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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조개껍질이 빛을 뚫고 나오는 감정이 정제된 임성호의 '심연에서'
낯선 예술인 환시미술을 사진으로 선보이는 실험적인 사진세계
2016년 12월 06일 (화) 10:32:10 정영신 기자 press@sctoday.co.kr

"감정을 이야기하고 싶다"는 임성호의 '심연에서'가 지난 1일 시작해 오는14일까지 충무로에 있는 반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심연은 임성호의 철학적 공간이자 작품을 구상하는 장소이며 스스로를 바라보는 상상의 공간이다.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은 철학적 이야기가 전복과 굴, 조개등의 형상을 통해 그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된다. 조개껍질이 빛을 뚫고 나오는 감정이 정제되어,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도록 사진을 통해 자기감정을 풀어내고 있다.

   
▲ 작가 임성호

 보는 사람의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환시미술이라는 장르를 선보이는 이번전시는 그의 철학적 관념을 표현한 다소 불편한 작품일수도 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환시미술은 우리에게 낯선 예술이다. 환시란 말뜻 그대로, 실제로 있을 수 없는 장면을 환상을 보듯이 그리거나 만들어내는 예술의 한 장르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환시미술의 대가는 폴란드 작가인 지슬라브 벡신스키다.

그의 작품을 응시하다보면 인체가 되었다가 잠시, 다른 생각에 빠져 다시 같은 작품을 바라보면 또 다른 생물체인 파충류로 보인다. 뭔지 모르게 불균형적이고, 기형적이고, 조형미가 없어 자기의 욕망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아주 불편한 사진이다. 보는 사람이 의미를 부여하다보면 자기만의 착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 환시미술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작품

 그의 작품은 사진으로 시를 쓰듯 깊은 사유에서 나온다. 이번 전시를 위해 '빛과 어둠에 대한 경계' 발문을 쓴 정신건강전문의 최성규와의 만남도 생각이 같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들의 우연한 만남은 ‘시간과 생각이 비례가 되어, 생각의 관성은 곡선으로 올라간다’ 는 철학적 담론이라고 한다.

 최성규는 발문에 “빛과 어둠은 사물을 경계로 극적인 조화를 이룬다. 빛은 사물에 빛과 어둠의 경계를 그려내며 자신의 존재를 인식시킨다. 그리고 그 인식의 주체는 인간이다. 그러므로 빛과 어둠의 경계는 인간의 영역이다.” 라고 했다.

   
▲ 실제로 있을 수 없는 장면을 환상을 보듯이 만든 작품은 에디션없이 한점뿐이다.

자연의 색들이 빛의 중매를 통해 서로 수용하고 관계 맺은 것을 조화라고 한다. 색깔끼리 서로 궁합이 맞아야 향기가 나고 소리를 낸다. 인간의 영역에서 온전해지는 빛과 어둠은 사진으로 발현되어 정지된 시간과 흐르는 시간 사이를 사유한다.

 작가 임성호는 사진에 없는 환시미술이라는 새 장르를 추구하다 보니 모든 것을 새로 만들어야 했다. 새 장르의 철학적 가치와 정립에 도사상(道思想)과 종교철학등이 밑바탕에 짙게 깔려 있다. 환시미술이 알려지지 않아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꾸준히 이끌어 갈수 있는 점이 좋다고 한다.

   
▲ 작품명 없이 작가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시중이다.

 그는 이번전시를 위해 실험프린트만 1년 걸렸다. 특히 전시된 작품은 에디션이 없다. 일차적인 감정보다는 그 뒤에 오는 감정을 전달하고 싶어 작품도 한 점만 만들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10년간 10번의 전시를 기획하고, 사진가의 영정사진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사진가에게도 생소한 환시미술 “심연에서” 는 오는 14일까지 충무로에 있는 반도갤러리에서 전시중이다. 낯선 사진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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