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인천국악경연대회', 상주기 위한 경연인가?
[현장에서]'인천국악경연대회', 상주기 위한 경연인가?
  • 조문호 기자/사진가
  • 승인 2016.10.2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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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인천 여성가족재단 대공연장에서 열린 제4회 인천 국악경연대회를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인천 무의도를 예술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 온 힘을 쏟아 온 정중근씨의 권유로 가게 되었는데, 국악경연대회장에는 처음 가 본 터라, 다소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 국악경연대회는 전문 국악인을 양성하여 전통 예술을 발전시키려는 일념 하나로 소리꾼 조수빈씨가 총대를 맨 행사였는데, 그 곳에서 우리나라 경연대회의 허와 실을 보게 된 것이다.

▲수상자와 참가자들과 대회 관계자들의 기념촬영.

정부의 도움도 없이 사재를 털어 여는 자체도 이해가 안 되지만, 무슨 놈의 상이 그렇게도 많은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판소리, 무용, 민요 등 3개 부문으로 나뉘어져, 명창부, 일반부, 신인부, 지도자상, 예술인상 등 온통 상의 축제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그렇게 상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심사위원을 소개해도 상 받은 경력부터 소개했고, 심지어 객석에 있는 나를 소개할 때도, 어떻게 알았는지 케케묵은 상 받은 경력을 들이댔다. 비단 이 곳만이 아니라 각 부문의 경연은 물론 사진이나 미술공모에 대한 전국적인 현상이라 심각하게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였다.

그 흔한 상을 받기위해 벌이는 많은 국악인과 전수자들의 경연 또한 흥미진진했다. 무대경험이 많지 않은 경연 자들은 너무 떨려 평소 쌓아 온 자기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도 못했고, 어떤 이는 소리 도중 가사를 잊어버려 어쩔 줄 몰라 하기도 했다.

▲종합대상을 수상한 태평무의 이정자씨.

대회결과 영예의 종합대상은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내용의 '태평무'를 멋지게 춘 인천의 이정자(72)씨가 받았다. 이정자씨는 송성주씨로 부터 20여 년 전 사사받아 하루도 빠짐없이 두 시간 씩 꾸준히 연습해 온 열성파 춤꾼이란다.

더구나  최근 보유자 지정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태평무라 더욱 관심이 갔는데, 그 정도 실력이면 기능보유자를 맡겨도 손색없을 것 같았다. 사실 기능 보유자란 감투 자체도 뒤집어보면 웃기는 짜장면에 불과하다.

▲축하공연 중 신민요 '배띄워라' 박명희 외.

비록 상은 난무한 경연이었지만 2부 축하 공연은 볼만했다. “서도선소리타령보존회”, “박명희국악원”, “한가온무용단”, ‘예당국악원“, ”호운 예술단“ 등 여러 단체에서 나와 서도선소리타령, 경기민요, 신민요, 시화 춤 등 다양한 노래와 춤을 선보였는데, 우리 전통 국악의 맛과 멋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이병기, 고경희, 함옥란, 이정화, 김영순, 우종숙, 박명희, 김옥순, 김경심씨 등 많은 유명 국악인들과 대회장을 맡고 있는 이상천, 방송인 최건용, ‘인천뉴스’ 양순열 편집국장, 한국영상문학협회 이세종회장 등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