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인권현장 표지석' 설치 완료, 38곳에 설치
서울시 '인권현장 표지석' 설치 완료, 38곳에 설치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6.11.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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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 선언’ 안암동 현장, 한강 인도교 폭파 현장 등 설치, '인권현장 탐방 프로그램'도 운영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4‧18 선언’이 있었던 안암동 현장, 호주제와 동성동본 혼인금지제도 폐지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한국가정법률상담소’, 6‧25전쟁 당시 교량폭파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당한‘한강 인도교 폭파 현장’등에 표지석이 설치됐다.

서울시는 17일 "서울의 근현대 흐름 속에서 벌어졌던 인권탄압과 이에 맞서 저항했던 인권수호의 생생한 역사를 품고 있는 38곳에‘서울시 인권현장 표지석’을 설치 완료했다"고 밝혔다.

▲ 4‧18 선언이 있었던 안암동 현장 표지석 (사진제공=서울시)

표지석은 현장의 특성에 따라 시민저항(23개소), 국가폭력(8개소), 제도 내 폭력(7개소) 등 3개 테마로 분류했으며 시민저항은 원형, 국가폭력은 역삼각형, 제도 내 폭력은 사각형으로 각각 디자인했다. 국가폭력의 역삼각횽 디자인은 저항의 의미를 담고 있다.

각 표지석은 황동 플레이트 위에 서울시 인권 로고, 현장 명칭과 현장을 소개하는 한두 줄의 짧은 문구를 국문과 영문으로 표기했고 시민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인권현장 인근 공공보도 위에 보도블럭(가로x세로 35cm) 모듈로 설치했다. 

표지석을 설치한 인권현장 선정은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난 1894년부터 2000년 사이 인권사의 역사적 현장을 시민, 전문가, 종교계 등에서 110여곳을 추천받았고 이후 전문가 자문회의와 지난 9월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한 시민 의견 수렴을 통해 표지석 설치 대상지를 최종 결정했다.

▲ 한강 인도교 폭파 현장 표지석 (사진제공=서울시)

당초 결정된 곳은 43곳이었으나 이 중 공사를 하고 있거나 위치고증을 진행 중인 5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38개 지역에 우선 설치를 마무리하게 됐다.

특히 인권의 개념이 장애인, 여성, 아동 등으로 범위가 확장되면서 시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꼭 알려야할 필요성이 있는 장소도 포함됐다. 1999년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이 이동권을 주장했던 혜화역이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표지석 설치와 함께 서울 곳곳의 인권현장을 시민들이 직접 탐방하고 인권의 가치를 되새겨볼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을 곁들인 7개 도보 탐방코스를 개발했고 오는 2017년부터 해설사와 함께하는 '인권현장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인권현장 도보 탐방 코스는 민주화(4월길, 6월길), 노동(구로길, 전태일길), 사회연대(여성길, 시민길), 남산(자유길) 4개 테마로 분류된다. 

시는 탐방 코스개발을 위해 인권현장에 깃든 이야기를 발굴, 활용하는 ‘스토리텔링 콘텐츠 구축작업’을 통해 이야기 자료 110여 개를 찾아냈고 이들을 엮어 도보탐방 코스도 개발했다.

▲ 호주제와 동성동본 폐지를 이끈 한국가정법률상담소 표지석 (사진제공=서울시)

한편 서울시는 지난 9일 서울시청 신관 왼편 보도에 ‘인권도시 서울’을 형상화 한 ‘인권서울기억지도’ 조형물을 설치했다. 인권현장 표지석이 설치됐거나 설치 예정인 각 장소의 표지석을 본따 서울의 지도 모양으로 배치한 형태다.   

지석과 인권서울기억지도 설치, 탐방 코스 개발은 서울시가 ’15년부터 2단계로 나누어 추진 중인「인권현장 표석화 사업」두 번째 단계(인권 서울 기억)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10일 ‘세계인권의 날’을 맞아 시청 앞 녹지대에 인권조형물과 남산 옛 안기부 자리에 인권현장 안내표지판 9개를 설치한 바 있다. 

인권현장 표지석 설치와 도보탐방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인권담당관(02-2133-6384)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