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주권자 시국토론회’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주권자 시국토론회’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6.12.12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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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색 만장기를 이끈 시민들, 국회의사당 앞까지 행진

지난 8일 오후 여의도 광장에서 ‘주권자 시국토론회’  촛불집회가 열렸다. '박근혜정권 퇴진비상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이날은 추운날씨 속에 비까지 내렸다.

비가 오는데도 많은 시민들이 촛불 대신 LED 촛불과 햇불을 들고 참여했다. 시민들 뒤로는 노란만장이 가지런히 누워 비를 맞고 있었다. 세월호를 의미한 듯 만장은 모두 노란색으로 만들어졌다.

▲ 만장기행열이 국회의사당앞으로 행진하고 있다.

요사이 촛불집회는 몸싸움 대신 대중가요와 꽃, 스티커가 중심이 되고 있다. 정치에 풍자와 해학과 웃음이 있으면 폭력은 사라진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건은 비리와 불법으로, 성실하게 원칙을 지키면서 살아온 우리 시민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 여의도 광장에 모인 시민들

그 분노가 주말이면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모이게 했다. 주말마다 100만명 넘게 광장에 모였지만 매번 비폭력 평화집회로 끝났다. 전 국민을 슬픔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2014년 세월호사태에서 아픔을 극복하면서 국민 스스로가 성숙한 집회문화를 형성해왔다.

▲ 누워있는 만장기 위로 비가 내리고 있다.

경찰차 벽에 꽃을 달고, 꽃 스티커를 붙이고, 경찰도 집회에 나온 시민들도 유머와 풍자를 활용하면서 대중가요를 신나게 부르고 거리곳곳에서 버스킹 공연이 펼쳐지고, 특정인의 시국선언대신 일반인들의 자유발언이 시위문화를 바꾸었다.

▲ 자원봉사자들이 시민들에게 우비를 나눠주었다.

시민들이 손에 든 피켓이나 깃발에는 다양한 문화풍자가 적혀있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미소 짓게 한다. 시민각자가 스마트기기로 무장하고 있어, 언제 어느 곳이든 동영상촬영과 사진을 찍어 인터넷 생중계를 시도해 IT강국 대한민국 시민으로서의 면모도 유감없이 발휘했다.

▲ '촛불의 명령이다! 박근혜는 즉각퇴진' 이 메아리가가 들리고 있을까 ....

이날은 많은 비까지 내려 우산을 쓰거나 우비를 입어야 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질서정연하게 앉아서 시민들의 발언을 듣기도 하고, 무대에 선 가수의 노래를 듣기도 했다. 소녀상 모형이 국회를 내려다보고 있는가 하면, 배우처럼 분장하고 탄핵피켓을 들고 서있는 시민도 있었다.

▲ 두스님이 비를 흠뻑 맞아가며 만장행열에서 큰 북을 울렸다.

매번 촛불집회가 열릴 때마다 시민들의 다양한 코스프레와 버스킹공연이 활발해지고, 시민들 발언도 점점 무게가 더해져 박수갈채를 많이 받는다. 수많은 군중들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라는 의식에서 같이 웃고, 같이 슬퍼하고, 같이 노래하고, 인간띠를 만들었다.

▲ 한시민의 자발적인 코스푸레가 문화의 코드로 자리잡고 있다.

어제와 다른 평등하고 존중받는 오늘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 비를 맞아가면서 우리시민들은 희망의 촛불을 높이 치켜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