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광주아시아문화의 전당, 문체부 간부 뇌물받이였나?
[단독]광주아시아문화의 전당, 문체부 간부 뇌물받이였나?
  • 이은영·임동현 기자
  • 승인 2016.07.2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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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문화체육관광부 건축직공무원 백모씨, 지위 이용해 5억원 넘게 뇌물 받아

기업들에게 뇌물 받아 자신의 건물 구입, 정년 앞두고 명퇴로 '공무원 페널티' 없애

최근 홍만표 변호사의 법조비리,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리 등이 터지면서 공직사회가 도덕적인 위기를 맞이했다. 국민의 삶은 힘겨운데 권력을 가진 이들은 자신의 권력을 바탕으로 부정하게 돈을 챙기고 부정하게 권력을 누렸다. 도덕성이 없는 집단을 국민이 신뢰할 리가 없다. 공직사회는 이제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잃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 상황에 문화체육관광부 전직 간부 공무원의 비리가 제보를 통해 들어왔다. 이 공무원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고 그 돈으로 자신의 건물을 사고 자신의 그림을 강매(?)해 돈을 챙겼다.

▲광주국립아시아문화의 전당 전경. 이곳이 지어지는 동안 전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백모씨는 기업들로 부터 돈을 받아 그 돈으로 자신의 건물을 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반면 그에게 돈을 준 이들 중 일부는 큰 댓가를 치르고 있다. 그들의 요구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국 살던 집을 팔고 생활은 파탄을 맞았다. 이들의 돈을 챙긴 공무원은 지금 ‘해외 체류를 핑계로 아무런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한 나라의 문화를 책임지는 문화부의 공무원이 돈을 챙기고 아무 문제없이 퇴직해 자신의 삶을 사는 모습은 이 땅의 문화마저 신뢰할 수 없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퇴직을 한 지라 아무런 페널티를 내릴 수 없는 상황. 남은 것은 법적인 수단을 강구하거나, 그에게 당한 자의 눈물과 아픔 뿐이다.

'설계변경' 조건으로 4억원 댓가 요구, 타 업체에도 1억7천만원 등 여타 업체에도 수억 받은 것으로 의심돼

제보에 따르면 문체부 전직 공무원 백씨는 지난 2006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 건립공사의 건립팀장을 맡으면서 건설업체에게 설계변경의 댓가를 요구하고 지난 2006년 8월 2억 4천만원의 현금을 받았다. 이듬해 2007년 1월 또 다시 2억 3천만원을 받았다.

이 상황을 제보한 이는 당시 초창기 지장물 철거공사를 진행하던 W 건설업체 상무 박씨(실질적 대표). 그는 "2005년 10월부터 지장물 철거공사를 시작했지만 진행과정에서 설계에 반영되지 않은 누락된 공정과 물량들이 발견되어 당시 감독들에게 누락된 물량에 대한 설계변경을 요청했고 2006년 2월 부임한 백씨가 설계변경의 댓가를 요구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박씨에 따르면 지난 2005년 10월 철거공사 계약시 누락됐던 공종들의 물량들이 시공 과정에서 노출되자 시공사인 W건설과 지역 공동도급사인 D건설이 당시 문광부에 설계변경을 요구했고 2006년 2월 백씨 부임 후 2차에 걸친 설계변경으로 공사금액은 증액이 됐다.

당시 백씨는 설계변경을 진행해야하는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에게 설계변경의 댓가를 지불할 것을 요구했고 이에 ‘을’의 입장이었던 건설사는 결국 백씨의 요구를 수락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박씨의 주장이다.

▲국립아시아 문화의 전당 개막식 관련 행사모습. 전직 간부 백 모씨와 같이 문체부 공무원들의 비리가 계속 된다면 우리는 이같은 문화의 부흥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의혹은 커지는데 ‘비리 공무원’은 말이 없다
건설업체 대표 읍소에도 무응답 및 연락두절, 가족들은 '모르쇠'

박씨는 백씨가 1차로 요청한 4억원 중 60%에 해당하는 2억4천만원을 2006년 8월경 서울 용산역 골목길에서 백씨가 타고온 검정색 ‘지프차’에 옮겨 전달했고 2차 요청액 3억원 중 2억3천만원을 선물로 위장해 2007년 1월경 서울 동작구 사당동 R아파트 백씨의 자택 문앞에서 백씨의 부인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2015년 3월11일 박씨가 문체부에 제출하려고 쓴 진정서에 따르면 박씨는 통장사본, 전달일시 및 구체적 정황, 추후 진술 및 입증자료 등 1만원권 현금을 준비한 내용을 제출해 자신의 공여 사실을 확인했다. 박씨는 이 진정서를 제출하기 전 백씨에게 먼저 보내서 그 내용을 보고 백씨가 일부분이라도 돈을 돌려줄 것이라 생각하고 이 내용을 백씨 앞으로 보냈다. 그 후 백씨 아들이 전화를 걸어 와 “진정서를 보냈느냐?”라고 물었다. 박씨가 “아직 보내지 않았다”하자 "알았다"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후 백씨에게 박씨가 전화를 했으나 이 후로 백씨와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뇌물로 건물 산 공무원, 뇌물로 집을 잃은 건설업체 대표

그러나 설계변경을 위한 박씨의 잘못된 판단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위기로 돌아오고 말았다.

2007년 백씨가 서울로 전근을 간 후 후임 팀장이 왔지만 팀장은 설계변경을 거부했고 문체부는 자신들이 임의로 작성한 내역으로 2008년 4월 강제 준공 처리에 들어갔다.

결국 박씨의 업체는 국가를 상대로 추가된 공사물량에 대한 계약금액 조정의 소송을 제기하고 3년여에 걸친 힘든 싸움을 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돈을 받은 백씨는 서울의 문체부 산하 기관으로 옮겨가 있으면서 이에 대해 아무런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고, 문체부 감독들은 법정에서 증인으로 나와 자신들은 책임이 없으며 작업지시를 한 사실이 없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 박씨의 진술이다.

결국 박씨는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패했고 이로 인해 회사는 막대한 손해를 입었으며 담보로 맡긴 집마저 내놓고 말았다. 박씨는 현재 지하 단칸방에서 노모, 장애를 겪고 있는 아들과 일가족이 생활하고 있다.

백씨는 이 과정에서 박씨와 지역컨소시엄으로 공사에 공동으로 참여한 D건설사에도 손을 벌려 2006년 하반기에 1억7천만원을 따로 받았고 폐기물 운반 처리업체이자 당시 계약업체였던 S사에도 편의를 봐주는 댓가로 수억원을 수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받은 돈으로 그는 2008년 3월 서울 관악구 남현동에 4층짜리 건물을 부인과 처제의 공동명의로 8억8천만원(등기부상 금액)에 매입, 소유했고 2011년 문체부에서 조기 명퇴한 후 현재 부인이 선교사로 나가 있는 필리핀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문체부 전직 공무원 백 모씨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 공사 업체들로부터 받은 뇌물로 사들였다고 추정되는 서울 남현동의 건물.

박씨의 진정서를 보면 “건물 매입 시기는 2008년 3월로 지난 2006년부터 2007년 5월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팀장 재직시 업체들로부터 수수한 돈으로 매수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모든 부동산을 부인과 처제 명의로 위장 등기하고 아파트 및 4층 건물의 현재 실소유자는 백씨라는 점도 밝히고 있다.

박씨는 “백씨가 조기 명퇴로 자신에 대한 내부의 소문을 차단했다”면서 “그가 받은 돈의 사용처를 문광부 고위층과 정치권에 들어간다고 했으나 결국 개인의 부동산 취득에 사용됐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마추어 화가 신분으로 기성화가보다 더 비싼 값에 그림 판매

백씨는 또 지난 2007년 3월 1년 남짓 배운 아마추어 화가의 신분으로 첫 개인전을 열고 기성 작가보다 높은 호당 50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작품을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박씨를 비롯한 공사 관련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작게는 5백, 많게는 몇 천 만원하는 작품을 구매했고 당시 박씨도 5백만원 상당을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자 박씨가 아마츄어 화가인 전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백 모씨의 첫 개인전에서 5백만원을 주고 구입한 그림

백씨는 2008년 7월 백씨에게 뇌물을 준 D건설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을 문체부에 밝히겠다'라고 협박을 당하자 D건설에 1억7천만원을 돌려주며 무마했고 그 당시 위기 모면을 위해 박씨를 만나 상의를 하기도 했지만 이후로는 박씨와 연락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자신의 아들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한 박씨를 아는체도 하지 않았을 뿐아니라 냉랭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에서 패소하고 집마저 경매 당할 위기에 처한 박씨는 직접 백씨를 찾아가고 연락을 하고 수차례 읍소의 편지까지 보내며 당시 자신이 준 돈의 30%만 돌려줄 것을 요청했지만 백씨는 현재까지도 아무런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연락도 두절된 상태다.

박씨는 백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백씨의 사돈에게 백씨가 있는 곳을 알려달라고 읍소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고 ‘부당취득 이득금 일부 반환요청’이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갖은 방법을 썼지만 역시 아무런 대답도, 해결책도 나오지 않았다.

“백씨, 공소시효 생각하고 ‘시간끌기’ 하고 있는 듯”

백씨가 산 건물은 현재 부인과 처제의 소유로 되어 있으며 백씨의 아들이 3층에 거주하면서 지하 1층에서 뮤직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기자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백씨 측에 여러차례 전화를 했으나 백씨와는 끝내 연락이 닿지 않고, 통화가 된 백씨의 아들은 아버지의 연락처를 모른다고만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씨는 "백씨가 지난해 중순까지 이 건물 4층에 살림집을 두고 필리핀을 오간 것으로 짐작되지만 지난해 11월에 확인해 보니, 4층에 세를 주고 현재 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아마도 공소시효를 생각하고 시간을 끄는 것 같다. 이전에 만났을 때도 그런 이야기를 넌지시 한 것 같다. 자신이 떳떳하다면 나를 고소했을텐데 고소도 안 하고 있다. 결국 시간을 끌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 전 문체부 간부 백 모씨가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 공사중 공사업체로부터 받은 뇌물로 사들인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관악구 남현동 4층 건물 등기부 등본. 공동소유자로 백씨의 부인 박모씨와 그 처제가 등기돼 있다.

박씨는 "백씨가 뇌물을 받은 후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업체를 외면하고 자신의 이득만을 취했다. 박씨는 자신이 뇌물을 준 것은 잘못이라고 인정하면서 "돈을  부당이득금의 일부라도 돌려주기를 바란다"고 간절히 말했다.

한편 당시 백씨는 박씨에게 뇌물을 요구하면서 그 돈을 ‘윗선에다 상납해야 한다’고까지 말한 것으로 알려져, 만약 사실이라면 당시 아시아문화의 전당 공사와 관련한 문체부 공무원들에게도 불똥이 확산될지도 모를 상황이다.

그러나 박씨는 당시 백씨가 많은 돈을 요구할 명분과 구실로 문체부 윗선과 정치권까지 끌어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의혹이 계속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인 백씨는 묵묵부답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그는 해외 체류를 구실로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의혹에 대한 해명도 명확하게 하지 않고 있다.

본지는 앞서도 언급했듯이 백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두절 상태고, 백씨의 아들에게도 문의해 입장을 들어보려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아들조차도 아버지의 연락처를 모른다는 답이었다. 이 때문에 본지는 백씨의 입장을 듣고 싶어도 들을 수가 없었고 그렇기에 백씨의 상황을 알아낼 수가 없었다.

▲문체부 전직 간부 백 모씨가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 공사중 공사업체로부터 받은 뇌물로 사들인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 관악구 남현동 4층 건물 등기부 등본. 공동소유자로 백씨의 부인 박모씨와 그 처제가 등기돼 있다.

이렇다보니 본의 아니게 기사를 박씨의 주장 위주로 내야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가족조차 연락처를 모른다고 하는 상황에서 종적을 알 수 없는 백씨의 행태는 더더욱 의문점만을 안길 뿐이다. ‘비리 공무원’으로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백씨는 그렇게 시간을 끌며 자신의 행위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언젠가는 잊혀지리라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문화부 공무원의 비리, 우리 문화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문화관광체육부 공무원의 뇌물 비리가 나오면서 공무원에 대한 불신이 한층 더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업체에 '갑질'을 하며 돈을 받았고 여러 기업에게 돈을 받아 자신의 집을 사는 등 착복을 했다는 점, 그리고 ‘조기 명퇴’로 자신의 행위를 ‘완전범죄’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더 문제가 있다.

수사를 진행한다고 해도 문제가 있다. 이미 퇴직을 한 상황이기 때문에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페널티를 받을 수가 없다. 이처럼 공무원직에 있으면서 지위를 이용해 돈을 받고 퇴직 후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여고생과 성관계를 한 뒤 사실이 드러나기 직전 퇴직한 부산 경찰관 2명의 경우 경찰이 '면직 취소'로 결정하고 퇴직금 환수 등을 요청한 일이 있다. 하지만 이것은 모든 국민들이 이 사건을 알고 있었고 국민의 분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사건이 소리 소문없이 사라졌다면, 이 사건을 국민들이 몰랐다면 이런 조치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문화를 담당하는 공무원의 비리는 문화계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이 확실하다. 문화 정책이 뇌물을 받은 공무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상황이라면 현재의 문화계는 이상하게 흘러갈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우리 문화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것이며 결국 우리 문화를 황폐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접한 한 문화계 인사는 “B씨의 상황은 어쩌면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퇴직한 공무원들 중에서도 이런 짓을 한 이들이 있을 수 있다. 지금이라도 비리에 대해 전현직을 막론하고 일벌백계하는 모습이 보여져야 할 것이다. 진실로 우리 문화를 살리기 위해서 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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