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 유골함 절도 범인 윤곽 드러나
최진실 유골함 절도 범인 윤곽 드러나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8.21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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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CCTV에 치밀한 범행모습 고스란히 찍혀 판독 중


고(故) 최진실의 유골함 도난상황이 찍힌 CCTV를 찾아냈다.

▲ 양평경찰서에서 공개한 최진실 유골함을 도난 현장의 범인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양평경찰서는 범행장면이 찍힌 영상을 통해 당초 짐작했던 단순한 우발이 아닌 치밀하게 준비된 범행이었음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20일 브리핑을 통해 “14일로 예상했던 범행시간이 CCTV 확인 결과, 그보다 열흘 전인 지난  4일이었다”면서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손망치를 이용해 분묘를 깨고 유골함을 훔쳐가는 장면이 찍혀있었다”고 밝혔다.

범인은 반팔 티셔츠에 조끼를 입고 군복 무늬의 하의를 착용한 상태로, 지난 8월 4일 오후 5시 56분 최진실의 묘역에 진입한 후, 오후 10시 2분 경 주위를 살피며 묘에 접근했다.

오후 10시 34분경 포대에서 해머를 꺼낸 뒤 분묘의 두께가 가장 얇은 묘역의 뒷부분을 내리쳤다. 경찰은 분묘의 이 같은 특징을 알고 범인이 이를 노린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범인은 처음에 분묘의 대리석 기둥을 잘못 쳐 몇 차례 더 해머질을 했고 유골함을 꺼내려다 실패했다. 결국 범인은 수차례 더 해머를 내려쳐 분묘를 깼고 유골함을 꺼내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범인이 분묘의 중간부분을 때려 파편이 튀면 유골함이 깨질 수 있기 때문에 우측 모서리 부분을 내려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범인은 오후 10시 46분 유골함을 들고 CCTV 카메라 밖으로 나갔다가 1분 후 플래시를 갖고 다시 묘역으로 와서 주위 흔적을 지우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범인은 주위에 있던 고인의 사진, 조화 바구니 등을 옮겨 깨진 부분을 가린 뒤 오후 10시 49분 묘역 밖으로 나갔다가 무슨 이유인지 다음날인 5일 새벽 3시 36분 다시 현장에 나타나 걸레로 2분여간 물청소를 한 뒤 떠났다.

이와 관련 경찰은 “범인의 주도면밀한 점 등으로 보아 몇차례 같은 범행을 한 적이 있는 전과자로 보고 수사 대상을 압축하고 있다”며 “보다 정확한 CCTV 판독 후 신원이 파악되면 공개수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