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대학로극장’ 창단 20주년 기념공연 열려
극단 ‘대학로극장’ 창단 20주년 기념공연 열려
  • 박상희 기자
  • 승인 2009.08.25 15: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랜만에 올려지는 정치 사회 풍자극 ‘청산리에서 광화문까지’

▲ 극단 대학로극장 이우천 대표
대학로극장이 올해 극단의 20번째 생일을 맞아 그 의미를 기념하는 뜻으로 ‘청산리에서 광화문까지’를 9월 16일부터 27일까지 공연한다.

이 작품은 극단 대학로극장의 상임연출자이자 올해 새로 극단의 대표로 취임된 이우천의 작, 연출작으로 서울문화재단 예술표현활동지원 선정작이다.

이번 작품은 시체매매를 하는 삼형제의 이야기로, 뒤틀리고 굴절된 우리 근대 역사를 ‘시체매매’라는 비열한 행위를 통해 은유하고 있다. ‘친일파를 처단’하고 ‘독재정권을 몰아내는데 공헌’한다는 착각 속에서 신념을 갖고 ‘시체’를 매매하는 삼형제는 곧 왜곡과 날조가 갖는 폐해의 비참함을 풍자한다.

해방 이후 지금까지 우리사회를 이루고 있는 거대한 폐단과 그로인해 벌어지는, 때때로 너무 은밀해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비극적 상황들을 희극적 구성으로 풍자하고 있는 이번 작품은 사회의 불합리와 폭력에 당당히 발언해야 하는 예술의 자세를 견지하며 관객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를 고발한다.

관객들은 공연을 보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지만 종국에 가서는 뭔가 알 수 없는 무거운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우리사회에서 벌어지는 여러 불합리와 폭력에 대해 되새겨 본다면 그것으로 이번 연극을 본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한편, 1989년 창단된 극단 대학로극장은 지난 20년 동안 대학로 연극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 해왔다. 아직 연극의 대중화가 턱없이 부족하던 그 시절, 소극장연극의 활성화와 좋은 창작극의 발굴을 가치로 창단 된 극단으로 그동안 ‘불 좀 꺼주세요’, ‘아름다운 거리’, ‘콩가루’, ‘삽 아니면 도끼’, ‘돼지와 오토바이’, ‘보보와 자자’ 등 우리 연극계의 한 획을 그었던 작품들을 공연했다. (문의 02-766-0773)

서울문화투데이 박상희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