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이 지켜온 문화유산,문화재 지정 추진
간송이 지켜온 문화유산,문화재 지정 추진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6.10.1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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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계산무진>, 정선<경교명승첩> 신윤복<미인도>, 이정<삼정첩> 등

간송 전형필 선생이 전 재산을 바쳐 평생에 걸쳐 수집해 온 간송미술관 소장 일부 작품이 보물 로 지정될 예정이다.

문화재청과 간송미술문화재단(이사장 전성우, 이하 간송재단)은 지난 7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문화재 보존․관리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간송문화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 중 37점(주요작품 아래 사진)의 작품을 선별해 국가문화재로 지정키로 했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왼쪽 가운데), 전성우 간송미술문화재단 이사장(우측 가운데) 이업무협약을 맺고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과 간송미술문화재단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간송 전형필 선생의 탄생 110주년을 맞아, 간송의 각별한 애정과 열정으로 수집된 간송재단 소장 문화재의 효율적인 보존과 관리를 위해 상호 간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탄은 이정, 삼청첩 中 고죽.(사진제공=문화재청)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먼저 간송재단 소장품의 문화재 지정이 추진될 예정이다. 이정의 <삼청첩>, 정선의 <경교명승첩>, 신윤복의 <미인도>를 비롯해 역사적ㆍ예술적 가치가 탁월한 작품들을 대상으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 조사를 시작한다. 특히, 미술사 기반의 인문학적 조사와 함께 자연과학적 조사를 병행함으로써 해당 작품의 제작기법ㆍ주요특성ㆍ보존상태 등을 확인하여 최적의 보존관리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겸재 정선, 경교명승첩 中 인곡유거.(사진제공=문화재청)

또한, 이번 조사를 통해 보물로 지정되는 문화재는 특별전시, 학술심포지엄을 통하여 국민 누구나 높은 수준의 문화재를 감상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추사 김정희, 계산무진.(사진제공=문화재청)

간송재단은 그동안 자체적으로 진행해 온 소장품 연구ㆍ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2013년 간송미술문화재단이라는 공익재단을 설립한 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 여러 공간에서 국민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간송재단의 이러한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소장품 연구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일반인 대상 교육활동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혜원 신윤복, 미인도.(사진제공=문화재청)

간송 전형필(澗松 全鎣弼, 1906~1962) 선생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어려움 속에서도 민족 문화유산을 수집․보존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을 지켜내고 후대에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일깨운 선각자였다. 그 중에서도 국보 제70호 훈민정음과 관련된 일화는 매우 유명하다.

▲백자청화동자조어문명.(사진제공=문화재청)

조선어 교육 금지령 등 민족 문화 말살 정책이 자행되던 시절, 선생은 천원을 부르는 거간꾼에게 당시 집 열채 값이었던 만원을 더 얹어 주고 훈민정음을 구입했다. 또한,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훈민정음을 가슴에 품고 피난을 갔다고 전한다. 선생이 아니었으면 위대한 문자인 한글의 상형원리, 제자원리 등 한글의 핵심적 가치와 의미를 아직도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을지 모른다.

▲단원 김홍도, 과로도기.(사진제공=문화재청)

문화재청과 간송미술관은 다사다난했던 근현대를 살아가면서도 우리의 위대한 문화유산을 지키는 데 헌신한 간송 전형필 선생의 정신과 업적을 기리고, 소중한 문화유산을 미래 세대에 온전하게 전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긍재 김득신, 긍재일품첩 中 야묘도추.(사진제공=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