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 오를레앙 허 작곡가/재즈피아니스트
  • 승인 2009.08.2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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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춘향 ‘ 안숙선 김소희제 <춘향가>완창

   

1968년 우리나라에서 명창 박동진(1916~2003)에 의해 판소리 흥보가가 처음으로 완창되었다. 당시 소리꾼의 평균공연시간이 약 20분인데 비해 5시간에 걸친 흥보가의 완창은 기록적인 사건이었다. 바로 그 역사적인 곳에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이 들어서있다.

이와같이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판소리 완창시대를 연 국립극장 <완창판소리>가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했다. 완창판소리는 오늘날 전통예술의 보급에 든든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 국립극장의 대표적인 상설공연이 되었는데 올해는 명창 9인의 개성넘치는 판소리무대가 펼쳐지고 있다.

영원한 춘향, 국악계의 프리마돈나등 다양한 수식어로도 부족한 우리시대 최고의 소리꾼 안숙선명창과 그의 제자들이 함께하는 공연< 김소희제 춘향가 완창>이 8월 15일 오후 7시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에서 있었다.

중요무형문화제 제 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예능보유자이며 명창인 안숙선(1949~ )은 어렸을 때부터 남원의 아기 명창으로 불리었는데  전국의 학생 명창 대회를 휩쓸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남원여고를 졸업한 후 19세에 상경해서는 김소희에게 판소리 〈흥보가〉와 〈춘향가>를 배우면서 본격적인 판소리 수업을 받았다. 이어 박봉술에게서 〈적벽가〉를, 정광수에게서 〈수궁가〉를, 성우향에게 〈강산제 심청가>를 배우는 등 명창들로부터 판소리 다섯마당을 배워나갔다 .

1986년 판소리 완창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명창 박동진,오정숙만이 해낸 판소리 5마당을 완창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1988년에 유럽8개국을 순회공연하기 시작했으며 1998년엔 프랑스 문화부로부터 문화훈장을 받기도 하였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두고있는 유네스코가 2003년 판소리를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걸작으로 선정한데에는 명창 안숙선의 문화외교사절로서의 보이지 않은 중요한 역할이 있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2009년 8월 15일 국립극장 KB청소년 하늘극장 (600석), 커다란 훈민정음 병풍이 호위하듯 둘러싼 무대앞에는 특별객석을 따로 마련하였는 데 넓다란 멍석을 깔고 군데군데 방석을 둬 편안하게 창(唱)자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관객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전통예술가들의 훈훈한 배려가 아닐 수 없다.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안 명창이 등장하자마자 열광적인 환영인사로 공연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렸는데, 한손에는 부채를 든채 고수와 함께 고요하게 등장한 그는 완창에 대한 결연함이 느껴지는  흰저고리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청중에게 가볍게 인사를 한 후 이내 오페라 레시터티브에 해당하는 아니리를 시작으로 6시간에 걸친 춘향가 완창 그 대장정에 들어선 것이다.

오페라 관현악단의 반주를 능가하는 공력을 제공 한다는 고수의 추임새는 귀명창이라고 불리는 관객들을 안 명창의 국보급 소리와 어울려 남원골로 즐거운 명작여행을 떠날 수 있게 도와주었다.

공연이 무르익어가자 객석 여기저기서 몰입의 파편이 터져 나왔다. 은연중에 관객들이 고수가 넣는 추임새를 따라 넣기 시작한 것이다. 공연에 방해되지 않을 까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오히려 그런 현상이 자연스려운 공연의 일부로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마니아적 징후 ,높은 참여의식이다. 이와같은 우리 전통예술은 서양예술과는 달리 관객들의 호흡을 막지 않는다.

순간순간 환호성이 이어지고 창(唱)자의 흥을 돋우기위한 ‘좋다’‘얼씨구’등의 조흥사나 감탄사가 연발된다. 교향곡의 한악장이 끝난후 박수 보내는 관객을 조롱하기 일쑤인 서양음악하고는 어떤의미에서 차원이 다른 형식의 음악인 것이다.

국악의 세계화를  선도하고있는  독특한 세계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판소리,  우선  자국민이 먼저 깨닫고 느끼고 즐기고 자랑스러워해야함이  옳지 않겠는가. 안숙선 명창이 어느 인터뷰에서 남긴말로서 끝을 맺을 까 한다.


" 우리음악이 우리것인데도 불구하고 우리음악에서 멀리 달아나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입니다 "

오르레앙 허

작곡가 겸 재즈피아니스트 (본명 : 허성우)

1973년생.경남 진주 출생. 국립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음악교육과를 졸업하고 모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고있던 중  재즈음악에  빠져  서른의 나이에 프랑스 파리로 유학 IACP, 파리 빌에반스 피아노 아카데미 디플롬, 파리 에브리 국립음악원 재즈음악과를 수석으로 졸업, 현재 숭실대, 한국국제대에 출강중이며 출시되자마자  화제가 되고 있는 재즈보컬 임미성퀸텟의 1집 ‘프린세스 바리’ 녹음에 깊이 참여하였다( 작곡과 피아노 )

주요경력 : 제6 회  프랑스 파리 컬러즈 국제 재즈 페스티벌 한국대표 참가 ( 임미성퀸텟)
수상경력 : 제 1회 한전아트센터 재즈피아노 콩쿨 일반부 우승