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무용단· 미술관협업 퍼포먼스 ‘예기치 않은’ 프로젝트 개막
국립현대무용단· 미술관협업 퍼포먼스 ‘예기치 않은’ 프로젝트 개막
  • 이은영 기자/유예림 인턴기자
  • 승인 2016.08.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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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과 현대미술의 만남…10월 23일까지 국현미술관에서 전시, 무용, 설치미술 등 예상치 못한 장면 연출

25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현대무용단의 협업 퍼포먼스 ‘예기치 않은’ 프로젝트의 개막식이 열렸다.

무표정을 한 채로 느리게 걷던 무용가들은 속옷만 남겨두고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한다. 옷을 하나씩 벗을 때마다 발걸음은 점점 빨라진다. 그리곤 바닥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아무 옷이나 신발 등을 다시 입고 신는다.

▲안데스 작가의 <시체옷> 퍼포먼스로 헌 옷이 넘쳐나는 의류시장의 구조를 확인하고, 넘쳐나는 헌 옷을 둘러싼 불투명한 유통 흐름을 추적하는 등 정신없이 돌아가는 유행의 그늘에서 바라본 현실을 담았다.

이렇듯 ‘예기치 않은’ 퍼포먼스가 펼쳐져 관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이는 안데스 작가의 <시체옷> 퍼포먼스로 헌 옷이 넘쳐나는 의류시장의 구조를 확인하고, 넘쳐나는 헌 옷을 둘러싼 불투명한 유통 흐름을 추적하는 등 정신없이 돌아가는 유행의 그늘에서 바라본 현실을 담았다.

헌 옷의 출처와 이동경로에 관심을 가졌던 안데스 작가는 지난 2014년 기증형 옷가게를 차려 직접 헌 옷을 사고 팔면서 헌 옷의 이동경로 데이터를 모았다.

▲안데스 작가의 <시체옷> 퍼포먼스로 헌 옷이 넘쳐나는 의류시장의 구조를 확인하고, 넘쳐나는 헌 옷을 둘러싼 불투명한 유통 흐름을 추적하는 등 정신없이 돌아가는 유행의 그늘에서 바라본 현실을 담았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시체옷> 퍼포먼스는 빠르게 변화하고 유통되는 의류산업과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의 현실을 보여준다.

<시체옷> 퍼포먼스 뒤에는 안무가 조형준의 <오버 더 월>이 진행됐다. <오버 더 월>은 ‘벽’에 대한 탐구에서 출발하여 신체의 움직임으로 이루어지는 공간 지각에 대한 퍼포먼스이다.
이 날 열린 개막식에서 안애순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은 “춤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미술관에서 춤에 대한 새로운 탐구를 하고자 한다.”며 “안무가들이 미술관에서 좀 더 유연한 자극을 얻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데스 작가의 <시체옷> 퍼포먼스로 헌 옷이 넘쳐나는 의류시장의 구조를 확인하고, 넘쳐나는 헌 옷을 둘러싼 불투명한 유통 흐름을 추적하는 등 정신없이 돌아가는 유행의 그늘에서 바라본 현실을 담았다.

<국립현대미술관X국립현대무용단 퍼포먼스: 예기치 않은> 프로젝트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매년 개최하고 있는 다원예술프로젝트의 확장 프로그램으로, 이름처럼 ‘예기치 않은’ 장면과 퍼포먼스를 미술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에게 선보인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현대무용단의 공동 기획을 통해 장르 간 교류와 실험 기회를 확장하고, 다원예술의 형태로 장르와 형식의 한계를 뛰어 넘는 젊은 작가들에 주목한다.

퍼포먼스는 전시 형태부터 미술관에 들어온 무용, 즉흥적인 게릴라형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형태로 ‘예기치 않은’ 장면들이 연출된다.

▲안데스 작가의 <시체옷> 퍼포먼스로 헌 옷이 넘쳐나는 의류시장의 구조를 확인하고, 넘쳐나는 헌 옷을 둘러싼 불투명한 유통 흐름을 추적하는 등 정신없이 돌아가는 유행의 그늘에서 바라본 현실을 담았다.

관객 참여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시각예술가 고재욱은 반 거울과 유리로 구성된 1인 노래방 형태의 <다이 포>를 선보인다. 외부에서는 1인 노래방 내부의 노래 부르는 사람을 볼 수 있지만, 내부에서는 노래를 부르는 자기 자신의 모습밖에 볼 수 없다. 자신을 타인에게 드러내고자 하지만, 결국은 자신의 모습밖에 확인할 수 없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심리를 관객 참여 형태의 설치작품으로 보여준다.

김숙현과 조혜정은 무용수의 몸을 다양한 스크린 안에서 시각적으로 배치하고 구성하는 작품 <스크린+액션!>을 선보인다. 스크린 안의 시간은 과거 서구의 전통적 시간 개념에 기대어 있는 것으로, 비연속적이며 분절가능하고, 인간의 사고로 조작이 가능한 일차원적인 공간으로 평면화한다.

▲안데스 작가의 <시체옷> 퍼포먼스로 헌 옷이 넘쳐나는 의류시장의 구조를 확인하고, 넘쳐나는 헌 옷을 둘러싼 불투명한 유통 흐름을 추적하는 등 정신없이 돌아가는 유행의 그늘에서 바라본 현실을 담았다.

하지만 실제의 인간은 연속적이고 인간의 논리적 사고와 무관하게 그 자체의 흐름 속에서 다면성을 가진다. 마찬가지로 무대 위의 퍼포먼스 시간은 실제 시간을 보여준다. 인간의 몸과 그것의 움직임은 공간에 영향을 받으면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매순간 변이하고 독특한 리듬을 형성한다. 또한 절대 동일하게 복사, 반복될 수 없다. 이 때문에 스크린과 퍼포먼스의 시·공간 결합과 이탈은 관객들의 주관적인 시·공간에 대한 경험과 각각의 극적인 확장을 가져온다.

예술공동체 진달래와 박우혁은 사물과 현상의 질서, 규칙, 규범, 관습, 패턴에 대한 의문을 다양한 형태로 기록하는 가상이며 실제의 플랫폼 프로젝트 ‘아카이브 안녕’을 전개하고 있다.

▲안데스 작가의 <시체옷> 퍼포먼스로 헌 옷이 넘쳐나는 의류시장의 구조를 확인하고, 넘쳐나는 헌 옷을 둘러싼 불투명한 유통 흐름을 추적하는 등 정신없이 돌아가는 유행의 그늘에서 바라본 현실을 담았다.

이들은 집단 구성원으로서 인간이 사회화되는 과정에 관심을 가지며 특히 사회가 인간을 사회성 유무로 가치판단하고, 개인의 욕망을 사회 구성원들의 기대에 따라 조정하는 상황에 집중한다. <움직이는 현재>는 작가의 이러한 여러 패턴과 층위로 나타나는 사회화의 현상을 시간, 운동, 구조가 결합된 현장을 통해 시각화한다.

무용가 황수현의 <아이 원트 투 크라이, 벗 아임 낫 새드>는 개인의 영역으로 인식되어 있는 감정을 구조화하면서 개인의 감정이 그 구성원과 환경에 어떻게 관련되는지 탐색하고자 한다.

언어를 재료로 작업을 하고 있는 김뉘연과 전용완은 안무가를 통해 번역된 ‘스코어-시(Score-poetry) 여섯 편의 연작인 <문학적으로 걷기>를 선보인다. 문학시를 따라 주요 작가와 작품을 정하고, 선정한 작가나 작품에 관한 ‘걸음’을 고안한다.

▲안데스 작가의 <시체옷> 퍼포먼스로 헌 옷이 넘쳐나는 의류시장의 구조를 확인하고, 넘쳐나는 헌 옷을 둘러싼 불투명한 유통 흐름을 추적하는 등 정신없이 돌아가는 유행의 그늘에서 바라본 현실을 담았다.

김보라와 김재덕은 <꼬리언어학>을 통해 고양이의 꼬리언어와 몸짓에서 모티브를 포착해 위선적인 교양주의와 언어의 해석적 오류를 풍자한다. 꼬리언어에서 보듯 선과 면, 또는 선과 도형의 교차와 같이 구조적이고 기호학적인 움직임들을 재조합하고 해체하는 과정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말과 글보다 더 원초적이고 더 명징한 몸의 언어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언어와 공간의 시적, 정치적 충돌에 관심을 갖고 설치, 사운드, 퍼포먼스, 텍스트 등의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업을 하고 있는 태이는 <잠물결>을 통해 내밀한 사적 공간과 불안한 공공의 공간에서 잠을 청하는 도시 이웃들의 시간을 보여준다.

생산과 노동을 반복하는 수면부족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위태로운 휴식과 다양한 형태의 사적인 공간을 재현하고 참여자들과 함께 만드는 청각적, 시각적 재생과 쉼표를 상기시키고자 한다.

미술과 무용, 장르 사이의 이분법을 허물고 각자의 맥락에서 이탈하여 ‘예상하지 못한’, ‘예기치 않은’ 장면들을 만들어내는 이번 콜라보레이션은 지난 17일부터 오는 10월 23일까지 3개월 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곳곳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