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국제영화제 개막! 차리다 만 밥상에 초대된 기분?!
충무로국제영화제 개막! 차리다 만 밥상에 초대된 기분?!
  • 박상희 기자
  • 승인 2009.08.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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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급 배우는 한명도 보이지 않아...

8월2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개막식이 열렸다.

당초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개막식은 영화제 참가작의 해외 감독, 배우뿐만 아니라 국내 유명 영화배우와 영화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소녀시대, 2PM, 쥬얼리, 이승철 등 스타급 가수들의 축하 공연이 어우러진 MBC TV 특별 생방송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고 김대중 전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뜻에서 개막식 행사는 대폭 축소되었고, 지상파 방송 생중계도 취소되었으며 레드카펫 행사도 국내 스타급 배우들은 한명도 보이지 않은 채 치러져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기존 60m 길이로 예정됐던 레드카펫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약 15m 길이의 평화와 깨끗함을 상징하는 ‘그린카펫’으로 대체되어 간소하게 치러졌다.

▲ 왼쪽부터 임가흔, 아이비호 감독, 정이건
영화제의 꽃이자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레드카펫 행사를 생략한 것은 아직 3회째를 맞은 영화제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일 것이다. 하지만 별들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영화제에 '스타가 없다'는 것은 차리다 만 밥상에 초대된 것처럼 찜찜한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영화제에 대한 준비 또한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 나름 ‘국제 영화제’라는 명칭을 가지고 진행된 영화제였지만 해외 게스트의 참여는 빈약했으며, 영화제 규모를 가늠하는 ‘스타급 배우’의 참여 또한 실망스러웠다.

지난해는 60여명의 해외 게스트가 영화제에 참석했지만 올해에는 다니엘 세르소 파리 제1대학 교수 등 해외 게스트 10여명만이 개막식을 함께했다.

개막식에 앞서 진행된 ‘그린카펫’ 또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뜻이 담겨져 있어 좋은 취지였고, 관객들의 호응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이것 또한 급조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영화제가 진행된 세종문화회관의 무대 등은 대부분 붉은 색이었고, 자원봉사자들 또한 붉은 티셔츠를 입고있어 다소 튀는 느낌을 받았다.

이날 개막식은 신영일·정지영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조직위원장인 정동일 중구청장과 이덕화 집행위원장 뿐만 아니라 해외게스트, 영화 원로계 인사, 시민 등 300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개막식은 정동일 조직위원장(서울 중구청장)의 개막식 선언으로 시작되어 이명박 대통령의 영상 축사, 오세훈 서울 시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 이덕화 집행위원장이 환영사를 하고있다.
이덕화 집행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를 위해 오랜 시간 열심히 준비하며 공을 들여왔지만, 국가적인 슬픔을 맞아 당연히 축제성 행사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하며 "국내외 영화계 관련 인사 및 영화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영화 팬들의 이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준비하는 과정에서 힘든 애로사항도 많았다”며 “유명스타 한 명 없는 이 자리를 가득 채워주신 많은 분들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다소 표정이 굳은채로 인사말을 했다.

이날 개막식에 참여한 대학생 서보현씨는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라 큰 기대를 가지고 왔는데, 국내 배우들은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아서 많이 실망했다.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애도의 뜻을 가지고 조촐하게 치러졌다고 하지만 조촐해도 너무 조출했다" 며 영화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9월 1일까지 열리는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키워드로 어제의 고전영화를 바탕으로 전 세계의 최신작, 화제작 등 총 40개국, 214편의 작품을 대한극장, 명동 CGV, 동대문 메가박스, 명보아트홀 등 충무로와 명동 일대의 주요 극장에서 상영한다.

영화제의 자세한 상영일정 및 극장은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홈페이지(www.chiffs.kr)에서 참조,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다.

박상희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