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창원조각비엔날레 ‘억조창생', 사물-예술로 승화시키다
2016창원조각비엔날레 ‘억조창생', 사물-예술로 승화시키다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6.09.2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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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부터 10월23일까지 용지호수공원, 성산아트홀, 문신아트센터서 세계적 조각거장 작품 감상할 수 있어

‘2016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지난 22일 국내외 작가를 비롯 문화예술계 인사, 창원시민 등 700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올해로 3회를 맞는 창원조각비엔날레’는 국내외작가 15개국 118명이 참여해 ‘억조창생(億造創生-수많은 사물에 생명을 부여한다는 의미)’을 주제로 오는 10월 23일까지 32일간 용지호수공원을 비롯해 성산아트홀, 문신미술관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2016창원조각비엔날레 개막식에서 테잎커팅을 하고 있는 주요 인사들.

국내 유일의 조각비엔날레인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지역이 배출한 조각의 거장인 문신, 김종영, 박종배, 박석원, 김영원 등의 예술혼을 기리는 명실공히 ‘조각예술의 본고장’으로서 위상에 걸맞는 행사로 국내외 수준 높은 조각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이고자 개최됐다.

지난 22일 용지호수공원에서 열린 이날 개막식에는 식전과 개막축하 공연으로 김백기 공연예술감독의 연출로 타악, 라이브페인팅, 무용 등의 다양한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특히 퍼포먼스는 이번 비엔날레에 출품된 작품을 활용한 미술과 공연이 융합된 다원예술을 선보여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와 함께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개막아트퍼포먼스. 우측 사람 모형의 조형물은 김영원 전 홍익대교수의 작품.

이 자리에서 이번 조각비엔날레를 주관한 신용수 창원문화재단 대표는 “창조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으로 예술혼을 꽃피우며 역대 최대규모 전시로 동시대 세계 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이제 전세계가 주목하는 예술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올해의 주제인 '억조창생'이라는 대명제에 걸맞게 사물에 예술인의 혼을 불어넣음으로써 예술적 상상력을 얻게 하고, 상상력을 바탕삼아 시민의 문화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비엔날레의 개막을 알렸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이번 행사는 예술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누구나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더욱 심혈을 기울였고, 주제와 작품 선정에 있어 시민들이 보다 쉽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운을 떼고 “김종영 선생을 비롯해 많은 조각가들을 배출한 창원에서 개최되는 조각비엔날레는 시민들의 삶과 예술의 공존을 통해 창원시가 문화예술도시로 향해가는 새로운 도전이며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리 조각의 거장들의 작품을 비롯 국내외 16명의 작가들의 작품이 설치된 용지호수공원. 이번 비엔날레로 인해 조각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창원시는 이번 제3회 비엔날레를 계기로 야외조각공원이 조성된 셈이다. 이태리 현대미술의 거장인 보벨로 피노티(Novello Finotti), 밈모 팔라디노(Mimmo Paladino),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Michelangelo Pistoletto)를 비롯 중국의 첸웬링, 양치엔 등 유명 해외작가들과 세종대왕 동상을 조각한 김영원 전 홍익대 교수를 비롯 이태리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은선작가와 이일호, 한진섭, 신한철, 한효석 이경호, 김승영, 이재효, 홍지윤, 윤진섭, 박원주, 이응우, 전원길, 고승현 등 총 조각계의 중견 및 중진 작가들의 작품이 설치됐다.

따라서 안 시장은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조각공원으로 조성된 용지호수공원에서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접하게 될 어린이들 중 세계적인 조각가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보이는 한편 창원이 대한민국 조형예술의 본향으로서 이름이 널리 알려질 것으로 확신했다.

이번 비엔날레의 총감독을 맡은 윤진섭 호주시드니대학명예교수이자 평론가는 비엔날레에 참여한 국내외 작가들과 작품을 기증해 준 작가 등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번 비엔날레 예산이 적어 많은 걱정을 했는데 세계적인 작가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시에 기증했다”며 특히 국내 김영원 작가를 비롯 많은 한국작가들이 작품을 기증해 준 것에 무한 감사를 보냈다.

▲숲속 나무에 매달려 있는 매미는 실제가 아닌 작가의 작품이다.

용지호수공원에는 16점의 영구설치 작품과 15점에 달하는 일시설치작품을 주변숲속 산책로 등에서 감상할 수 있다.

윤감독은 “산책하다 숲속을 보면 마치 숨바꼭질하듯 이제까지와는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숲속 나무에 실제가 아닌 작품으로 만든 매미가 달린 것 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이번 전시의 주제인 억조창생을 통해 보여주고, 지향하고자한 핵심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요셉 보이스가 말한 ‘누구든지 예술가가 될 수 있다’고 한 말이 실현되고 있는 예로 호수공원 산책로에 시민들이 일상에서 사용하던 생수병이나 자신들의 추억이 담긴 사물들로 만든 10미터 길이의 터널형 구조물,‘100만 창원시민의 꿈’을 들었다.

▲시민들이 자신들의 일상의 물건들에 의미를 부여해 설치한 '창원10만인의 꿈'이라는 제목의 공동작품. 개막식 참석자들이 10미터에 이르는 작품터널을 지나고 있다.

끝으로 윤감독은 “지난 7월1일은 안상수 시장이 창원시를 문화예술특별시로 선포한 날이다. 그 선포식이 단순히 행정적인 하나의 절차로 끝나지 않고 진정으로 시민들의 마음과 생활을 변화시키고, 창원시를 아름다운 희망과 꿈을 마련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면 이번 비엔날레의 훌륭한 역할과 소임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개막행사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선선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용지호수공원에서 부터 성산아트홀 전시실 전관에 이르기까지 걸으면서 윤진섭 총감독의 자세한 작품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성산아트홀에 전시된 작품들을 개막식 참석자들이 둘러보고 있다.

한편 창원조각비엔날레는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23일 오후에 경남도립미술관에서 국내외 현대조각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열렸고, 10월 3일 오후 3시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는 로봇공학자 등이 참여하는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될 예정이다. 또 개막일부터 용지호수공원 잔디광장에서는 로봇만들기 체험프로그램과 거리조각프로젝트, 비엔날레공연예술제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