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정유라 입학 비리 확인, 대한체육회에 징계 요청"
문체부 "정유라 입학 비리 확인, 대한체육회에 징계 요청"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6.12.1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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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승마협회 특정감사 발표, 핵심 못 밝혀 '반쪽짜리' 비난 거세

문화체육관광부가 체육특기자 입학 비리가 확인된 정유라씨의 징계를 대한체육회에 요청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14일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실시한 대한승마협회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씨의 징계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감사 결과에 따르면 승마협회는 지난 2015년 8월 7일‘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 선발 방법을 선발전 3회 실시한 성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에서 세계선수권대회 참가 자격을 획득한 경우 선발전을 개최하지 않는 것’으로 국가대표선수선발규정을 개정했지만 이는 규정의 직전 개정일(2015. 2. 24.) 이후 1년 이상 경과한 후에 규정을 개정할 수 있고 1년 이내에 재개정이 필요한 경우 체육회의 승인을 받도록 한 국가대표선수선발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승마협회는 2014년 6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선발전 심판 선정을 의결한 제3차 이사회 내용에 대해 선발전의 공정성 유지를 위해 보안각서를 작성하고 보안을 유지토록 결의했지만 심판 섭외를 담당한 담당자와 심판이사는 보안각서를 작성하지 않으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선발전 심판정보(국적)를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승마협회 모 차장에게 내부 유출하였음이 확인됐다.

문체부는 "정유라의 국가대표훈련보고서는 제출기한 초과, 훈련장소 및 책임자 등 주요 내용 누락, 선수서명 불일치 등 허위 내용으로 부실하게 제출되어 체육회 국가대표훈련관리지침을 위반했다"면서 "체육회를 통해 보고서를 실제 훈련한 내용에 따라 다시 제출하도록 하고 증빙이 안 되거나 제출하지 않는 경우에는 해당 국가대표훈련비를 환수하고 징계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승마협회 중장기로드맵이 박모 前 전무로부터 초안을 받아 작성했고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자의적으로 추진한 것도 확인했다. 

'대한승마협회 중장기로드맵'은 지난 2015년 6월 승마협회 김모 전무가 지시해 박 전 전무로부터 초안을 받아 승마협회가 검토하고, 이후 마사회 승마진흥원의 보고서를 받아 보완해 만들어진 것으로 조사되었고 중장기로드맵에 따라 선수 추천, 박모 마사회 감독의 독일 파견 등을 추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더불어 문체부는 승마협회가 정유라를 위해 허위문서 생산, 백지 봉사활동확인서 발급 등을 한 것도 확인했다. 

2013년 3월 31일 승마협회가 청담고로 발송한 국가대표선수 시간 할애 요청은 국가대표 합동훈련(2014. 3. 24.~6. 30.)을 이유로 생산되었으나 실제는 상사의 지시로, 담당자가 국가대표합동훈련이 이루어지지 않음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허위로 문서를 생산해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승마협회 김모 전무는 봉사활동 내역과 시간을 기술하지 않는 백지 봉사활동확인서를 발급토록 지시해 정유라가 5건, 40시간의 봉사활동 실적을 인정받았음이 확인되었다.

문체부는 2014년 전국체전 당시 승마경기 개최지 변경을 요청하면서 조직위원회인 제주도가 대회 개최 3개월 전까지 체육회의 승인을 받아 추진해야 하나 승마협회는 제주도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개최지 변경을 요청했고 대한체육회는 전국체전 8일 전에 이를 승인해 전국체육대회규정을 위반한 사실도 발견되었다.

문체부는 "이번 감사 결과에 따라 관련 규정 위반, 허위문서 발급 등을 한 관련자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 특정감사 결과 자료는 특검에 제출해 특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비리가 확인된 정유라 선수에 대해 징계 절차를 밟도록 대한체육회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체부가 수사권이 없는데다 판정 특혜 여부 및 박 전 전무의 초안 작성 여부 등 핵심 부분이 확인되지 않아 '반쪽짜리 감사'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