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자연을 꿈꾸는 이봉기의 “또 다른 세계에 대하여”
잊혀진 자연을 꿈꾸는 이봉기의 “또 다른 세계에 대하여”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6.11.1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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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모든 것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본다

화가 이봉기의 “또 다른 세계에 대하여 2016”전이 인사동 ‘갤러리 그림손’에서 지난 16일부터열리고 있다.

자연의 조각들이 구분되어 있는 그림들은 기억과 현실을 나누고 있었지만, 영원의 세계로 향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처음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작가의 의도가 궁금했는데, 꼼꼼히 살펴보니 기억 속의 자연조각과 현실 속의 자연조각이 만나 새로운 영원의 세계로 향하는 메타포였다. 과거와 현실이 각각 서로 낯선 긴장상태를 이루고 있었지만, 눈에 거슬리지 않았다.

▲ 작가 이봉기

서문을 쓴 화가 박진화씨는 화가 이봉기의 세계에는 생과 사, 과거와 현실, 저쪽과 이쪽이 병존해 있다고 말했다. “그의 몸(붓) 안에는 하늘과 땅, 생성과 소멸, 빛과 그림자, 기억과 예감 같은, 서로 대립하며 성장하는 생명성의 전모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마치 하늘이 땅을 배려하고, 소멸이 생성을 불러내듯 그의 작품세계는 우리 개개인의 자긍을 부추기는 따뜻한 배려의 신호들로 그윽하다. 그러니까 그의 작품에는 한편으로 내닿는 가파른 독단을 누르고, 함께 더불어 살며 같이 양생하자는 무언의 호소와 간절함의 소망이 은근히 깊게 녹아있음을 알 수 있다.”고 적고 있다.

▲ 72,7x60,6cm Mixed media on canvas 2016

황토분을 배경으로 산과 물고기가 그려졌고, 낙엽의 바탕이 되는 나뭇잎 그림자는 평면적인 색조로 처리되어, 나뭇가지 부분은 입체적인 공간감과 생생함을 느끼도록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대상을 대비시키거나 색과 구성들을 변주했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게 하나로 연결되어, 영원의 세상으로 향하는 작가의 신앙심이 엿보인다.

▲ 90.9x65.1cm Mixed media on canvas 2016

작가 이봉기는 “알 속의 생명체가 또 다른 세계를 보기 위해 자신이 머물렀던 곳에서 껍질을 깨고 나와야 하듯, 자기만의 또 다른 자연 세계를 만나기 위해서는 내 자신의 존재 방식에 대한 사유의 테두리를 넘어 현실의 자연 세계를 깨고 나가야만 한다. 그 동안 세상을 살면서 쌓았던 벽을 허물면 그 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또 다른 세계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한다. 눈에 보이는 이 세상 밖의 또 다른 세상, 한 차원 높은 영원한 세계, 그 곳에서 새 생명의 세계를 보고 싶다.”고 작업노트에 적고 있다.

▲ 162.2x112.1cm Mixed media on canvas 2016

이 전시는 ‘갤러리 그림손’(02-733-1045)에서 오는 22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