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 시국선언 "대통령 퇴진, 문화부역자 처벌"
문화예술인 시국선언 "대통령 퇴진, 문화부역자 처벌"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6.11.0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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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88개 단체 7천449명 문화예술인 동참, 경찰 '문화캠핑촌' 막으며 몸싸움

문화예술인들이 4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최순실게이트 책임자 및 '문화부역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문화예술인들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 대통령의 퇴진과 함께 최순실, 차은택, 김종, 김종덕 등 이른바 '문화 8적'의 처벌을 요구하며 이를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광장에는 100여명의 예술인들이 참여해 한목소리를 냈다.

▲ 발언하는 김정헌 전 서울문화재단 이사장
▲ '문화8적'을 내세운 현수막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엄싹'이라는 말이 있다. 얼어붙은 땅, 썩어 문드러진 땅에서 나오는 싹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 그리고 예술가가 엄싹이 되어야한다. 여기서 뒷짐만 지는 것은 예술을 포기하는 것이다"라면서 "지지율 5% 대통령을 몰아내는 싸움에 앞장서라"고 말했다.

김정헌 전 서울문화재단 이사장은 "몰아내기 전에 내려가라는 건 모든 국민이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최순실과 박근혜의 불행이 국민의 행복"이라고 말했고 배우 권병길은 "오늘 담화문을 발표한 박근혜의 연기에 속지 말라. 절대 동정해서는 안된다. 무대에 있어야할 내가 광화문에 있다. 정치는 박근혜를 탄핵시키고 국민은 박근혜를 끌어내려야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이 정권은 모든 국민을 블랙리스트화했다"고 비판했고 김하은 동화작가는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역사보다 제대로 된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으며 김조광수 감독은 "박근혜는 모든 것을 박정희 이전으로 돌려놨다"라고 말했다.

예술인들과 함께한 '유민 아빠' 김영오씨는 "촛불이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타오르고 있다"면서 "시간이 흘러도 촛불이 꺼지지 않고 남아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시국선언에는 전국에서 288개 단체 및 7천449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해 역대 최대 인원을 기록했다. 

▲ 연대발언을 하는 '유민아빠' 김영오씨

이날 예술인들은 '문화행동'을 결의하며 광화문광장에서 무기한 1인 시위를 하는 것과 더불어 문화인들이 1인 텐트를 치고 농성 및 문화 활동을 하는 이른바 '문화 캠핑촌'을 만들겠다고 하고 텐트를 치려 했다.

그러나 경찰들은 '텐트 설치는 불법 시위'라는 이유로 이들이 텐트를 치는 것을 몸으로 막았고 이미 사람이 들어가있는 텐트를 그대로 끌고 나가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이들이 "공무를 방해할 경우 현행범으로 연행한다"고 해산 요구 및 경고 방송을 계속하자 예술인들은 "지금 체포해야 할 사람은 박근혜다", "예술활동을 무슨 이유로 막느냐?"라며 경찰을 비난했다.

▲ 경찰이 예술인들의 텐트를 강제로 뺏으려하고 있다
▲ 경찰의 텐트 철거를 예술인들이 막고 있다

미술가 임옥상은 박근혜, 최순실, 이명박, 김무성, 이정현, 김병준, 한광옥 등 정치인들의 얼굴을 청와대 앞에 파여진 구덩이에 붙이고 '문화 8적'의 얼굴에 빨간 글씨를 쓰며 이들을 모두 묻은 묘와 비석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고 그림이 완성되자 참석자들은 일명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곡을 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또 문화노동자 연영석은 지난해 만든 '근혜는 아니다'와 '하야해' 등의 노래로 참석자들의 흥을 돋우었다.

▲ 임옥상 작가의 퍼포먼스
▲ 임옥상 작가의 작품. 문제의 인물들을 구덩이에 묻고 이들의 묘를 만들었다
▲ '근혜는 아니다'를 부르는 문화노동자 연영석

행사를 진행한 송경동 시인은 "평화로운 예술인들의 퍼포먼스였고 서울시도 문화인들을 건드리지 말라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경찰은 텐트를 빼앗고 돌려주지도 않고 있다"면서 "텐트가 없이도 문화인들은 광장에서 계속 퍼포먼스를 하며 정권 퇴진을 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 1일 역사학계 47개 학회 및 단체가 국정농단에 대한 철저 수사 및 역사교과서 국정화, 역사 퇴행 정책의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시국선언을 했고 지난달 31일에는 언론단체가 '진실을 밝히려는 취재와 보도에 대한 어떤 방해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역시 시국선언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