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분노하자! 내려와라!' 뜨거운 열기를 뿜어낸 범국민 촛불 문화제
'모이자!분노하자! 내려와라!' 뜨거운 열기를 뿜어낸 범국민 촛불 문화제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6.11.08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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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에서 덕수궁앞까지 20만개 촛불 피어올라

지난 주말(5일)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종로, 청계천, 덕수궁 앞까지, 20만명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범국민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오후2시 광화문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장례식에 이어 4시부터 시작된 촛불문화제는 시간이갈수록 시민들이 몰려들어 광화문일대를 가득 메웠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모이자!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범국민대회’를 열어 박근혜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 광화문 광장에 모여든 사람들 인파속에 이순신장군의 동상이 지켜보고 있다.
▲ 행진후 다시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의 평화로운 시위

광화문광장에서 모여든 시민들의 외침은 시위와 집회가 아닌 또 다른 하나의 축제로 승화시켰다.

집회 참가를 위해 광화문광장에 처음으로 나왔다는 할머니부터 유모차에 어린아이를 태우고 나온 가족, 직장인, 대학생을 비롯 초중고등학생까지, '박근혜 하야'라는 깃발 아래 모였다. 이들은 '같은 뜻으로 모였다'는 '동지애'로 스스럼없이 남은 종이컵을 건네주기도 하고 라이터를 빌려주며 촛불을 피워 올렸다.

이날 집회는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두 번째 대국민담화를 통해 사과를 했지만, 민심을 더욱 차갑게 만들어 자발적으로 광화문광장에 ‘함께’라는 힘으로 모이게 만들었다. 국민들이 원하는 답이 없는 일방적인 공허한 담화라는 것이 시민들의 분노를 더욱 자극했기 때문이다. 

▲ 중고등학생을 비롯한 대학생, 직장인, 70세를 넘긴 할아버지와 할머니까지 잔치마당에 온듯이 밝은 표정으로 촛불을 밝히고 있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중.고등학생들이 무리지어 많이 모였다. 이들은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사육당하고 있는데, 최순실 딸 정유라는 이화여대 부정입학하는 ‘갑질’에 대한 격분이 중고생들을 광화문 광장으로 불러낸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은 당장 눈앞의 공부보다 앞으로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정치와 사회, 교육의 혁명에 대한 인식이 필요할 때라고 느껴 집회에 참석했다고 했다.

▲ "박근혜는 토진하라"를 목청껏 외치는 시민들, 어린꼬마들도 구호를 따라 외쳤다.

한쪽에서는 다함께 함성을 외치는데 무대 뒤 에서 가면을 쓴채 묵묵히 ‘박근혜 퇴진’이라는 글씨를 들고 혼자 비장하게 서있는 모습의 시민도 보였다. 이날 집회에는 혼자서 시위에 참석한 시민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시민들의 깨인 의식으로 '나쁜권력'을 거둬내기 위한 의지가 강력하게 표출돼,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 때까지 시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이끌어 낼 때까지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 가면을 쓴채 묵묵히 일인시위를 벌이 는 있는 시민

한편 오는 12일(토요일)에는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시민단체들이 주최하는 대규모집회가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주최측에서는  집회가 계속되면서 점점 늘어나는 시민들을 보면서 이날 집회에는 50만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정권을 굴복시킨 시민들의 힘이 이번 집회를 통해 다시 한 번 그 때의 역사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