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본다 '페스티벌284:영웅본색'
영웅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본다 '페스티벌284:영웅본색'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6.10.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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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에 대한 생각 담은 다양한 작품들 만날 수 있어, 20일부터 문화역서울 284

문화역서울 284 기획프로그램인 <페스티벌284:영웅본색英雄本色>(이하 <영웅본색>)이 20일부터 문화역서울 284에서 열린다.

<영웅본색>은 '평범한 사람들의 영웅적 삶'을 주제로 오늘날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에 관한 이야기를 전시, 공연, 영화, 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으로 엮어 관객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융복합예술 프로그램으로 8개국 24팀 70명의 작가가 참여해 전시와 공연 등을 하게 된다.

▲ 파빌리온 프로젝트 <만다라 영웅>을 소개하는 김광수 건축가

이번 전시를 기획한 신수진 예술감독은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이야기를 전달할 지 고민하는 게 기획자의 역할"이라고 밝히면서 "어린 시절 커서 뭐가 되고 싶냐고 어른들이 물으면 대부분 대통령, 과학자라고 했다. 누구나 그들이 영웅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아이들은 생각이 많아지고 대학생들은 돈 이야기를 한다. 마음의 불씨를 허디서 살릴지 허무한 마음도 든다. 어떻게 영웅이 탄생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시는 '누가 영웅을 말하는가', '우리들의 작고도 큰 영웅', '저기 태양이 온다' 세 파트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각 파트마다 '영웅'이라는 것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아낸 작품들이 선을 보인다.

건축가 김광수는 역 광장에 파빌리온 프로젝트 <만다라 영웅>을 선보인다. 비닐하우스 형식으로 지은 이곳은 참가자들이 찍은 사진을 작가가 액자로 만들어 참가자에게 보내고 다시 참가자가 액자를 배치한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면 작가가 그 사진을 담은 액자를 전시하는 일종의 '액자놀이'다.

김광수 작가는 "사진과 액자를 서로 주고받는 것을 통해 인간과의 관계를 맺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면서 "전시가 완성된 것이 아닌 전시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영웅적인 면모를 가진 강우규 의사의 동상과 대비하기 위해 비닐하우스 형태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 <최평열 과장 기념관>을 설명하는 최수앙 작가. 조각상은 지난 2009년 자신의 아버지인 최평열씨를 조각한 것이다.

또 최수앙 작가는 그를 포함한 6명의 작가들과 함께한 '모조 기념사업회' 프로젝트인 <최평열 과장 기념관>을 선보인다.

'평범한 인생을 살아온 70대 노인 최평열의 일대기를 기념하는 기념관'이라는 컨셉을 가진 이 작품은 최 작가의 아버지인 최평열씨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동상 및 흉상으로 조각해 평범한 우리들의 '아버지'가 영웅임을 보여주는 따뜻한 느낌을 전하게 된다.

또 신기운은 <진실에 접근하기>라는 작품에서 아톰, 슈퍼맨 등 시대의 아이콘들을 갈아 없애는 영상을 선보이며 사라지는 것과 존재하는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이기일의 <히식스 HE6>은 비틀즈를 모방해 1960~7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진화를 이끌었던 1세대 밴드 히식스의 사진과 비틀즈 마니아가 소장한 각종 물품들을 한 공간에 놓으며 두 세대의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 이기일의 <히식스>에 담긴 히식스의 사진

이밖에 유명인과 평범한 사람들을 형상화한 권오상의 설치작품과 괴테의 <파우스트>에 착안해 악마의 상점에서 가상의 거래를 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놀공의 <파우스트 되기>, 스스로 슈퍼히어로 '지우맨'으로 변신하려는 모습을 담은 장지우의 <프로젝트:영웅되기> 등도 선보인다.

행사 기간동안 매주 수~일요일에는 연극, 무용, 퍼포먼스 등이 선을 보이며 <카사블랑카>, <사브리나>, <블레이드 러너>, <빠삐용>, <대부>, <대탈주>, <석양의 무법자>, <내일을 향해 쏴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 추억의 영화를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신수진 예술감독은 "작가들이 서로가 생각하는 '영웅'에 대한 생각들을 작품에 담아냈다"면서 "예술의 역할이 답보다는 질문을 주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 이 작품을 보시는 관객들이 작품들을 보고 '영웅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나오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권오상 작가의 설치미술. 유명인과 일반인을 섞었다. 맨 위의 얼굴없는 인물은 '알려지지 않은 영웅'을 의미한다

문화역서울 284 측은 "모든 전시가 무료이기에 언제든 오셔서 보셨으면 좋겠다. 하루 종일 이 곳에 계셔도 좋다. 오래 머무르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영웅본색>은 오는 12월 4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