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Coulmn]별에서 온 천사였구나①
[Culture Coulmn]별에서 온 천사였구나①
  • 동산 이동식/언론인 ·저술인
  • 승인 2016.08.0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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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절한 중국 대중음악계 신데렐라 야오베이나(姚貝娜)
▲동산 이동식/언론인 ·저술인/현 KBS 비즈니스 사/2010.06~ 제7대 한국불교언론인회 회장/KBS 정책기획본부 본부장 역임.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종반으로 치달으며 중국 젊은이들에게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던 2014년 1월 30일, 중국에서는 우리의 설, 중국 사람들이 말하는 춘절(春節)을 맞아 중국 국영의 CCTV1가 자랑하는 초대형 쇼프로그램인 만회(晩會, Evening Show)가 방송되고 있었다.

중국의 내노라하는 유명인, 연예인들이 여기에 출연하는 것을 영광으로 알 정도로 중국인들의 사람을 받고 있는 이 프로그램에 수많은 출연자들이 노래와 만담으로 관중들을 울리고 웃겼는데, 시계가 음력 1월1일 0시를 향해가는 마지막 출연자로 한 청초한 여가 가수가 등장했다.

그녀의 뒤에는 중국내 55개 민족을 대표와 남성 여성 합창단이 단을 따라 서 있는 가운데 이 여성가수는 《천요중화(天耀中华)》라는 노래를 불러 이 쇼의 정점을 찍었다. 중화(中华)는 곧 중국을 뜻하니 “하늘에서 빛나는 중국”이란 제목이다. 가사도 그렇다.

“하늘에 빛나는 중국이여 天耀中华/중국은 비비람에도 무너지지 않고 天耀中华風雨壓不垮/고난 중에 꽃이 핀다 苦難中開花 /진심으로 기도하노니 眞心祈禱/하늘에 빛나는 중국이여 天耀中华/ 언제나 평안과 번성, 활력이 넘치기를 愿你平安昌盛生生不息啊”

이 노래가 끝나자 시간은 음력 1월1일 새해를 맞았고 수 천 만이 넘는 관중들은 이 가수와 함께 새해의 희망을 열어갔다. 이날 저녁과 새벽에 방송된 춘절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영광스러운 자리에 올라 중국인을 대표하는 노래를 부른 이 가수는 누구인가? 그녀의 이름은 야오베이나(姚貝娜)였다. 1981년 9월생이니까 당시 막 33살에 접어든 이 가수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중들에게는 그리 알려지지 않았으나 갑자기 중국 대중음악계에 신데렐라처럼 등장한다.

▲중국 대중음악계에 신데렐라처럼 등장한 야오베이나(姚貝娜)

아버지는 노래를 많이 만든 대중음악 작사 작곡가로서 중국 광동성음악가협회 부주석을 맡을 정도로 이름이 나 있고 어머니는 합창단원이니 음악가 집안이라고 할 것인데, 4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고 9살 때에 이미 녹음스튜디오에 다닐 정도로 음악에 재능이 많았다.

중, 고등학생 때에도 아버지로부터 음악에 대한 가르침을 받고 2000년도에 중국 최고의 음악대학인 중국음악학원 성악오페라과에 들어가 4년 동안 중국식 창법을 집중적으로 배웠다. 졸업 후인 2005년에 대형음악창극인 《황금모래(金沙)》에서 여자주연을 맡게 되었고 그 해에 중국인민해방군 정치부가무단에 들어가 독창전문가수로 활약했다.

이 기간 동안인 2006년 중국 CCTV주최 제12회 중국청년가수상 통속창법 부문에서 은상을, 2008년에는 CCTV주최 제13회 청년가수상 유행창법 부문에서 사상 처음으로 100점 만점으로 금상을 받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2009년 우울증으로 퇴사를 하고 일반 음악사에 적을 옮겨 활동을 계속했는데 그 때까지는 아무래도 해남도, 심천 등 지방 정부에서 만드는 음악무대에 나가는 등 관용가수의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중국 대중음악계에 신데렐라처럼 등장한 야오베이나(姚貝娜). 티셔츠에 청바지차림으로 첫 무대에 서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사진출처=네이버 동산선생 블로그)

그러다가 중국 대중가수계를 대표하는 남자 가수인 유환(劉歡)의 눈에 띈 것이 그녀에게 큰 전기가 되었다. 그의 주선으로 2012년 TV드라마《후궁견환전(后宫甄嬛傳)》에 나오는 주제곡 《홍안겁(紅顔劫)》을 필두로 삽입곡 모두를 불러 이것이 큰 인기를 얻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그해 6월 야오베이나가 첫 단독콘서트를 열었는데 이때에 TV드라마 제작진과 유환 등의 찬조출연을 해주었고 그의 콘서트는 대성공을 거둔다.

이듬해부터 그녀의 위상은 엄청 높아졌다.

2013년 3월에는 15회 청년가수상 준결승의 심사위원으로 등용되기도 했고 그해 7월에 열린 TV프로그램《중국의 목소리(中国好声音)》(The Voice OF China)에서는 최고인기상을 수상하는 등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결승에 진출했다. 이 때 단발머리에 상의는 티셔츠, 하의는 청바지 차림으로 나와 중국 전통민요창법을 바탕으로 한 길고 선명한, 강렬한 목소리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최종 결승에서는 뜻밖에도 무명의 가수 훤훤(萱萱)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쳤는데, 이 때 그녀의 팬들이 이 프로그램 제작진의 농간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거센 반발을 일으키기도 했다.

姚贝娜在《中国好声音》第二季献唱《也许明天》。

그런데 그녀가 사실은 유방암에 걸린 것이 알려졌다. 유방암 중에서도 임파선이 잘못되는 유선암(乳腺癌)이었다. 2011년 4월에 유선암 가능성을 진단받고 그 다음 달 말에 북경 인민병원에서 왼쪽 가슴을 절개하고 정형수술로 일부 복원한 후에 화학치료를 받아 10월에는 치료를 끝냈다.

▲야오베이나(姚貝娜)가 유선암 진단을 받고 투병중일 때 전라로 유방암 예방 홍보 모델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사진출처=네이버 동산선생 블로그)

그런데 가수 유환에게 발탁된 것이 이 치료 도중에 이뤄졌다. 2011년 5월 야오베이나가 유선암 진단을 받고 몇 차례 화학치료를 하던 중에 유환이 전화를 해서 병의 상태를 묻고 치료가 끝나면 일을 같이 하자고 제의했다고 아버지가 증언한다. 유환은 야요베이나를 만나 작업을 같이 해서 그 이듬해 초에 엄청 뜨게 된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