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소리가 담긴 오르겔, '눈에 보이는 소리'를 표현하고 싶었다"
"한국의 소리가 담긴 오르겔, '눈에 보이는 소리'를 표현하고 싶었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6.12.0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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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훈 오르겔바우마이스터, 김승범 사진작가 <천상의 소리를 짓다> 지난 1일 북콘서트 열려

오르겔바우마이스터(오르겔 제작 장인) 홍성훈의 삶과 작품 세계를 13년간 기록한 사진작가 김승범의 책 <천상의 소리를 짓다> 북콘서트가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 새사람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북콘서트는 김민웅 경희대 교수의 진행으로 홍성훈 오르겔바우마이스터와 김승범 작가를 비롯해, 이상만 음악평론가. 장우형 장신대 교수, 김동철 한국전통문화의전당 원장, 문병석 가톨릭대 교수,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 지난 1일 열린 <천상의 소리를 짓다> 북콘서트. 왼쪽부터 김승범 사진작가, 김동철 한국전통문화의전당 원장, 이은영 서울문화투데이 대표, 김민웅 경희대 교수, 이상만 음악평론가, 홍성훈 오르겔바우마이스터, 문병석 가톨릭대 교수(사진제공=장형순님)

또 김서희 오르가니스트와 정재우 대금연주자의 오르겔&대금 협연 공연과 문병석 교수의 오르겔 연주 등 음악이 함께 선보이며 참석자들을 매료시켰다.

지난 2003년부터 홍성훈 오르겔바우마이스터를 만난 것으로 알려진 김승범 작가는 "인상이 강직하고 작품 활동도 궁금해 계속 사진을 찍고 싶었다. 화보처럼 멋지게 찍기 보다는 자연스럽고 현장위주로 힘을 많이 뺀 사진을 중점적으로 실었는데도 폼이 났다"면서 "사진만으로 가면 마치 브로셔처럼 책이 얆아질까봐 처음으로 글이라는 걸 써봤다. 생각을 펜으로 표현하기가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홍성훈의 오르겔에서 느껴지는 '눈에 보이는 소리'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홍성훈 오르겔바우마이스터는 "1998년에 한국에 왔는데 IMF 시기라는 점도 있었고 오르겔을 한국인에게 맡기지 않는 등의 이유로 수입이 거의 없어 몹시 힘들었지만 나이가 40이 넘었기에 계속 가야했는데 지금까지 왔다"면서 "어떤 오르겔이든 색이 들어간다. 한국적인 색깔의 소리와 만나 좀 더 많은 이들이 오르겔을, 음악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홍성훈 오르겔바우마이스터(사진제공=장형순님)

이은영 본지 대표는 "2009년 서울문화투데이가 창간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인터뷰를 위해 만났는데 오르겔을 직접 만든다는 것이 흥미로웠고 우리 악기로 재창조한다는 것이 놀라웠던 기억이 난다"면서 "겸손하고 유쾌하고 열정적이고 집념이 있다"고 홍 장인을 소개했다.

이상만 평론가는 "서양 오르간을 답습하는 틀에서 벗어난 최초의 이단자이자 오르간의 개혁가"라면서 "한국의 음계를 맞추는 작업에 성공하고 앞으로 세계인의 다양한 음계에 맞춰 제조가 된다면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철 단장은 세종 때 지어진 '여민락'과 오르겐의 조화, 태조 이성계의 '일월오봉도'와 오르겐의 조화를 설명하면서 "파이프오르간을 산업과 과학으로 접근하자는 생각이 보여 지난해 국가 과제로 올려놓았다. 히든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문병석 교수는 2년 반 전 한국의 소리와 서양의 소리가 조화된 홍성훈의 오르겐 소리를 처음 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우리 것을 만들어낸다는 의지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 김승범 사진작가(사진제공=장형순님)

한편 홍성훈 오르겔바우마이스터는은 한동안 교회가 없어졌던 우크라이나에 다시 지어지는 교회에 기부할 오르겔을 제작 중이라고 밝히면서 이 교회를 위한 후원을 참석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천상의 소리를 짓다>는 '한국식 오르겔'을 만드려는 홍성훈 오르겔바우마이스터의 작업 모습과 과정, 그 속에서 일어나는 고뇌 등을 김승범 작가가 사진에 담으면서 동시에 글로 표현한 책으로 '그가 만드는 오르겔 소리는 마음을 내려놓게 하는 천상의 소리이자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소리'임을 전하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소리를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