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윗선 눈치’에 상영관 난항 호소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윗선 눈치’에 상영관 난항 호소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6.10.22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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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극장, 대한극장 등 전국 20~30곳 뿐, CGV·롯데 등 멀티플렉스 대관 거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던 그의 진심이 시사하는 오늘날 가치와 의미 되새겨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전국 상영관.

고 노무현 대통령을 영화화 한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전인환 감독, 조은성 피디)가 오는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영화는 개봉관을 잡지 못해 21일 현재 상영관은 서울의 서울극장, 대한극장을 비롯, 부산 메가박스, 대구 동성로아트홀 등 전국 20~30 곳에서 시사회만 겨우 잡아놓은 상태다.

이에 제작위원회는 지난 20일 호소문을 내고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들을 위한 최소한의 기회를 줄 것을 후원자와 언론, 영화 관계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작위원회는 호소문을 통해  “<무현, 두 도시 이야기>를 만들어 온 제작진은 드디어 개봉을 앞두고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나기 위해 상영관 확보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왔다”고 말하고 “너무나도 허탈하고 답답한 상황에 처해 분노와 억울함을 차마 억누르지 못하고 후원자, 언론, 영화 관계자에게 호소의 말씀을 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년간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개봉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한 마음 한 뜻으로 즐겁게 작업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만드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차마 밝힐 수 없는 외부세력에 의한 압력도 받았고 근거 없는 조롱도 많았다”라고 토로했다.

"노무현 대통령 그리워하고 기억하는 분들과 얘기하고 싶어 여기까지 달려와"

이어 “오직 노무현 대통령을 그리며 그 분의 모습을 많은 분들께 보여드리고 아직도 노무현 대통령을 기억하는 분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처럼 오로지 한 가지 이유만으로 긴 시간 동안 고된 작업을 참아내며 마침내 여기까지 달려왔다. 만날 날이 지금 바로 눈앞에 다가왔지만 지금 그 어떤 때보다 더 큰 벽 앞에 가로막혀 참으로 황망하고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며 “결국 대기업의 횡포와 상영관을 가진 자들이 행하는 무언의 폭력에 설 곳을 잃고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해 할 말을 잊고 말았다. 수 차례, 아니 수백 번의 연락을 시도해도 상영관의 문이 열리지 않으니 영화의 개봉만을 기다려 주신 후원자 여러분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해 이렇게 호소 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포스터.

 <무현, 두 도시 이야기> 제작위원회는 “도와주십시오! <무현, 두 도시 이야기> 개봉을 위해 힘을 보태주세요!”라는 말로 국내 가장 많은 상영관을 가진 CGV와 롯데시네마에 문을 열어줄 것을 호소했지만 윗선의 눈치를 보느라 대관을 해주지 않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들은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최소한의 기회조차 빼앗지 말아달라’며 후원자 및 언론과 영화계 관계자 등에게 자신들의 뜻에 동참해 극장 문이 열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윗선 눈치 보기' 에 롯데와 CGV 등 멀티플렉스 대관 호소에도 문 안 열어"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영남과 호남의 구분 없이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모습과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조명하는 휴먼 다큐멘터리다.

최선의 시간이었고,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으며,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시절이었고, 불신의 시절이었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으며,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에게 모든 것이 있었고, 우리에겐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 천국으로 가고 있었으며, 우리 모두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 찰스 디킨스 [두 도시 이야기] 중

 노무현은 찰스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 속 변호사 카튼을 닮았다. 소설 속에서 대니를 대신 해 죽었던 카튼처럼, 우린 노무현을 잃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7년. 오늘을 사는 우리는 그를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는가?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다룬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던 그의 진심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점을 시사하는지 조명한다.

▲▲영화 <무현, 두 도시 이야기> 영화 스틸 모음.

김원명 작가는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부조리한 현상에 고민하던 중, 어린 시절 아버지의 동지인 노무현과의 만남을 떠올린다. 어느덧 그가 우리 곁을 홀연히 떠난 지 일곱 번째 오월을 맞아 원명은 무현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 나서는데… 영화는 영남과 호남에 위치한 두 도시를 배경으로 지역주의 해소와 권위주의 타파에 온 열정을 쏟았던 노무현의 발자취를 따르며,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진실한 이야기를 통해 그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게 만든다.

김원명 작가. 사회 부조리 고민하던 중 어린시절 아버지 동지인 노무현과 만남 떠올려

노 전 대통령의 업적이나 일대기를 직접적으로 그리지 않고 그를 지지하고 사랑했던 이들의 현재를 사는 모습을 담는다. 이로써 고인의 삶을 되새기는 방식을 취한다.

제목에서 짐작 가능한 ‘두 도시’는 노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활동했던 부산과 만화 ‘노무현’을 그렸던 백무현 작가가 지난 4.13 총선에 출마했던 여수다. 이 두 도시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의 메가폰은 전인권의 조카로 알려진 전인환 감독이 잡았으며. 전인권씨는 엔딩곡인 ‘걱정 말아요 그대’를 살짝 개사해 불러 영화 제작에 힘을 보탰다.

크라우드펀딩으로 목표치 123% 달성한 1억 2,300만원 모아

한편 영화는 이달 부산영화제에 출품됐으며, 개봉 비용 마련을 위한 1억 원 달성을 목표로 펀딩21을 통해 크라우드펀딩으로 비용을 마련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일인 지난 5월23일에 시작한 펀딩은 7월22일까지 2개월간 총 3,137명이 후원에 참여해 참여해 목표액을 123% 초과 달성한 1억 2,300만 원에 이르는 금액을 모았다. 노무현을 기억하는 예비 관객들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해 이런 성과를 가져왔다.

평범했던 인간 노무현이 남긴 우리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낸 휴먼 다큐멘터리 <무현, 두 도시 이야기>는 24일 서울에서부터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