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원로들 "정관 개정해 외부 인사 '미협 이사장' 영입하자"
미술계 원로들 "정관 개정해 외부 인사 '미협 이사장' 영입하자"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6.08.19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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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의 미래, 원로에게 길을 묻다' 열려 "미술계 활성화 위해 자정노력과 권익위해 인식의 전환 필요한 때"

미술계 원로들이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고 이를 위해 정관을 개정하자는 것에 뜻을 모았다.

18일 오후 서울 인사동 센터마크호텔에서 열린 '한국미술의 미래, 원로에게 길을 묻다' 간담회에서 미술 원로들은 최근 미술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을 '대통령과 정부를 설득시킬 수 있는' 외부 인사에게 주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정관을 개정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 18일 열린 '한국미술의 미래, 원로에게 길을 묻다'

간담회에는 이제훈 한국미술정책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박철교 전남대 명예교수, 조규철 대한민국수채화작가협회 고문, 박외수 대한민국아카데미미술협회 이사장, 정영남 현대한국화협회 이사장, 이태길 사단법인 신작전 이사장, 서양화가 신현국 선생, 김명태 공주대학장, 이현국 화백, 박종회 화백, 우희춘 한국미술협회 고문 등 원로 예술가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를 주최한 이제훈 한국미술정책연구소장(서양화가)은 "중국 화가의 그림이 최근 1988억에 낙찰을 받고 '세계를 자국으로 부른다'라고 할 정도로 중국 미술계가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고 있지만 우리의 미술계는 화랑이 옥션을 겸업하고 정부가 미술산업 지원을 하지 않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침체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미술협회도, 평론가 및 작가들도 이렇다할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미술계의 미래를 열기 위해 원로 선생님들의 고견을 듣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 이제훈 한국미술정책연구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원로들은 체육의 경우 선수 출신이 아닌 경영인이 협회장을 맡아 활성화 시킨 사례를 들면서 "미술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를 설득시켜야 할 인사의 영입이 필요하고 그 인사를 설득시키기 위해서는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직을 그 인사에게 주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조강훈 이사장은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며 현재 몇몇 화가들이 후보 등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먼저 현재의 정관으로는 외부 인사 영입이 불가하다는 점을 들면서 정관을 개정하자는 것에 의견을 같이 했다. 이에 대해 '법 개정이 까다롭지 않느냐'라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제훈 소장은 "개정 절차가 간소화됐다"면서 개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회장직에 대해서는 '지금부터 인사 영입에 나서야한다'는 의견과 '내부 인사를 먼저 회장으로 추대해 그 회장이 인사 영입에 힘쓰고 영입이 완료되면 회장직을 물려주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몇몇 원로들이 정관 개정, 외부 인사 영입 등을 제안한 이제훈 소장을 이사장으로 추대하자는 의견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 소장은 "말씀은 고맙지만 막상 누구든 이사장이 되면 초심을 잃게 된다. 어떻게 바뀔 지 모르게된다" 면서 자신이 이사장직을 맡는 것보다는 정관 개정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철교 전남대 명예교수는 "정부 이전에 우리 자체의 개혁이 있어야한다"면서 "지난날의 흔적을 짚고 넘어가며 새로운 발전을 모색해야한다. 지금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선출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는 이태길 사단법인 신작전 이사장

이날 간담회는 오는 9월 8일과 28일로 예정된 '한국미술의 미래, 원로에게 길을 묻다'의 준비 모임 성격으로 이뤄진 것으로 미술계 발전을 위한 대안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열렸다. 한국미술정책연구소는 9월에 모임을 열고 원로들의 자문을 계속 구할 예정이다.

이제훈 소장은 "법인세의 1/1000, 1/10000도 좋으니 이를 문화창작지원금으로 해주기만 해도 미술계가 살아날 수 있다. 미술계의 발전을 위한 신작로를 원로 선생님들을 통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