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명화
시인 김란희(1952~)
박달동 시민공원 산책로
휠체어 한 대 조심조심 움직인다
앉아있는 할머니와 힘겹게 미는 할아버지
곱게 피어난 검버섯
살아온 더께가 성스럽다
저들의 어깨에
낙엽이 가만히 내려앉는다
아마 평생을 잘 견디어준 칭찬일 것이다
서쪽으로 기우는 저녁 해가
두 노인을 따뜻하게 비추고 있다
나는 지금
야외 갤러리에서 움직이는
명화 한 점 감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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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집을 발간한 김란희 시인의 표제시 ‘아름다운 명화’는 시민공원 산책로에서 휠체어를 몰고 가는 노부부를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비유하고 있다.
할머니가 휠체어에 앉아 있고 할아버지가 밀면서 산책을 하고 있는 풍경이다. 이 노인들은 잘 늙어서 둘 다 검버섯을 곱게 피우고 있다.
자연도 노인들의 행위에 호응하여 낙엽으로 축복하고 있다. 두 사람이 평생을 잘 견뎠다는 칭찬일 것이다.(공광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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