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찬 신화에 잡힌( Mythic seized) 사회와 인간, <뻔한 그림>전
박순찬 신화에 잡힌( Mythic seized) 사회와 인간, <뻔한 그림>전
  • 이우상 기자
  • 승인 2016.10.2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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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2일까지 placeMAK (플레이스막)

박순찬 작가는 고루한 시대적 틀, 화석이 되어버신 양식을 최근의 한국 사회에 이식한다. 모래 먼지 쌓인 죽은 나무처럼 보였던 이야기가 작가에 의해 피가 흐르는 생명을 얻었다.

현대 사회와 예술은 그때의 것과 다르다. 문명 초기 사회가 지배했던 양식과 비교하여 지금은 개별자의 예술이다. 자신을 피부와 같이 지배했던 거대한 타자를 분리하고 해체함으로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 Republic of 516_2013_120cm x 90cm_acrylic and mixing materials on wood

선배 예술가들의 고단했던 투쟁에 빛을 진 작가는 그 방법으로 한국 사회를 타자화한다. 개인 내면에 스며들어 강제적으로 점유하는 힘, 권력체계를 객관화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렇게 자신이 언론사에서 20여년 넘게 4컷만화로 경험했던 개별적인 시선과 내용을 이집트의 양식 안에 녹인다.

매일 신선하게 뽑아내었던 만화의 내용들이 녹아 작품 하나에 응집되어 모인다.

세월호에 대한 작업에서 스며나오는 작가의 분노나 깊은 슬픔은 숨기지 못한다. 형식이 감당할 수 없는 깊은 감정이 작업의 실제적, 심리적 무게로 표현된다. 작가의 관심은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 99%를 향한 깊은 애정이다. 절대자의 마취에 취해있는 군중들에게 그들의 위치를 다소 과장되게 보여줌으로 순응의 파도를 막고 싶은 마음이다.

작가는 벽화와 같이 무겁게 작업을 하였다. 현 시대의 이집트 장인이 된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들과 다르다. 시선의 방향이다. 장인들은 절대자를 향했지만 작가는 그 아래, 우리를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