.31 13: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3년 인천 배다리갤러리에서 진행한 ‘폐허속의 오브제’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재개발을 위하여 폐허가 된 건물들 속에 버려진 물건들을 1년간 촬영하고 이를 전시하면서 책으로도 출판한 프로젝트였다.

나는 폐허속의 물건들을 보면서 그것을 버리고 간 사람들의 희비애환을 상상하면서 <코너 스토리>로 담아 보았다.

생활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면서도 꿈과 희망을 저버리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의 신앙을  끝까지 붙잡고 있다가, 마지막에 십자가, 불상 등을  던져버리고 가는 분노를 읽었다.

▲천호선 전 쌈지길 대표

어린애들이 방구석에서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 책과 그림도구들을 비닐봉지에 싸 놓았다가 그것을 버리고 가야 하는 부모들의 심경을 헤아렸다. 벽에 걸어 놓은 어린 자식들의 사진까지 버리고 갔다가 다시 찾아와 보면서 눈물과 소주잔을 들이키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았다.

멀쩡한 생활도구들, 먹거리들, 장식품들을 내버리고 갈 수 밖에 없는 슬픔과 한탄을 그려 보았다.

방 코너에서 즐겼던 사랑과 욕망들의 흔적을 보면서, 그 사랑과   욕망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결코 좌절되어서는 안된다고 격려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