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리 코사이 개인전 'The Garden of the Fall and Rebirth', 부산에서 전시
호리 코사이 개인전 'The Garden of the Fall and Rebirth', 부산에서 전시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6.09.2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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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리러 604 전시에 이어 23일부터 Project B6, 회화 작품과 퍼포먼스 선보여

회화, 입체, 설치, 퍼포먼스, 사진 등 다양한 활동을 한 일본 작가 호리 코사이의 개인전 'The Garden of the Fall and Rebirth(망과 재생의 정원)'가 부산에 있는 갤러리 604 전시에 이어 오는 23일부터 해운대 부민병원 1층에 새로 오픈하는 Project B6에서 열린다.

호리 코사이는 지난 3일 개막한 부산비엔날레에서 퍼포먼스 <혁명>을 선보이며 비엔날레를 찾은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작가로 그동안 부산에서 여러 번 전시회를 가졌고 이번에 2010년 이후 6년만에 부산에서 다시 개인전을 열었다.

▲ 호리 코사이

호리 코사이는 일본의 학생운동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1969년 대학 재학 중 전국학생공동투쟁위원회(전공투) 미술 분야 운동인 '미술가공투회의'를 조직해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비판적 시각의 작품들을 만들어냈고 1971년 부산비엔날레에서 선보인 퍼포먼스 <혁명>을 내놓았다.

그는 이로 인해 타마미술대에서 퇴학을 당했지만 이후 학교의 요청으로 다시 돌아와 교수로 재직했고 2014년 정년퇴임 후 현재 타마미술대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호리 코사이는 예술가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졌으며 이를 비디오와 사진, 퍼포먼스, 판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풀어갔다. 70년대 말에는 회화를 중심으로 강한 터키의 깊은 표현원점을 관철했고 80년대부터는 캔버스에 와지를 겹붙여 아크릴을 사용하는 독자적인 기법을 만들어, 자연을 주제로 한 큰 화면의 추상표현을 전개했다. 

▲ The Garden of the Fall and Rebirth-14,130.3x162cm,2015

이후 최근에는 회화작품 제작과 동시에 과거의 다양한 활동을 재검증하고 있으며 지난 2014년에는 <혁명>을 새로운 버전으로 만들어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개인전에는 그의 신작 회화작품이 선보인다. 그의 신작시리즈 제목이자 전시제목인 'The Garden of the Fall and Rebirth'는 포르투갈에 사는 그의 친구가 25년동안 만들고 있는, 언제 완성될지 모르고 '완성이 목적이 아닌' 비공개의 식물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무질서처럼 보이면서도 자연의 거대한 질서가 있어, 다시 생명력이 가득차고 극에 다다르고 관능적이기도 한 그 정원을 보고 작가의 부인이 감동해서 한 말이라고 한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 중 드로잉은 대부분, 예전에 그리다 중단한 것들, 판화의 시험인쇄한 것, 일단 망친 것 위에 '덮어쓰기'를 하는 것처럼, 언어로부터 발전한 드로잉을 덧붙여 '재생'한 것들이다.

▲ The Garden of the Fall and Rebirth-26, 130.3x194cm, Japanese ink, mineral pigments, dermatograph,crayon, Japanese paper on canvas, 2016

개인전에서는 작가의 퍼포먼스 <To Remember>도 주목된다. 10명 정도의 부산 시민과 함께하는 퍼포먼스로 작가가 2010년 부산에서 촬영한 해운대의 풍경을 뒤로 한 채, 참여자의 어려운 때, 슬플 때 가장 격려 위로를 받았던 말이나 시, 소설, 편지 등의 문구를 말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해운대(과거) 영상과 참가자들의(현재) 그림자가 겹쳐지며, 파도 소리에 수십 명의 말이 겹쳐진다. 움직이는 속도는 점차 빨라지고 말도 커지기 시작하며, 그들의 말은 더 이상 하나하나의 단어로는 들리지 않고 말의 의미조차 알지 못한 채, 그저 큰 소리의 덩어리로 들릴 뿐이다. 말의 내용은 이제 더 이상 그것의 의미를 상실하며 기억의 한 덩어리가 된다는 것이 퍼포먼스의 내용이다.

한편 이번 개인전이 열리는 Project B6는 갤러리 604가 새로 만든 공간이며 10월 29일까지 전시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