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 11월 23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 11월 23일까지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6.10.12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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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도시 경관 그린 그림과 김홍도 신윤복 작품들 같이 볼 수 있는 기회, 조선 후기 도시 변화 살펴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미술 속 도시, 도시 속 미술'이 지난 5일부터 시작되어 오는 11월 23일까지 열린다.

이번 특별전에는 조선시대 후기(18세기)부터 1930년대까지 우리 미술을 도시 문화의 맥락에서 살펴봄과 동시에 중국의 도시 경관을 10여미터에 이르는 긴 두루마리에 상세히 묘사한 랴오닝성박물관 소장 <청명상하도>와 <고소번화도>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 <청명상하도>와 <고소번화도>

두 작품은 우리나라의 국보에 해당되는 중국 1급 문화재로 조선 후기 회화와도 관련성이 크다. 두 점이 동시에 전시되는 것은 매우 드문 상황이며 그렇기에 두 작품은 오는 23일까지만 공개된다. 

특별전에서는 조선 후기의 대표 화가인 단원 김홍도(<단원풍속도첩>)와 혜원 신윤복(<혜원전신첩>)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서민들의 흥겨움과 건실함을 담은 단원과 도시 뒷골목의 유흥을 담은 혜원의 풍속화가 조선 후기 도시 문화를 어떤 모습으로 그렸는지, 두 화가의 작품 세계가 각각 어떻게 다른지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마련된다.

▲ 단원 김홍도의 <무동>
▲ 혜원 신윤복의 <주사거배>

1부 '성문을 열다'는 조선의 수도이자 대표 도시인 한양의 변화를 그림으로 살펴본다. 상업 도시로 거듭나면서 시인과 화가들이 도시를 노래하고 도시를 그린 조선의 모습과 그와 비슷한 시기에 변화를 겪는 중국과 일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중국 <청명상하도>와 <고소번화도>, 한국 <태평성시도>, 일본 < 낙중낙외도>와 함께 정조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신도시 화성의 모습을 알려 주는 <화성전도(華城全圖)>가 최초로 공개된다. 

2부 '사람들, 도시에 매혹되다'는 풍속화를 통해 도시의 일상생활을 들여다보고 도시 문화의 신진 주도층인 중인(中人)의 모습을 주목한다. 중인은 사대부 문화와 공통하면서도 독특한 여항(閭巷, 중서민층이 사는 시정 골목) 문화를 창출했으며 이는 19세기 중인 문인의 모임을 그린 유숙의 <수계도>에 잘 드러나 있다. 이 곳에는 김홍도 신윤복의 풍속화는 물론, 조희룡, 전기, 유숙 등 이른바 '여항 문인'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3부 '미술, 도시의 감성을 펼치다'는 도시의 취향과 감각을 보여주는 작품을 전시한다. 도시화가 되면서 그림과 도자기를 누구나 즐기게 되었고 그것을 소유하고 과시하려는 풍조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19세기 말에 외국인이 구입한 <기산풍속도첩> 등은 당시 미술 시장에 나온 ‘상품’으로서 미술품이 외국인에게 구매되었던 양상을 보여주며 매화 병풍의 화려한 표현력과 <책가도>에서 볼 수 있는 세속미, 이색감각의 도자기들은 도시의 미술 취향이라고 할 수 있다. 

▲ 고희동의 <자화상>

4부 '도시, 근대를 만나다'는 근대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미술가들의 변화를 모색해가는 과정을 짚어 본다. 신문물이 들어오면서 미술가들은 새로운 사조의 자극을 받으며 새로운 동향을 만들지만 식민지적 현실과 한국인의 정체성 등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도시 속 지식인으로서의 고뇌를 느낄 수 있는 고희동의 <자화상>, 낯익은 과거와 낯선 현재가 뒤섞인 서동진의 <뒷골목>등 근대의 고민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전시됐다. 

작품 감상을 더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는 '오디오 가이드'(이용료 3천원)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오디오 가이드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배경 등을 배우 고두심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전시와 함께 이와 연계된 부대행사도 관심을 모은다. 오는 20일에는 대강당에서 9명의 국내 학자들이 참가하는 학술심포지엄이 열리며 11월 11일 대강당에서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강연회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