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문화재]2016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 … 11월에 펼쳐지는 무형문화재 큰잔치
[다시보는 문화재]2016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 … 11월에 펼쳐지는 무형문화재 큰잔치
  •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
  • 승인 2016.11.20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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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원

11월 늦가을, 무형문화재 축제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강경환)이 후원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서도식)이 지원하는 국가무형문화재 공개 행사가 지난 4일부터 시작되었다. 국가무형문화재 공개 행사는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에 위치한 서울국가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예능 종목의 축제가 4일부터 시작되었고,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기능 종목의 축제가 11일부터 시작된다. 

서울국가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보유자 양승희 선생과 가야금 병창 보유자 강정숙 선생, 이영희 선생의 공연이 4일과 5일, 10일에 각각 열리며, 26일부터 27일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04호 서울 새남굿의 보유자 이상순 선생과 전수교육조교 이성재, 이선호 선생의 정기 공연이 열린다.

장구반주에 맞춰 자유롭게 연주되는 가야금 산조와 가야금을 타면서 노래하는 병창의 공연으로 늦가을 맑고 영롱한 가야금 음색 속에 마음을 울리는 사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볼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었다. 또한 이번 공개행사 가운데, 죽은 사람의 넋을 위로하고 좋은 세상으로 인도하기 위해 행해졌던 서울지역 전통적인 망자 천도 굿인 서울 새남굿도 이번 공개시연에 행해진다.

서울 새남굿은 유난히 굿이 많고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정성을 드리는 시간이 길다. 불교와 유교가 하나 된 조선시대 궁중 문화의 하나이기에 서울 새남굿에 정성을 드려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지금 이 시대에 국민이 간절히 바라는 염원을 담아 최근 나라 안팎의 불안정한 정세 속에 밝은 앞날을 개척할 수 있도록 현안대책에 우리들의 지혜를 하나로 모을 수 있길 바라는 정성을 드려보자.

▲무형문화재 큰잔치 행사장 모습

11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제1홀에서 우리나라 전통공예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2016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의 전통공예 행사를 한데 모은 국내 유일 전승공예 축제로 시작부터 기대가 컸다. 우리나라 공예분야 전시 가운데 전승의 대를 이어오는 장인들이 한 자리에 모일만한 이렇다 할 축제가 없었기에 올해 처음 시도되는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에 무형문화재를 비롯한 공예인들의 기대가 적지 않다.  

‘2016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은 국가지정 51개 종목의 공예분야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와 전수교육조교의 작품 전시와 공개시연, 12개 시도지정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이 참여한 국내 유일한 무형문화재 축제로 열렸다. 국가지정 및 지방지정 무형문화재 200여 명의 작품 1000여 점이 한 대 모인 것은 이번 전시가 최초인데다 그간 국가별, 지자체별, 단체별로 같은 종목의 공예임에도 따로따로 열렸던 이전과는 달리 통합된 최초의 행사이기에 한국 공예의 미래를 공예인 모두가 함께 내다볼 수 있는 훈훈한 잔치로 열렸다.

전시는 총 8개의 섹션으로 기획되었다. ▲‘한국의 미’를 되돌아보며 전승되어온 우리문화의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는 <주제관> ▲살아있는 무형문화재의 21개 종목 시연을 감상할 수 있는 <무형문화재관> ▲전통의 대를 이어가는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섬유복원연구소의 연구발표와 일본의 전통공예 장인과 공방의 세계, 디자인 협업 등의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특별관>▲전통공예의 활성화에 앞장서는 <공예단체관>의 전시 및 전통공예 지원 사업을 활발히 펼치는 국내 외 기업 포스코의 1%나눔재단과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등을 소개하는 <기업관> ▲우리 공예 전통 기능의 보존과 현대적 발전을 위해 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가 주관하며 해마다 치러지는 국가공모전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의 수상작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관> ▲ 한국공예협동조합연합회에서 주관하는 ‘대한민국공예품대전’의 우수공예품을 감상할 수 있는 <대한민국공예품대전관> ▲한국문화재재단의 인증제관 및 문화상품관, 국립무형유산원과 한국문화재재단이 함께 현대 생활에 맞춰 개발한 공예품을 소개하는 협업관 등을 전시한 <한국문화재재단관> 등으로 구성되었다.

▲무형문화재 큰잔치 행사장 모습

<기업관>에 참여한 스위스의 하이엔드 시계 바쉐론 콘스탄틴은 기업의 창립 260주년을 맞이해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국내 무형문화재 장인의 전통공예를 후원하는 ‘헤리티지 프로젝트’를 발족하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프로젝트로 ‘2016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에 참여하였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1395년 완성된 천문도(별자리를 기록한 지도)인 국보 제228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에서 영감을 받아 바쉐론 콘스탄틴만이 지닌 에나멜 공예기법으로 제작한 시계를 처음 선보여 크게 주목받았다. 

 ‘한국의 기풍(KOREAN Ethos)’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는 ‘전승공예대전’과 ‘공예품 대전’ 등 매년 열리는 무형문화재 대회를 한 자리에서 즐기고, 전국에 뿔뿔이 흩어져 대중들과 어렵게 소통하던 무형문화재의 시연과 전시, 체험 등의 프로그램들을 한 자리에 모아 함께 공감하고 함께 추억을 만들어가는 최초의 ‘무형문화재 박람회’로 열렸다.

각자 자신의 무대에서 묵묵히 전통을 지켜오던 이들이 갑작스럽게 한 데 뭉쳐 화려한 무대를 힘겹게 만들기는 했으나 하나 된 무대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하는 행사였다. 한국공예의 잠재적 가치를 하나 된 마음으로 그 숨은 가치를 끌어내고 대중으로 향하는 공감대를 찾아내려는 노력은, 미래에 지속 가능한 동시대 한국공예의 과제를 하나 씩 풀어내려는 시도가 아니었나 싶다. 

 ‘제2회 대한민국 무형문화재대전’을 올해와 같이 화려한 무대로 끌어 낼 수 있을 런지는 모르겠으나 국내 유일한 문화재 간 소통의 행사로,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재들이 함께 하는 행사로서 이 무대가 계속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모든 행사가 무료로 진행되었다. 우리가 지켜가야 할 옛 것에 대해서 그 가치와 소중함을 한 번 쯤은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외로운 자리에서 묵묵히 전통을 지켜온 이들이 한 데 모여 국민의 시선을 모아들이는 귀한 시간을 마련하였다. 서울에서 펼쳐진 전통공연의 무대도, 경기도 일산에서 펼쳐진 전통공예의 전시도- 우리 문화를 지켜온 문화재, 그들만의 축제가 아님을 우리 모두 바로 인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