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함평에서 청동제 거울모양동기 등 각종 유물 발견
전남 함평에서 청동제 거울모양동기 등 각종 유물 발견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6.09.2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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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북지방에서 주로 확인되는 동기 출토, 지역사회 유력자 무덤 자리 추정

전남 함평에서 청동기 시대에 사용한 청동제 거울모양동기 등 각종 유물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26일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한국문화재재단이 발굴조사 중인 전남 함평군 상곡리 건물 신축부지 내 유적에서 청동기 시대부터 삼국 시대까지 주변 지역ㆍ인근 국가와 활발한 문물교류를 입증하는 청동제 거울모양동기 등 각종 유물이 출토되었다"고 밝혔다.

▲ 전남 함평에서 발견된 청동제 거울모양동기 (사진제공=문화재청)

거울모양동기는 청동기~초기철기 시대의 중국 동북지방을 중심으로 유행한 청동으로 만든 거울 모양의 장식으로 주로 몸 앞에 매달아 반사되는 빛을 이용할 때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발굴조사는 개인주택 신축부지에 대한 소규모 발굴조사(국비 지원)로, 790㎡의 사업부지에 대한 정밀 발굴조사가 추진되었다.

현재까지 조사결과 청동기 시대 토광묘(土壙墓, 지하에 수직으로 네모난 구덩이를 파고 시체를 매장하거나 목관을 사용한 묘) 1기, 주거지 2기, 구상유구(溝狀遺構, 고랑 모양의 터) 1기, 초기철기 시대 석관묘 4기와 주구(周溝, 무덤 주변의 도랑) 1기, 삼국 시대 주구 1기 등 모두 21기의 유구가 확인되었다.
 
특히, 초기 철기 시대의 석관묘 1호에서 중국 동북지방에서 주로 확인되는 거울모양동기가 4점 출토되었다. 

거울모양동기는 오목한 면의 가장자리에 꼭지(紐)가 1개씩 부착되어 있으며 4점 모두 형태와 크기(6.4×6.2cm)가 같아 동일한 틀을 이용한 밀납주조(蜜蠟鑄造) 방식으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며 중국 동북지방의 앞선 청동문화와 연결되는 것으로 이 무덤이 당시 지역사회 유력자의 무덤임을 추측할 수 있다.

삼국 시대 주구(周溝)에서 출토된 유물 중에는 제사를 지내면서 항아리 등을 일부러 깨뜨린 흔적이 남아 있었으며, 백제 중앙의 조족문토기(鳥足文土器)와 함께 일본 구주지역의 스에키계(須惠器系) 개배(蓋杯, 뚜껑이 있는 접시), 가야의 파상점열문(波狀點列紋) 항아리 등이 출토되었다. 

이는 삼국 시대에도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백제 중앙과 대가야, 멀리는 바다 건너 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과 활발하게 문물교류를 했음을 보여 주는 중요한 학술자료일 수 있다고 문화재청은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번 발굴에 대해 "함평 상곡리 유적은 영산강 유역을 중심으로 활발했던 고대 철기 시대부터 삼국 시대에 이르기까지 문물교류의 실체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