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덕 전 문화부 장관, 문체부 산하기관 민간 지원 예산 전용 의혹
김종덕 전 문화부 장관, 문체부 산하기관 민간 지원 예산 전용 의혹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6.11.1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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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게 국립극장에 <향연> 공연 지시하고 절차 없이 6억 들여와, 문화계 '차은택 개입했을 것"

'최순실 게이트'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해 무용공연 <향연>을 만드는 과정에서 문체부 산하기관의 민간 지원 예산을 무리하게 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7일 뉴스1이 문화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국립극장 소속 국립무용단이 지난해 만든 창작무용 <향연>의 제작예산 6억 1437만원 중 6억원이 국립극장과 상관없는 예술위의 '창작산실'(예술위가 연극, 오페라 등 기초예술 민간 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공연 제작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 예산으로 들어갔다.

▲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향연>은 국립무용단이 국가 주요행사에서 선보이는 '코리아 판타지'를 재구성한 작품으로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가 총연출을 맡았고 지난해 12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초연됐고 지난 4월 재공연됐다.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지난해 8월말 경 국립극장과 국립무용단에 '12월까지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 작품을 제작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시즌제'를 운영하며 다음해 공연 작품을 미리 준비하는 국립극장은 김 전 장관의 갑작스러운 지시를 이행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자 문체부는 기초예술 분야를 지원하는 예술위를 움직였고 예술위는 공모 절차를 통해 집행해야할 창작산실 예산 중 연극 및 오페라 등에 지원할 돈을 돌려 6억원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위 측은 "지원 예산으로는 너무 거액인데다 관련 규정이나 전례가 없어 법적 절차를 밟기 위해 지난해 11월 마지막 주 열리는 예술위 전체회의에다 안건을 회부하려했지만 시일이 촉박해 11월초 예술위원들의 서면 동의를 받아 안건을 정식 의결해 예산을 그 달 하순경 국립극장으로 이관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국립극장이 진행한 공연 평가 보고서에서 <향연>은 공연제작 일정 준수 규정 35건 중 18건을 어겼고 6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에 비해 총수입금이 2천655만원에 그쳐 '제작의 타당성' 점수에서 0점을 받았다.

이러한 김 전 장관의 무리한 예산 전용과 갑작스런 <향연> 제작 지시에 대해 일부에서는 국정농단 의혹으로 현재 구속 수감 중인 차은택의 개입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문화콘텐츠 산업 정책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차씨가 정권 홍보를 위해 순수 예술 지원예산까지 관여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김종덕 전 장관은 차은택의 홍익대 영상대학원 스승이며 지난 13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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