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서의 패턴은 우주만물의 모습, 자연 그 자체이며, 우리들 삶의 형식이다.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고, 죽고 태어나고, 밤낮이 바뀌고 계절이 되돌아 오는 섭리가 바로 반복적 패턴이다.
반복 패턴은 예술에서 중요한 표현 양식을 이루고 있다. 멀게는 기하학적 패턴의 이집트 미술, 반복적 모티프로 구성된 바로크음악으로부터 현대의 대표적 예술 사조인 미니멀리즘이 좋은 예를 마련한다.
미니멀 미술, 미니멀 음악, 미니멀 댄스에 이르기 까지 반복은 미니멀리즘 현대예술을 이해하는 하나의 미학적 키워드다. 기하학적인 차가운 형식적 미니멀리즘을 인간적 훈기와 비선형적 변형으로 극복, 계승한 포스트미니멀리즘 역시 반복 패턴을 양식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나는 우리 주변의 자연, 일상, 삶과 기존 예술작품들 속에 드러나고 있는 다양한 반복 패턴 속에서 시각적 율동과 청각적 리듬감을 느끼며 그것을 카메라에 담는다. 포착된 패턴들은 그 자체로 생명력을 획득하며 또 다른 층위의 패턴을 반복 탄생시킨다.
이미 존재하는 패턴을 나의 눈을 통해 나만의 패턴으로 여과 반복시키는 과정, 그것은 대우주에서 소우주, 그때/거기로부터 지금/여기로의 이동이다. 피사체로서의 패턴을 나의 패턴으로 부활시켜주는 신비로운 카메라의 반복적 창작 활동에 전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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