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국의 국악담론]화락(和樂)’의 축제,‘2016 전통연희 페스티벌’ 예술감독으로서의 변(辯)
[김승국의 국악담론]화락(和樂)’의 축제,‘2016 전통연희 페스티벌’ 예술감독으로서의 변(辯)
  • 김승국 전통연희페스티벌예술감독/수원문화재단 대표
  • 승인 2016.06.2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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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국 ‘2016 전통연희 페스티벌’ 예술감독/수원문화재단 대표

세월이 참 빠르기도 하다. 전통연희라는 용어도 생소했던 2007년에 나와 사물놀이의 명인 김덕수 선생은 소위 작당(?)이라는 것을 했다. 우리는 국가규모의 전통연희축제를 열기 위한 주도면밀한 은밀한 계획을 세웠다.

그 계획은 바로 실행에 옮겨져 우리는 문화관광부 공무원들에게 용의주도하게 접근하였다. 전통연희는 우리 민족예술의 원형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고, 음악·무용·기예 및 극적인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어 현대적 공연 양식으로 거듭날 경우 문화산업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 문화관광부가 문화산업화의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는 전통연희축제가 필요하다는 논리로 집요하게 그들을 설득하였다.

1년 여 간의 끈질긴 설득 끝에 ‘2007 대한민국전통연희축제’가 탄생되었고, 나와 김덕수 선생은 그 산파역이 되어 첫 축제를 치렀다.

마침 그때는 국가적으로 전통예술의 산업화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었던 때였고, 문화관광부에서도 전통예술의 산업화를 위한 국민적 관심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했던 때라 우리들의 설득에 귀가 솔깃했던 것이다.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훌쩍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전통예술축제는 2007, 2008, 2009년도에는 순항을 하다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중단되었다. 그러다가 전통연희계의 끈질긴 요구가 관철되어 2012년도에 다시 개최되었다가 다시 중단되는 비운을 겪게 되었다.

그러나 전통예술의 뿌리인 전통연희의 대중화 및 창작활성화를 위해서는 전통과 창작을 아우르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서의 전통연희축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우여곡절 끝에 지난 해 10월 17일부터 18일까지 ‘북서울’꿈의‘숲’에서 개최되었고,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월드컵공원 평화의 공원 내 별자리광장’ 일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그간 전통연희축제는 예술감독으로 김덕수 선생과, 안타깝게도 지금은 고인이 된 조수동 감독을 거쳤다. 아직도 조용하고 온화한 성격의 조수동 감독이 전통연희축제를 위하여 동분서주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올 2016년 전통연희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은 내가 맡게 되었다. 서당집 개도 3년이 지나면 풍월을 읊는다고, 지난 10여 년간 전통연희의 발전을 위하여 현장에서 뛰어 다닌 성실성을 문화체육관광부가 인정해준 것 같다.

▲사진은 지난해 전통연희페스티벌에 참가한 작품

금년도 전통연희축제 추진위원의 면모를 살펴보면 서연호 명예교수님이 추진위원장으로, 추진위원으로는 손혜리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사장, 임병대 문화부 공연전통예술과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제승 공연예술본부장이 당연직 추진위원이 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최창주 명예교수, 전경욱 고려대 교수, 윤중강 음악 평론가, 이병훈 연출가, 그리고 내가 추진위원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모두가 전통연희에 대하여 학식과 경륜이 풍부한 인사들로 위촉되었다.

김덕수 교수 등 정상급 현장 예술가들이 제외된 것은 어떠한 특정 장르에도 치우치지 않는 공평무사한 기획과 집행을 꾀하고자 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결연한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현장 전통연희 예술가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서운하다는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감독인 나는 전통연희 지도자들과의 축제 직전까지 지속적으로 폭넓은 소통을 꾀하며 축제를 기획하려고 한다.

또한 이번 축제는 다양한 연희종복들로 이루어진 축제를 통해 전통연희의 대중화 및 문화상품 개발을 위하여 전통의 원형과 창작이 어우러진 한마당 축가 되도록 할 것이다. 지난해의 줄타기 겨루기 한마당에 이어 올해도 버나(접시돌리기), 살판(땅재주), 솟대타기, 죽방울 치기 등 전통연희의 곡예부문의 겨루기 한마당을 통하여 역량 있는 인재를 발굴하고자 한다.

지난해의 줄타기 겨루기 한마당은 관람객들의 관심도와 반응이 매우 좋았던 인기 프로그램이었다. 올해에는 박지나, 유진호 등 지난해 줄타기 경연 수상자들을 다시 초빙하여 초청공연을 하고자 한다.

또한 현재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에서 펼치고 있는 전통풍물활성화사업, 창작연희 페스티벌 공모사업, 한국민속예술축제 사업, 청소년 민속예술축제 사업에서 선정된 단체들의 우수 작품을 전통연희축제에 선보여 전통공연예술진흥 사업 간 연계를 통하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려 한다.

이 시대는 갈등의 시대이다. 지역 간 갈등, 계층 간 갈등, 세대 간 갈등, 남과 북의 갈등, 나라와 나라와의 갈등, 종교 간 갈등 수도 없는 갈등이 존재한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그래서 마음의 치유가 필요하며 서로 화합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화합과 통합이 필요하다.

나는 예술의 치유의 기능과 통합의 기능을 믿는다. 나는 이번 축제에서 전통연희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우리 국민들의 상처 난 마음을 치유하고 갈등을 봉합하고 서로 화합하는 ‘화락(和樂)’의 판을 만들어 가보고자 한다.

그래서 나는 이번 축제를 전문예인 중심의 축제가 아니라, 전통연희 동호인들이나 동아리들의 참여를 대폭 확대하여 이들이 흥겹고 신명나게 놀다 가게하고, 삼삼오오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각종 체험, 전시, 교육 행사 등을 펼쳐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를 보다 풍성하게 하는 국민 중심의 치유와 화합의 축제를 만들려고 한다.

10월 21일 23일까지 월드컵공원 평화의 공원 내 별자리광장 일대에서 펼쳐질 ‘2016 전통연희페스티벌은’ 여러분들이 충분히 기대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