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 촛불집회] 세찬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촛불집회는 계속된다.
[8차 촛불집회] 세찬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촛불집회는 계속된다.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6.12.20 0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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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으로 번지는 촛불이 광장민주주의를 꽃피운다

지난 17일 광화문광장에서 8차 촛불집회가 추운 날씨 속에서 열렸다. 이날 참여한 시민들은 박 대통령 즉각 퇴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해임, 국정농단 청산 등을 촉구했다.

▲ 광화문광장 촛불집회와 경운동 수운회관앞에서 집회를 가진 박사모

광화문촛불집회가 오후에 열렸지만 오전에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집회가 경운동 수운회관 앞까지 운집해 많은 사람들이 태극기와 장미를 들고 집회에 참여했다.

▲ 세월호 유가족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행진하기 앞서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광화문광장 곳곳에는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나와 몸으로 다양한 역사현장을 체험했다. 서울 여의도초등학교에 다니는 백은우학생은 ‘앞으로 계속 이 집회를 열어야 된다, 이 집회를 열면 안된다’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친구들과 함께 나왔는데 공부하는데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 서울여의도 초등학교에서 온 백은우학생

매주 열리는 촛불집회는 시민들의 일상이 되어 광장민주주의를 토착화시키고 있다. 자발적으로 나왔다는 이대 조예과학생들이 즉석에서 촛불을 그려 나눠 주기도 했다. 또한 세종대왕 앞에서는 경희대 연극영화학과 학생들이 오페라공연을 하면서 집회문화를 다 함께 즐겼다.

▲ 경희대 연극영화학과 학생들의 오페라공연

이렇듯 다양한 방법으로 재능기부가 곳곳에서 이루어져 시민들의 추위를 잊게 만들었다. 고시생모임에서 나왔다는 김현진씨는 ‘돈과 빽 없어도, 특혜와 비리가 없어도, 노력과 실력으로 평가받는 공정, 평등한 기회로 사법시험 존치하라’는 푯말을 들고 나와 일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고시생모임에서 나온 김현진씨

이번 촛불민심이 언제까지 갈지 혹독한 겨울날씨가 걱정이다. 그러나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박근혜 정권의 부도덕성 비판하는데 그치지 않고 촛불집회를 통해 우리사회에 불평등으로 이루어진 것 등을 혁신하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되리라 여긴다.

▲ 묵묵히 일인집회를 하는 모습

도덕적 결함을 가진 사람들이 수십 년 동안 사회 각 분야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면서 부조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해 왔는데, 촛불집회를 계기로 우리시민들이 다 함께 참여해 평등한 정치를 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 박근혜대통령의 4년 성적표에는 박근혜대통령의 4년 정치 성적표

헌법재판소가 박대통령 탄핵안을 받아들이게 하려면 계속 광장에 모여 한목소리를 냄으로써,모든 세대와 계층을 아우른 광장 민주주의가 살아나 촛불의 힘이 정치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 광화문 구치소안에서 포승줄에 묶인 박대통령을 재현하고 있다.

이제 우리시민들이 일어설 차례다. 청와대와 총리공관이나 헌법재판소 앞까지 간다고 해서 부역자들을 처단하지 못한다. 촛불집회가 열리는 날이면 광장에 모여 제각각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뭉쳐야 한다.

▲ 304명의 세월호 희생자에게 바치는 구명조끼와 흰국화꽃, 구명조끼앞에는 이름이 하나하나 쓰여졌다.

박대통령측은 지난 16일 헌재에 ‘탄핵 이유가 없다’고 했다. 박대통령의 변명은 우리시민들에게 다시 촛불을 들게 만들었다. 이날 집회에 나온 시민들은 탄핵안이 가결되어 뭔가 해결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잘못이 없다며 뻔뻔하게 나와 분노의 목소리가 한층 더 커졌다. 세상을 바꾸는데 하루 이틀 걸리는 게 아니지만, 시민들은 모든 일상생활을 접고 광장으로 모인다.

▲ 촛불의 염원이 이루어지는 그날을 기다려본다.

지금 우리나라 시민들은 박대통령 때문에 생활이 점점 마비되고 있다. 경제도 원활하지 않고, 생업에 종사하는 시민들의 아우성은 하늘을 찌른다. 국민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게 하는 방법은 박대통령이 하루라도 빨리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 이화여대 조예과에 나온 김시은, 백채연, 조진영씨

박대통령이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진정한 민주주의는 뿌리를 내릴 것이다. 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다함께 염원하는 것은 사람답게 살아가자는 순정함뿐이지 않은가.

▲ '헌재도 박근혜탄핵' 하라며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헌법1조2항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나온다.’고 적혀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광장에서 이루어 졌다. 4.19혁명, 마산의 부마항쟁, 광주의 5.18민주화운동, 6월민주항쟁 모두 광장에서 비롯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아직까지 광장에 많은 시민들이 모인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뿌리가 깊게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 박사모가 박대통령에게 바친 장미꽃이 경찰버스앞에 수북히 쌓여있다.

광장에 모이지 않고, 국민들이 자기자리에서, 자기 일을 묵묵히 할 수 있도록 하루라도 빨리 박대통령은  내려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찬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시민들의 촛불은 날이 갈수록 더더욱 밝게 켜질 것이다. 분노의 촛불을 희망의 촛불로 바꿀 수 있는 자는 오로지 박대통령 뿐이라는 사실에 국민들은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