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내가장롱롱메롱문열었을때' 5년만에 재공연, 24일부터 대학로 선돌극장
연극 '내가장롱롱메롱문열었을때' 5년만에 재공연, 24일부터 대학로 선돌극장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6.11.1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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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롱'이라는 공간 속 다양한 캐릭터들이 선보이는 우리들의 이야기, 다음달 11일까지 공연

동이향 작, 연출의 연극 <내가장롱롱메롱문열었을때>가 오는 24일부터 12월 11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공연된다.

2011년 국립극장 소극장 판에서 공연된 두 5년만에 다시 선보이는 <내가장롱롱메롱문열었을때>는 상징적인 '장롱'이라는 공간을 통해 일상과 어둠 가운데 살고 있는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 연극 <내가장롱롱메롱문열었을때> (사진제공=초록나비컴퍼니)

23명이 잇달아 자살한 회사의 24번째 남자, 아버지를 살해하고 다시 복제시키는 환상에 빠져있는 륜아, 진정한 인간관계를 경험해보지 못하고 포르노에 빠져있는 르노, 무한경쟁 시대에 살아나려고 발버둥치는 여자 43 등 상징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이 작품은 연쇄 자살을 '인간 복제'의 문제와 연결시키며 쉽게 삭제되면서도 쉽게 복사되는 현대 인간존재의 특징을 말한다.

또한 극은 인간의 정체성과 가족, 사회, 노동의 의미를 묻는 과정 속에 '자살'이라는 장치를 독특하게 스며들게 만들고 세상 어딘가에서는 '자살'이 벌어지고, 다른 한편에서는 '복제'되는 환상 혹은 현실이 상상력을 자극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지긋지긋한 현실에 대한 냉소도 내비친다.

공연 관계자는 "2011년 공연이 세상의 어느 기괴하고 외진 구석, 깊은 장롱 속 이야기였다면, 2016년 공연은 고스란히 이 현실에 관한 차가운 응시가 되었다. 어떻게 장르 판타지물이 다큐멘터리가 될 수 있을까? 이번 공연은 재공연이 아니라 '두번째 초연'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예측을 하기 힘든 구조와 흐름, 변주를 통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극작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법, 무대와 객석을 연결하는 무대미술과 음향, 연출기법까지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날것 같은 동이향 연출가만의 독특하고 새로운 화법이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 시대의 사회적 이슈를 다루면서 무거운 주제의식에 짓눌리지 않고 새로운 연희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