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사진시장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전시리뷰]사진시장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 조문호 기자/사진가
  • 승인 2016.08.05 15: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성남훈의 '파리' 빈티지 시리즈 ‘꿈은 시간을 모른다’전에서...SPACE22, 23일까지

꽁꽁 얼어붙은 우리나라 미술시장에서 사진이 꿈틀거리고 있다.

바로 ‘SPACE22’가 시도한 아트마켓 프로젝트 '셀렉션 앤 컬렉션(Selection &Collection)에서다.스페이스22가 선정한 작품을 일반인들이 소장한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이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사진시장의 숨통을 튀워 전업 작가들을 지원하려는 새로운 시도였다.

▲‘집시’ 10장의 소장용 시리즈(뮤지움 퀄리티 화이버 베이스 인화지 프린트 수작업)

새로운 가능성을 열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Selection &collection'프로젝트 1호로 다큐멘터리 사진가 성남훈의 사진이 선정되었는데, 앞으로도 새로운 작가들을 선정해 이와 유사한 형태로 진행된다고 한다.

지난 3일, 강남 ‘스페이스22’에서 처음 열린 성남훈의 파리 빈티지 시리즈 ‘꿈은 시간을 모른다’전은 개막 첫 날부터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들며 사진이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하루 만에 전시에 투자한 전액이 환수될 만큼 성황을 이루었다.

▲‘집시’ 10장의 소장용 시리즈(뮤지움 퀄리티 화이버 베이스 인화지 프린트 수작업)

'셀렉션 앤 컬렉션'에서 판매되는 모든 작품들은 미술관에 소장되는 수준의 화이버베이스 인화지에 수작업으로 프린트된 사진인데다, 거품을 걷어낸 가격으로 판매한 것이 주효했다. 전시작을 갤러리 수익이 포함되지 않은 특별가로 판매한 것은 비영리 대안공간 ‘스페이스 22’의 아트마켓 프로젝트였기에 가능했다.

▲ 최초 공개되는 빈티지 시리즈 _ 에이전시‘라포’ 소속 시절 첫 취재, 포르투갈의 아프리카 이민자 아이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시된 사진들이 좋았다는 점이다.드레스를 휘날리며 애잔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집시소녀나 바이올린 선율로 낭만적인 풍경을 연출한 집시사진들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규격별로 다양화 된, 10장으로 장정된 소장용 시리즈도 인기였다.

▲최초 공개되는 빈티지 시리즈 _ 에이전시‘라포’ 소속 시절 첫 취재, 포르투갈의 아프리카 이민자 아이들

그리고 성남훈 과는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파리' 사진들이 처음으로 공개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아련한 시절의 파리 사진학교 첫 과제부터 리베라시옹 신문에 20일 간 연재한 파리 20개 구의 이방인의 시선, 그리고 베를린 천사의 시에 나옴직한 아이들 사진 등, 당시의 40여장도 빈티지 프린트로 모습을 드러냈다.

▲최초 공개되는 ‘파리’ 빈티지 시리즈 _ 파리 사진학교 이카르 포토 재학시절 과제 사진, 1990년대

다큐멘터리 사진가 성남훈은 잘 알려진 사진가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의 보도사진 콘테스트인 '월드 프레스 포토'에서 두 번이나 수상했고, 프랑스 파리 사진대학인 이카르 포토(Icart Photo)에 재학 중에 '집시' 사진으로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르 살롱'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최초 공개되는 빈티지 시리즈 _ 에이전시‘라포’ 소속 시절 첫 취재, 포르투갈의 아프리카 이민자 아이들

그리고 1999년에는 인도네시아 민주화과정을 취재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월드프레스포토에서 '일상뉴스 부문'에 선정됐고, 2009년에는 옛 동티벳 캄지역 비구니승려의 포트레이트인 '연화지정' 시리즈로 '포트레이트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그 사연 있는 수상작들이 모두 전시된다는 것이다.

▲ 최초 공개되는 빈티지 시리즈 _ 에이전시‘라포’ 소속 시절 첫 취재, 포르투갈의 아프리카 이민자 아이들

그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 국내외적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코소보, 에티오피아, 아프가니스탄, 인도네시아, 발칸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전쟁지역, 소외지역을 다녔으며, 아직까지 유민들의 부유하는 삶을 기록하는 중이다.

▲최초 공개되는 빈티지 시리즈 _ 에이전시‘라포’ 소속 시절 첫 취재, 포르투갈의 아프리카 이민자 아이들

성남훈은 작업노트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파리, 아이, 집시들의 사진은 기억의 서쪽이다. 불안한 20대의 나를 숨기기 위한 가림막이자 얼어붙은 나를 깨트려준 작은 바늘 같은 것이다."

‘미진프라자’의 후원으로 기획된 성남훈의 '꿈은 시간을 모른다'전은 오는 23일까지 이어진다.

▲최초 공개되는 빈티지 시리즈 _ 에이전시‘라포’ 소속 시절 첫 취재, 포르투갈의 아프리카 이민자 아이들

그리고 작가의 해설로 듣는 전시는 8월 11일(목) 6시부터 8시까지 SPACE22 세미나룸에서 진행된다. (SPACE22 / 02-3469-0822)

▲개막식에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성남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