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전통연희페스티벌 ‘화락(和樂)’의 한판, 전통 놀이에 대한 관심 높여
2016전통연희페스티벌 ‘화락(和樂)’의 한판, 전통 놀이에 대한 관심 높여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6.10.25 16: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붕산대놀이, 남사당 줄타기, 솟대놀이 등 전통 놀이와 곡예팀 발굴도 큰 수확

지난 21일~23일까지 3일간 상암동 평화의공원 내 별자리광장 일원에서 펼쳐진 2016전통연희페스티벌이 우리 전통연희를 새롭게 인식하고 즐기는 흥겨운 한마당 잔치로 막을 내렸다.

올해 주제인 뛸판· 놀판· 살판의 '화락(和樂)' 걸맞게 노래와 춤 놀이를 통해 흥을 살리는 축제였다는 것이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의 평가였다.

▲개막식에서 안숙선, 김영임 명창과울랄라세션등과 무대아래 사물놀이팀의 한바탕 놀이판이 펼쳐졌다.

21일 개막식에는 안숙선 김영임 울랄라세션 등 우리 전통 판소리와 민요, 대중가요와 국악이 접목된 퓨전 국악공연 등이 쌀쌀한 가을밤임에도 시민들을 자리에 불러모아 대동한마당 축제의 서막을 열었다.

개막에 앞서 큰마당에서 열린 기지시줄다리기에는 400여 명의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얼굴에 마냥 웃음꽃을 피웠다.

22일과 23일 별자리공원의 작은마당에서 펼쳐진 중요무형문화재 제17호인 봉산탈춤의 채붕산대놀이와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인 남사당놀이 줄타기 명인 권원태의 조선줄타기는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봉산탈춤을 위한 산대와 채붕이 세워진 가운데 4과장의 취발이놀음 장면.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고증을 바탕으로 세워진 가설무대 채붕을 활용한 봉산탈춤 채붕산대놀이는 연희의 품격을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이 자리에는 고려대 전경욱 교수의 채붕산대놀이에 유래와 내용, 무대에 대한 해설이 곁들여져 시민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날 채붕산대놀이는 최근 발견된 채붕과 관련된 조선시대 자료를 바탕으로 채붕을 꾸려 우리 선조들의 놀이판이 어떠했는지를 생생히 보여주는 사료로서도 중요한 공연이었다.

▲봉산탈춤 공연을 위한 채붕과 산대가 세워진 앞에서 5과장의 사자와 호랑이춤을 선보이고 있다.

통상 난장에서 노는 놀이라 하면 무대 없이 멍석 정도를 깔아놓고 노는 놀이로 생각하고 있었던 시민들에게 우리 놀이가 격조와 품위를 갖춰 공연됐던 것을 인식시킬 수 있는 자리였다.

채붕의 설치는 올해 수원문화재단에서 2016년수원화성 기획공연으로 제작한 복원프로그램으로 경기도립국악단과 봉산탈춤보존회가 함께한 채붕복원무대에서 연행되어진 공연을 전통연희페스티벌에서 다시 재연된 것이다. 참고로 채붕이란 누각의 형태로 나무와 단을 만들고 오색 비단 장막을 늘어뜨린 가설무대다.

▲허공잽이를 선보이고 있는 남사당 줄타기 어름산이 권원태 명인

어름산이 권원태 명인의 어름(남사당패에서 사용하는 순수한 은어로 줄타기를 이르는 말로 얼음 위를 조심스럽게 걷는 듯 어렵다고 이르는 말이다. 줄타는 사람을 어름산이라고 부른다) 은 고전줄타기를 시작으로 뒤로 걷기, 자진걸음, 쌍홍잽이, 외무릎 꿇기, 허공잽이 등을 선보여 시민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권 명인이 줄 아래의 매호씨(재담꾼)와 걸판진 재담을 주고 받는 장면은  영화 <왕의 남자>에서 사당패 장생(감우성)과 공길(이준기)의 줄타기 장면을 연상시켰다. 실제로 권 명인은 왕의 남자에서 감우성의 줄타기 대역을 맡기도 했으며 현재 남사당 여섯마당 중 어름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어름산이와 매호씨가 걸판진 재담을 주고 받고 있다.

이날 채붕산대놀이와 줄타기 공연을 지켜 본 한 시민은 “우리 전통놀이를 사실 영화에서 보면서 재미있다고 느꼈지만 현장에서 직접 보면서 더 생동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해서 더 즐거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잘 접하지 못하던 전통연희를 그림에서 보던 무대가 재현된 것을 직접 보면서 색다른 경험을 했고, ‘우리 조상들이 품격있게 노셨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한편 이번 전통연희 페스티벌에서는 구미무을농악 보존회, 여월초등학교 풍물단의 길놀이와 함봉산탈춤, 진도씻김굿, 줄타기, 풍물 등 전통연희의 원형공연 뿐만 아니라 전통에 기반해 현대적으로 재창작한 작품들이 다수 선보였다.

▲22일 저녁에 펼쳐진 봉산탈춤 채붕산대놀이와 남사당 조선줄타기 연희를 즐기고 있는 시민들. 

또한 전통연희의 곡예종목인 솟대타기, 죽방울치기, 살판, 버나 돌리기 등 4개 종목의 겨루기 한마당 경연이 진행됐다. 특히 솟대타기는 현재 공연을 하고 있는 곳이 전국에 3개 팀밖에 없어 평소 접하기 힘든 귀중한 공연으로 관람객들에게 소중한 경험을 안겨주었다. 

이외에도 극단 광대생각의 ‘2016 창작연희 작품공모’제작지원 선정 작품인 <문둥왕자>를, 극단 거목은 김시습의‘만복사저포기’를 재해석한 연극 <만복사저포기>을, 넌버벌 타악퍼포먼스 놀이마당 울림의 <세 개의 문>이 선보였다.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는데 연희극 <아기돼지 꼼꼼이>가 이틀 간 공연됐으며 축제장 곳곳에서는 각종 로드퍼포먼스와 체험행사, 아트로드 전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서연호 전통연희페스티벌 추진위원장은 “전통연희 페스티벌이 단순히 놀자는 것만이 아니라  전통놀이 주자들을 발굴한다는 것에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며 “지난해 줄타기 전국에서 젤 잘하는 팀들이 했는데 올해는 종목을 바꾸어 솟대놀이와 버나 등 곡예 종목에 치중을 했다. 이는 곡예부분을 좀 더 살리자는 취지로 재능을 가진 친구들을 발굴한다는데 방점이 있다”고 이번 전통연희 페스티벌의 의미를 짚었다.

이은영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